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 FE 개발자가 3번째 회사에 정착하며 느낀 회고

dahye·2023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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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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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문과생 FE 개발자가 3번째 회사에 정착하며

이직하고 약 한달 반이 지났다. 요즘 채용 시장이 굉장히 안좋은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현 회사도 경쟁률이 어마무시했다고 들었다. (대충 세자리 수) 현재 회사에 이직시에는 2차 면접(인성 및 컬쳐핏)을 약 3시간 동안 진행했는데, 정말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끝까지 보여주고 탈탈 털리는 느낌이었다. 내가 무엇을 해왔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에 대해서 종종 정리해두는 것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물론 3시간 면접 본 날은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했다!

개발자로서 일을 시작 했을 때부터 항상 회고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잘못 된 정보를 줄 것 같기도 하고 항상 개발을 하며 쫓기는 기분으로 살았기 때문에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개발 일을 시작하고 약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나름의 패턴을 찾아서 회고를 쓰겠다는 실행을 하게되었다.

간단한 이직 및 입사 후기

입사하고 한단 반 정도가 흘렀다. 이제 온보딩이 마무리 되었고, 해당 기간에 작성했던 노트들이다. Notes 앱에 작성한 것만 38개이다. 업무에 필요한 내용들은 노션에 정리하고, 짤막한 note는 또 다른 앱을 쓰고 있어서 (...) 실제로 온보딩을 하면서 메모한 것들은 더 많은 것 같다.
새로 익힐 것과 배울 게 많음 + 기억력이 그렇게 좋지는 않음의 콤보로 메모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주기적으로 요약하고 정리하지 않으면 다시 훑기 어려워서 최근에는 메모를 다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

my note

현 회사는 내가 가진 커리어적인 목표와도 부합하고, 근무 환경이나 Offer 조건도 부합하여 이직하게 되었다. PM,PO가 되고 싶은 장기적인 목표가 있어서 그에 부합하여 배울 점 많은 PO들이 있는 회사로 이직하는 것이 목표였고, 이를 달성했기에 만족한다. 당장 PM,PO 하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어떤 식으로 목표를 수립하고, 의사 결정 후 실행하는지 볼 수 있는 것 만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회고 글을 쓰면 항상 ‘나’에 대해서 정리를 한번 하고 싶었다.
나는 어떤 성향의 사람이고, 어떤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을까?

나에 대해 알아보기

나는 이런 질문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내가 앞으로 취해야하는 행동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어려워 하는 것, 즐기는 것에 따라서 학습 방법과 성장을 위해 적합한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공부를 고통스럽게하는 건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좋아하는 방법을 찾아서 하는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FE에서도 디자이너 백그라운드를 가졌다면, 디자인 시스템에 관련 학습을 한다면 더 뛰어난 역량을 보일 것이고 (실제로 내 FE 동료중 디자인 전공자 출신 FE 개발자 친구가 있는데, 피그마를 다루는 것이나 디자이너와 UI 협의시 토큰 정의 등등에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커보였다.), 명세에 장점이 있다면 TDD 위주로, 알고리즘에 뛰어나다면 관련 라이브러리나 컴파일러를 개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본인이 좋아하고, 잘 맞는 것을 공부할 때 스스로도 행복하고 시너지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그 방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장에서도 두루 잘하는 것보다는 특별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더 선호한다. 본인에게 맞는 채용 공고가 등장했을 때, 눈에 띌 수 있는 것도 당연하다.

사회적 Background
- FE 개발 주니어 경력
- 비전공 문과생 (중문, 경영)
- 외국어 가능 (영어, 중국어)
- 다양한 사회적 경험 (알바, 인턴, 공모전 경험)
    - 서비스직 관련 알바 3회
    - 사기업 해외 영업팀 1회
    - 공기업 2회
    - 경영 공모전 1회
- 자격증 많음
    - 외국어 자격증 (토익, Opic, HSK)
    - 기타 (국제무역사, 한국사, 비서, ...)

개인적 특성
- INTJ
- 생각이 많다
- 알고리즘 잘 못함. 재미도 없음 (필요하면 학습을 통해 일정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가능)

내 백그라운드는 개발 업계에서는 조금 특이한 편인데 - 자주 듣는다 - 나는 내 백그라운드를 기준으로 항상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설정한다. 위의 목록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나는 성실한 제네럴리스트라서 모든 적당히 한다. 목적 없이 열심히 살아서 뭐든지 적정 수준까지는 해내는 편이다. 대표적인게 외국어인데 전공은 중국어고, 영어는 대학입시나 졸업이랑 취업에 필요해서 꾸준히해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은 가능하게 구현은 가능한데 전문성을 가지는 통번역 까지는 못한다.

