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트랙에선 4주간 우아한테크코스에서 정해준 미션을 수행한 이후, 미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니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경험해왔던 우아한테크코스의 미션과 궤를 달리했다.
지금까지의 미션이 요구사항과 기능 구현 목록, 목표가 정해져 있었다면,
미니 프로젝트는 그 어떠한 것도 정해주지 않고 오롯이 크루들의 힘으로 해쳐나가야 하는 미션이었다.
문제 정의, 가설 수립/검증, 솔루션 설계, 플랫폼/기술 스택 결정 등 정말 많은 것을 코치의 도움 없이 해내야 했다.
지금까지의 활동과 다른 성격의 활동을 진행하면서 기존 미션에서 배우는 지식들과는 성격을 달리하는 지식을 많이 배웠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배움이 하나 있다. 그 배움은 "실수"와 "시행착오"에서 비롯되었다.
대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문서화와 관련된 실수와 시행착오가 있었다.
우리 프로젝트 팀이 정의한 문제 상황은 다음과 같다.
"키보드 초보자의 입장에선 키보드를 구매하기 위해 알아야 할 정보가 너무 많고, 파편화되어 있다."
이 문제 상황에 대해 우리 팀이 내놓은 솔루션은
"어려운 키보드 용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여러 곳에 파편화되어 있는 정보들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웹 서비스"였다.
문제 상황도 명확했고, 솔루션도 명확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 문제 없는 듯 보였다.
문제는 리뷰어의 피드백에 대해 팀원들과 의논하는 자리에서 발생했다.
미니 프로젝트에선 한 주마다 그 주의 의사 결정 과정과 결과를 배정된 리뷰어에게 공유한다.
이를 통해 리뷰어는 우리의 결정에서 생각해 봐야 할 점, 경계헤야할 점 등에 대해 피드백을 진행해준다.
이때 우리가 받았던 피드백 중 다음의 내용이 있었다.
여전히 취향의 상세한 내부를 더 파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누구는 고급 축이 비싸서 안 고를 수도, 누구는 키캡이 너무 비싸서 안 고를 수도, 누구는 키보드 기판이 비싸서 안 고를 수도 있겠어요.오히려 가설이 왜 이렇게 잘 맞나? 이게 맞나? 라고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지금 취향 선택에 대한 가설을 잘 세웠는가?
제 생각엔, 이런 가설이 검증됐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배고프면? -> 밥을 먹는다. 누가 굶어죽겠어? OK 밥 앱을 만들자.
해당 피드백은 우리가 진행한 설문조사의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다.
우리가 진행한 설문 조사의 질문들 중 "키보드를 구매할 때, 단순한 입력 기능보다, 취향(타건감, 무게, 키 배열)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시나요?"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 질문은 "너무 자명한 사실에 대해 확인하는 것 아니냐"는 점을 꼬집으면서도 우리에게 풀리지 않는 의문점을 남겼다.
취향을 더 깊게 파봐야 한다고? 왜지?
설문조사를 진행할 때 "키보드를 구매할 때 어떤 요소를 주로 고려하는가?"에 대해 수집했다면,
우리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제공할 선택지를 더 세분화하고 사용자가 실제로 겪는 불편을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의문점을 느끼는 부분은 "우리 서비스가 사용자의 취향 파악을 이렇게 깊게 할 이유가 있나?"였다.
우리 서비스가 제공하고자 하는 솔루션이 "사용자의 취향을 입력받고 그에 맞는 키보드의 특지을 사용자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고,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취합해 주자"였기 때문에
사용자의 취향을 입력받고 그 안에서 정보를 최대한 추출해 조건에 부합하는 목록을 생성하면 됐었다.
하지만 이 피드백의 성격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이 피드백에 대해 팀원들과 토론하는 데 꼬박 6시간을 할애했고, 결론이 나지 않았던 우리는 결국 리뷰어에게 연락을 취해 피드백의 의도를 물었다.
그때 받았던 답변은 이랬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진짜 만들고 싶은 게 뭔지 정의하는 게 더 중요해보여요
취향에 따라 키보드를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앱 -> 너무 범용적이란 생각이 들어요. 취향은 굉장히 매니악한 분야라고 생각해서요
먼저 누가 타겟층인지도 잘 모르겟어요.
초보자들이 자신의 취향을 찾게끔 도와주는 앱인지?
초고수 매니악들이 내 취향을 알고 거기에 완전 맞춤형의 더 많은 선택지들을 알아서 찾아주는 것인지?
이 두 가지 타겟만 봐도 이미 너무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해결할 것인가를 완전 좁혀서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이 답변에서 미루어 보았을 때 우리 서비스의 타겟층, 문제 솔루션 등이 리뷰어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가장 크게 배운 점은 “팀 내부에서 자명하게 여겨지는 내용이라도 외부에 공유할 때는 우리의 의도와 해결 방안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우리 팀은 그날 하루의 대부분을 리뷰어의 피드백 의도를 파악하고 답변을 준비하는 데 사용했다.
처음부터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제안한 솔루션을 명확하게 전달했다면 이처럼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같은 내용을 다시 설명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발생했다.
이런 문제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해봤다.
일단 문서화를 더 구체적이고 명확히 하는 것 부터 시작하려 한다.
미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중간 산출물과 문서화를 신경쓰려 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문서화를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했다면 리뷰어에게 주간 보고를 올릴때 더 명확하게 우리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이번 경험을 통해 명확한 문서화는 단순히 내용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의사소통 과정의 오해와 반복 작업을 줄이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체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