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주차는 면접 준비를 하느라 커밋을 하루에 하나도 못할 때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면접 준비 과정을 돌아보고 내가 부족했던 점에 대한 성찰을 해보려고 한다.
항해99가 끝나고 원서를 이곳저곳에 넣었다. 역시나 부족함이 많아서 대부분은 탈락을 했는데 의외인 곳에 서류가 붙었다. 붙고 나서 온 메일을 보니 풀스택 주니어 개발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왜 진작 몰랐냐면 항해99의 채용 플랫폼인 port99에는 따로 '풀스택'이라는 워딩이 없었지만, wanted나 다른 채용 플랫폼에는 기재가 되어 있었다. 일단 나는 백엔드가 재미없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혹시나 사측에서 내 원서를 잘 못 읽으신 건가 하고 질문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이력서에는 백엔드에 대한 내용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해당 회사는 주니어들은 풀스택으로 온보딩을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풀스택을 해도 괜찮으면 오시라는 답이 왔다. 나 역시 프론트가 더 재밌긴 하지만 백엔드도 재미있기 때문에 면접에 응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면접에 코테가 있었다. 코테에 대한 준비를 거의 안하고 있던 터라 걱정이 앞섰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하려고 해당 회사는 어떤 서비스를 만드는지 확인해보려고 했다. 어쩌면 '회사에 필요한 알고리즘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국내 서비스는 없고, 해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였고 대부분의 수익은 북미 지역에서 발생하는 회사였다. 그래서 App store에 가도 해당 application이 검색 조차 안됐다. notion을 자세히 읽어봐도 뚜렷한 단서가 없어서 일단 자주 나오는 유형을 위주로 좀 풀었다. 그리고 CS에 대한 질문들, 뻔한 질문들, 예를 들면 자기소개 같은 질문들을 준비했다.
하지만 준비 내내 들었던 느낌은, 이쪽 분야에 와서는 처음 하는 면접이었기 때문에 '무엇을, 어디까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하는 답답함이 있었다. 모든 게 다 막연했고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준비를 하면서도 찝찝한 느낌이 굉장히 많았다.
면접은 회사에서 봤다. 고로 대구에 사는 나는 서울까지 갔다는 사실.. 힘들었지만 채용의 기회기도 하고 면접을 준비하면서 느낀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었다.
회사는 구로 디지털 단지에 있었는데 공유 오피스를 사용했다. 공유 오피스도 처음 가봐서 기억에 남았다. 사무실은 전체적으로 깔끔한 이미지었다.
처음 들어가자 마자 바로 코딩 테스트를 봤다. 절대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서 굉장히 당황했던 부분이 외국 코딩 테스트 사이트에서 문제를 풀어야 했다. 사실 영어를 아예 못하는 건 아니라서 문제가 요구하는 바는 해석을 했지만 그래서 어떤 문제인지를 알려주는 예시 부분은 해석을 못했다. 😱 그래서 어떻게 보면 문제를 이해하는 단계부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첫 면접에서부터 이런 상황이라 적지 않게 당황했지만 그래도 대표님께서 화이트 보드에 그림을 그려보게 하면서까지 문제를 이해시켜주셔서 다행히 문제를 코드로 풀어낼 수 있었고 테스트도 통과했었다.
하지만 코드의 품질을 생각하고 문제를 푼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특정 부분에 대한 코드를 개선해 보라는 두 번째 과제를 받았고, 개선을 위해 시나리오는 떠올렸으나 그 시나리오를 코드로 나타내진 못했다. 이 부분은 너무 아쉬웠다.
그 다음은 이력서를 바탕으로 문답을 했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만족할 만한 답변을 못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당사에 입사하게 되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나요?' 라는 질문에는 더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 회사의 서비스를 사용해보지도 못했고 어떤 서비스를 하는지도 구체적으로는 모르기 때문에 '이 회사의 이런 부분에서 흥미로웠고, 그 부분에 대해 저 역시 제가 가진 어떤 스택을 가지고 기여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고민을 해볼 거 같다. 앞으로 다른 회사의 면접에서도 물어볼 거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한 답은 오래 고민을 해야 나올 거 같다.
이후에는 내가 회사에 대한 질문을 하고 마무리가 되었다. 사람은 직감이란 게 있지 않은가. 내 직감에는 면접에서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떨어질 거 같았다. 그래서 어차피 안볼 거 아까 문제에 대한 개선된 코드를 배워보고자 여쭤보았고 잘 알려주셔서 감사했다.
시간은 한 시간 반? 사십분? 정도 본 거 같다. 처음에 길면 2,3시간 정도 볼 거 같다고 해서 '어떻게 그 시간 만큼 면접을 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생각보다 금방 시간이 흘렀다. 그만큼 면접장에 들어가서 집중을 하니 시간이 금방 흘렀다.
결과적으로는 탈락했다. 오늘 탈락 메일을 받게 되었고 나 역시 그게 맞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도 느낀 점이 굉장히 많았다. 단순하게 그 사무실에 있는 개발자 분들을 직접 보면서 나도 얼른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부터 코딩 테스트를 하면서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하며 좋은 코드로 개선하는 작업도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면접을 볼 때 어떤 질문들에 대해서는 오래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그런 부분도 더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것 말고도 말로 표현은 못하지만 머리와 마음으로 느낀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지금은 탈락했지만 오히려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얻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