내가 하는 생각들

나는 생각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다. 나는 생각이 많아서 가끔은 머리가 아프다. (정말 물리적으로 아프다) 이전에 유튜브에서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아래와 유사한 생각 방식이다.

김치 찌개를 먹으면서 ‘배추에는 비타민과 영양소가 많지. 특히 비타민 C가 많아. 근데, 채소는 끓이면 영양소가 파괴되는데, 이 음식을 먹는 행위가 영양분 섭취가 적합 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한국에서 인기 많은 음식이고 나도 이 음식 좋아해.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건 다른 행복 요소를 충족시켜주니까 괜찮아.’

이런 생각의 흐름을 굳이 남에게 공유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맥락 없는 불필요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가 좀 버겁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종종 찾아온다. 최근 2~3년간 가장 노력했던건 이런 생각의 흐름을 어떻게 절제하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생각의 정리를 시작했다. 내가 현재하고 있는 생각들의 우선 순위를 분리했다.
내가 하고 있는 행위와 생각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인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 행위인가?
1~5 단계로 나누었을 때,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얼마나 효율적이며 의미가 있는 행위인가.
이 우선 순위는 굉장히 추상적이라, 나의 주관적인 가치판단이 크게 작용하는 우선 순위이다. 나의 ‘행복’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성취감 느끼는 행위,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 강아지 등 — 과 보내는 시간이 우선 순위가 가장 높다.)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알게 되었다.

내가 개발을 하는 이유

나는 개발을 좋아하지만, 개발 자체보다는 ‘성과를 달성’하는 일에 흥미가 더 있다. 개발을 좋아하는 이유도 애초에 내가 어떤 일을 했을 때, 명확한 아웃풋이 나오는 것 때문이었다. 나는 중문, 경역학을 전공했는데 졸업 후에는 문과 직무의 인턴을 2~3개 정도를 수행했다. 열심히 일을 해도 어떠한 내적 성취도 느끼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깊게 했었다.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하는 일은 나에게 후회를 남길 것이라는 어떤 러닝 포인트였다.

나에게 개발이 좋았던 것은 내가 기여한 어떤 서비스가 누군가에게 사용 되어 세상에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내가 열심히 최적화를 했을 때, 사용자 경험을 증진 시킬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이메일 서비스에서 보내는 사람을 입력 시키지 않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것 만으로 개발자는 수백만명의 1분을 아낄 수 있다는 이 점은 정말 매력적이다.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에 개발 리더분으로 부터 ‘7가지 코드’라는 책을 추천 받았는데, UI/UX 개선으로 많은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 달성과 사용자 경험을 제로섬 아닌 윈윈 전략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개발에 대한 히스토리

내가 해왔던 일은 개발 공부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이다. 최근 2~3년은 정말 개발에 몰두 했다.

개발 공부 시작하기

처음 개발 시작은 국비 학원이었다. Java, Spring을 기반으로 한 웹개발 학원을 6개월간 다니면서 수료했다. 학원을 병행하며 정보처리기사도 취득했는데, 정말 물리적으로 시간과 체력이 부족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 나는 Java를 System.print로 해본 적 없는 정말 개발알못이었다. 무슨 자신으로 학원을 등록 했는지 모르겠다. 수업은 성실하게 들었고, 집 가서 매일 복습했다.
두 달 정도는 학원에서 오전 09시~ 오후 06시 수업을 듣고, 오후 07시~ 새벽 02시까지 정보처리기사를 공부를 했었는데 정말 힘들었다. 한번도 이렇게까지 공부를 해본 적이 없어서일지도 모른다.

국비 학원은 수료하고 이력서를 뿌리고 1~2개월 정도의 취업 준비를 거쳐 SI에 취업했다.

