(( 뻘글 주의 ))
원래 블로그에 올리려다가... 그래도 개발 관련 내용이니 벨로그에
쓰다보니 너무 뻘글이 되어서 벨로그에 올리기 민망한 수준이 되었지만... 아무튼 씀
교육학과 주제에 갑자기 개발자를 하겠다고 뛰어들었던
나의 선택을 평가해보자 😇
당연한 소리지만 교육학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악감정이 없읍니다
개발자가 되어야겠다 다짐한 게 무려 21년 9월
벌써 3년이 다 되어가는데욤 3년 정도면 평가가 가능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간 점검이라고나 할까요.
진로 선택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슴미다.
두 측면에서 한 번 냉정하게 평가를 진행해보겠습니다.
네... 5점 만점에 3점 드리겠습니다
원래는 2.5점을 드리려고 했는데요 모종의 이유로 0.5점 더 드렸습니다 이 이유는 마지막에
점수로 치면 약 60점 정도 되겠네요 그리 좋은 점수는 아니라고 할 수 있지요
이렇게 짠 평가를 준 데에는 다시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이건 다들 아실 것 같은데 확실히 몇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직업의 전망이 안좋아지고 있습니당.
정확히는 평균치로 내려온거져. 거액을 주고 개발자들을 마구잡이로 모셔가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겁니다
물론 이런 모든 말들은 이 한 마디로 반박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잘하는 사람은 살아남는다'
그니까요 그게 중요하잖아요 실력
여기에서 사실... 점수를 많이 깎아먹었는데요.
어떤 분야에서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혹시 콩진호세요?) 바로 '흥미'와 '노력' 이죠
이 둘은 마치 비슷한 중요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자가 올라운더 깡패입니다
왜냐? 재미가 있으면 굳이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하게 되거든요.
나의 모든 에너지를 커리어에만 쓸 수 있다면 '열심'으로만으로도 실력을 쌓을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럴 수가 없죠
나는 내가 재미있는 다른 걸 포기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데, 어느 누군가는 그냥 웹툰 보듯 새로운 걸 써보는 거예요
이런 작은 차이들이 누적되면 당연히 실력차가 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함미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저는 개발이 재밌어 미치는 사람이 아니에요. 특히 개발자라는 직업은 다른 어떤 요소들보다도 실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사실은 더 치명적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죠
제가 적어놓고도 처참하네여
잉 ㅠ
추가적으로 최적화에 진심인 사람일수록 개발자에 적합한 것 같은데 전 최적화에 미친 정도는 아님요,,, 단축키와 각종 툴들을 사랑하는 정도
그래도 2.5점이 아닌 3점을 준 이유가 있다면...
입니다
어쨌거나 저는 무언가를 제대로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욤. 개발만큼 '제대로'가 명확하게 정의된 분야가 또 있을까 싶어요. 예를 들어 제가 기획자였다? '제대로'의 기준이 상황별로 사람별로 너무 천차만별이라 마치 바다에서 헤매는 기분이었을 것
그리고 최근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했는데 부담감이 하나도 없으니까 또 새로운 거 배우는 게 재밌고 그렇더라구요
뭣보다 '내 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넘 짜릿함... 내 혼자 짠 코드가 유저 7-800명한테 아무 문제 없이 쓰이면 너무 짜릿하고 뿌듯할듯? 헉 얼른 하고싶다 대박
매우 높은 점수! 그 이유는요
직업이 개인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큰 것 같아욤
사실 당연하져 하루에 기본 8시간을 그 일만 하면서 보내는건데
그렇다면 개발자라는 직업은 사람의 성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 애길 하기 위해선 개발자라는 직업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네요
제가 생각하는 개발자의 자질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음다. 저희 사수님을 보면서 느낀거임 그건 바로바로
버그가 발견된 상황을 가정해볼게요. 이때 우리는 이렇게 행동해야 합니다
- 일단 침착해야 되어요. '헉 난 쓰레기야' 하면서 멘붕 오면 안댐. (중요)
- 그리고 침착하게 고민해봐야 됨... 뭐가 문제지?
- A가 문제인 것 같다는 감이 생겼다면 기인지 아닌지 체크
- 확인해봤는데 A가 원인이 아니었다면, 이 사실로부터 도출한 힌트를 바탕으로 다시 이전 단계(3)로 돌아가야함.
- 원인 찾을 때까지 3-4를 반복. 침착하게.
이처럼 사고의 단계 단계를 잘 밟아나가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론 과정에 빈틈이 없도록요. (왜 되지?와 왜 안되지?의 반복)
누군가는 위에 내용을 읽으면서 '모두가 저런 식으로 생각하는 거 아니었어?'하고 놀랄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답니당. 세상을 우당탕탕 느낌대로 살아가는(살아갔던) 저 같은 사람도 존재해요
이성적 사고, 침착함에 기반한 추론 능력이 약점이었던 사람으로서 개발자로 일한 건 무척 도움이 되었어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문제 해결력을 길렀다고 생각해요
예상치 못한 이점인데요 꽤 강한 멘탈을 가지게 되었어요
멘탈이 나가는 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뚜드려 맞으면서 체득했기 때문이죠
다 울었니? 이제 버그를 고치렴
문제 해결 능력과 깡다구는 인생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요소들인데
저는 그것들을 직업을 통해서 배웠으니 매우 럭키비키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0.5점을 깎은 이유는 제가 얻은 역량과 제 원래 강점이 살짜쿵 트레이드 오프 관계인 것 같아서입니다
이건 곁다린데 인간관계 측면에서도 꽤 이득을 봤다고 생각해욤
대화할 때 상대 감정과 분위기에 온 신경이 쏠리던 나에게 기술적 대화는 여태 맛보지 못한 신세계를 선사해주었음. 논리적 반박이 난무하는 대화는 정말 짜릿하고 재미있어요 대화의 지평이 넓어진 기분
두 평가항목의 평균 점수를 내어보면... 5점 만점에 3.75점 되시겠습니다
10점 만점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기두
물론 제가 경험해본 건 ㄹㅇ 손바닥 만한 스타트업에서의 개발자 뿐이기에 제 평가는 아주 불완전할거예요 그치만 완전 망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던 것에 비해 양호한 것 같네요
제 인생 어디로 향할지 ^^... 몇 년 뒤에도 개발자를 하고 있을지 알 수 없는 것 투성이지만 일단 중간 평가는 이렇게 마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얼레벌레 마무리
그래두 3년 전 마크다운 처음 배우고 신나했던 나^^... 많이 컸다^^!
아무튼 전 출시했으니까 좀 쉴게요... 당분간 노트북 안열거임...
평가 내용 반박 환영
개발자!
저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이 직업이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