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에로 포스트

0xMegg·2026년 8월 20일

개발자 에로에로삐에로입니다.

최근 2억 삐에로 얘기가 화제입니다.
덕분에 질문을 많이 받고 있는데,
이 글 하나로 대충 대답을 해드리려 합니다.

썸네일 본인임!

우선 저는 아마 정삐입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풍선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최소한의 속도와 완성도를 인정받아야 행사를 나갈 수 있고,
추가 테스트를 통과하면 같은 행사도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 입으로 풍선을 부는 데만 일주일 걸렸습니다.

키다리 역시 연습이 필요합니다.

키다리에 올라타는 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제자리 걸음, 일반 걸음, 경사로까지 익히면
계단까지 오르내리는걸 성공해야 했습니다.

전력질주하면 맞은편에 있는 사람들이 오줌쌉니다.

분장은 누가 해주냐구요?

그 '누'에게 줄 돈이 없습니다.
흰색 베이스랑 원색 팔레트 주면 나머진 로드샵 갔습니다.
어느 로드샵 붓이 좋은지 다 써봤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삼중 세안 했습니다.

이 정도 하면 대충 삐에로가 완성됩니다.

소속사에서 행사장 위치와 시간을 문자로 보내주면
시작 시간 한 시간 전까지 현장에 가야합니다.
한 시간 동안 옷 갈아입고, 분장합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라 가는 법을 메모장에 적어갔어요.

삐에로 하다보면 가끔 이런것도 시킵니다.

전문 마임교육 같은걸 해주진 않습니다.
하얗게 펴바르고 창의적인 자세를 취해야해요.
그러면 알아서 사람들이 놀라줍니다.

참 착해요 사람들이. 이런거 재밌어해주고.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 때 떨어지는 풍선도 만듭니다.

셋! 둘! 하나! 하면 풍선이 하늘에서 생기는게 아니에요.
저희가 미리 가서 몇 천개를 만들어놓습니다.
그물로 묶어놨다 타이밍 맞춰서 떨어뜨려야 해요.

첫 동이 틀 때는 헬륨도 날렸었는데, 그건 이제 못해요.

그러다보면 가끔 이렇게 티비도 나옵니다.

이때 후배삐가 타이밍을 놓쳐서
허겁지겁 수습하느라 기분이 안좋았는데
VJ가 행복한 느낌으로 인터뷰해달래서 억지로 해줬어요.

그리고 이 사진은 매년 새해에 제 페북에 올라왔습니다.

그치만 보통 이렇게 매장 앞에서 일합니다.

가전제품 매장, 핸드폰 매장 앞에서
전단지 나눠주고, 풍선 불어주던게 대부분의 기억입니다.
그땐 나래이터 누나들도 많았었는데 말이죠.

나래 누나들이 삐에로들 '에로야~' 하고 불러주던 기억으로
제 닉네임을 '에로에로삐에로'로 만들었습니다.

일만 하진 않았습니다.

이건 학교 축제 때입니다.
그냥 혼자 키다리 들고 학교가서
분장하고 풍선불어주고 놀았습니다.

베스트 댄서 상 받은거 솔직히 2등한테 미안했습니다.

이러고 락페도 다녔습니다.

사람들한테 풍선 만들어주면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고
가끔 텐트에서 재워주기도 했습니다.

왜 연애는 안해주는걸까요.

할로윈은 저희 명절입니다.

아무래도 관종이다보니까 할로윈이 되면
친구들 만나러 가는 지하철에서
보란 듯이 분장을 하던 기억이 납니다.

미친놈.

아무튼 여전히 풍선 불며 살고 있습니다.

아직도 풍선 주머니를 챙겨가지고 다니고,
'국중박이 살아있다' 1회에 참가해서 풍선칼도 만들었고
지난주엔 길에서 만난 외국인들 풍선 만들어줬어요.

그치만 2억은 없어요.

여기까지 간단한 삐에로 얘기였습니다.

화제가 되고 있는 글과 댓글들에서
삐에로를 참고 만나줘야 하는 결함처럼 말하는 것이 속상해서
페이스북을 뒤져 사진들을 찾아 설명을 달아봤습니다.

🤡🤡개발 외주 받아요🤡🤡

profile
코미디언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