첫 번째 회사, 개발 일 시작하기

첫 회사는 중소기업 SI이다. 약 13개월 정도를 다녔고, 나는 나름 많은 것을 배웠다.
팀장님이 많은 것을 가르쳐주시기 위해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지나가다가 복도나 어디서 마주치면 항상 질문을 계속 던지셨고, — 당시에는 압박 면접 느낌이었다. — . ‘AOP가 뭐라고 생각하냐?’, ‘JPA에서 Persist가 뭐라고 생각하냐?’, ‘Java에서 함수형 인터페이스 4개 말해봐’, ‘모던 Java의 특징을 말해봐’ 매번 어버버 하다가 답변지를 준비해갔다.

처음에는 정말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스스로 분해서 버스에서 울면서 공부하면서 다녔다. 지금에야 그 때의 내가 귀엽고 자랑스럽지만, 엄청 힘들어했던 것도 사실이다. ‘나는 사실 개발자가 맞지 않는 걸까’를 정말 많이 고민했다.
거의 매일 레포트를 쓰듯이 질문에 대해서 답변을 준비해갔는데, 이 모습이 좋게 보였는지 공부할만한게 있으면 힌트처럼 슬쩍 던져주셨고, 챌린지가 될 만한 업무들도 조금 씩 던져주셨다. — 질문도 끊이지 않았는데, 사실 좀 힘들었다.. :)…
팀장님은 백엔드 개발을 주로 하셨는데도 프론트엔드에 대해서도 관심이 굉장히 많으셨다 — Vue 공식문서를 전부 읽으셨다고 하셨다 — . 당시에 SI는 FE, BE가 크게 나누어져있지 않았는데, 굉장히 웹 개발 스펙들에 대해 관심이 많으셨던 분이었다. 나에게도 FE쪽으로 관심이 있으면 빨리 TypeScript를 공부하라고 하셨던 분이기도하다. 엔티티와 DTO의 차이가 무엇인지, 자바에서 함수형 인터페이스를 도입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등등 커피챗을 할 때마다 설명을 많이 해주셨다. 13개월차에 레거시 프로젝트 유지보수를 하게 되었고, 여러가지 외부 요인에 의해서 팀이 붕괴되는 상황이라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이 당시 쯤 FE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 하고 싶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퇴사 후, FE 공부하기

퇴사 후, FE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각종 스터디를 병행했다. Vue가 아닌 React로 일하고 싶었고, 이에 필요한 공부를 하기 위해 부트캠프를 등록했다. 내가 등록한 부트캠프는 데브코스이다. 무료 + 용돈 줌 + 멘토진이 좋다 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사실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우테코이지만, 내 퇴사시기랑 맞지 않아서 지원조차 해보지 못했다. 나는 아래 태스크를 병렬로 진행했다.

-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
- Next Step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스터디 
- 개인 스터디 병행 (JavaScript, TypeScript, 면접 스터디)

이 시기에 우테코 교육자로 활동하시는 분과 좋은 인연이 닿아 공부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 포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게요! — 도움을 받은 걸 나열하자면 끝이 없지만, 가장 큰 것은 FE 개발자가 하는 일은 무엇인지, 그걸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이다.

개인 공부는 아래처러 노트로 정리하며 진행했다. FE 공부는 정말 끝이 없고, 새로운게 너무 많이 나와서 정리를 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머리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고.. 정리를 시작했다. 난 개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P였는데, 개발자로 살아남으려다보니 어느 날 J가 되어있었다.

두 번째 회사, FE 일하기

두 번째 회사는 시리즈 A 스타트이다. 시리즈 B 이상으로 가는 것이 좋고, 좀 더 준비를해서 네카라쿠배 도전하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다. 당시에는 공부만 하다보니 내 정신건강이 너무 피폐해져 정상적인 생활 루틴이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한계라고 느껴졌다. 차라리 빨리 일을 하고, 출근-퇴근하는 루틴을 만들어서 미래를 위한 빌드 업을 다시 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50개 정도 원서를 넣고, 3개 회사에 최종합격을 했는데 — 이 과정도 따로 써 볼만 한 내용이 많다. — 그 중 한 곳에 입사를 하게 되었다.
마크업 기반의 CMS 관련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고, 다양한 첼린지를 해볼 수 있었다. GraphQL을 기반으로 한 스키마 퍼스트 개발, 다량 이미지 업로드시 Request 최적화를 위한 Batch, ServerLess Function 등등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당시에 Atomic 패턴 구조의 컴포넌트를 Compound Pattern으로 개선하는 작업도 했는데, 나는 이게 가장 재밌었다. 해당 패턴을 사용하기 위해 공부도 많이하고, Structure 자체가 변경되어야하므로 다른 FE 개발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문서 작업도 했었는데 굉장히 유의미한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

세 번째, 이직은 왜 결심했나

두 번째 회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나는 하고 싶은 장기 목표가 구체화 되었는데, 바로 PM, PO가 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개발로만 푸는 것이 옳은가? 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당시에 되게 재미있는 케이스들을 많이 만날 수 잇었다. 불편한 UX 경험을 고의로 적용할 때(광고 등), 유저의 리텐션이 증가하는 경우나, UI/UX가 아무리 불편해도 유저의 이탈률 줄지 않는 경우이다. 컨텐츠에 충성하는 유저는 콘텐츠 퀄리티가 좋으면 UI/UX가 불편해도 이탈하지 않는다. 물론 불편함이 일정 지점을 넘으면 대거 이탈할 수도 있다. 프로덕트 개발시에는 어떤 것을 어떻게 개발하면 옳은가에 대한 가치 판단이 FE 개발을 넘어서 이루어져야한다고 느꼈다. 자동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 생태계에서 뛰어나게 개발을 잘하지도 않는 내가 과연 어떤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사용자에게 적합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케아는 한번 들어가면 한번 들어가면 미로 같은 공간에 빠지게하여 모든 상품을 다 보게 한다. 중간에는 식당을 들리게해서 체력을 보충하고 쇼핑할 수 있게하고, 마지막에는 창고에서 모든 상품을 보는 모험을 마무리하는 곳으로 장식한다. 백화점은 상품을 보게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고의고 문 앞이 아닌 건물 가운데 배치한다. 비즈니스적 인터페이스와 유저 친화적 인터페이스의 기준은 어떻게 되는 걸까? FE 개발자는 유저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일인데, 그럼 어느 곳에 가치 판단을 두는 것이 옳은가?
모든 FE 개발자가 이러한 의사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식의 접근 방식으로 문제를 푸는 것이 더 흥미롭다고 느꼈고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커리어로 나아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문제는 디자이너가 풀 수도 있고, 개발자가 풀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이 문제를 모두와 조율 할 수 있는 PM,PO 쪽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관련 글을 읽고 있는데, 현 회사 개발 리더분이 추천해주신 '7가지 코드' 라는 책이다. 제목의 코드라고 쓰여있지만, 코딩 책은 아니다. PM들의 의사 결정 방식에 대해 설명해주는 책인데, 흥미로운 내용이 굉장히 많다.

7가지 코드

이전에도 어떤 비즈니스 리텐션을 위한 개발 의사 결정이 발생했을 때 다른 방식으로 풀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종종 하고는 했다. 경영학 공부를 했던 것에 기반한 개인 특성일 수도 있는데, 나는 의사 결정시에 기회 비용을 많이 고려하는 편이다. 특정 시간과 비용을 소모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편익을 고려한다 — 일상 생활에서 친구에게 극도의 효율충이라는 이야기도 듣는 거면 그냥 성격 특성일 수도 있다. 자동화도 좋아한다. —. 그런 의사 결정에 내가 직접 참여하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위의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쪽에 관심이 더 많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기도 했다.

현 회사로의 이직은 커리어적인 목표 설정 때문이다. 나는 장기목표로 PM/PO가 되고 싶고, 본받을 수 있는 PO가 있는 회사로의 이직을 꿈꾸고 있었다. 이직을 따로 크게 준비하지는 않았고, 개발 공부를 계속 하고 있었다. 면접이 잡히면 벼락치기로 공부한 것을 말하는 연습을 했다.

내 시장 가치를 확인 하기 위해서 이직은 Try 했던 정도이고, 사실 지원도 2곳이 전부다. 한 곳은 지인 추천에 의해 지원한 시리즈 C회사이고, 한 곳은 현 회사이다.

두 회사 Try 결과
1. 최종 불합격
2. 최종 합격

세 번째 회사, 최근의 나

기능 조직으로는 프론트엔드 개발팀이며, 스쿼드 단위의 목적 조직에서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회사에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의사 결정 과정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OKR 기반에 목표 설정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 실행이 잘 이루어지는 곳이라 좋다.

스쿼드 내에서 PO가 설정한 테스크에 따라서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소통하며 UI를 개발하고, DA와 이야기를 하며 A/B 테스트에 필요한 실험과 이벤트 키를 심는다. 현재 근무하는 곳은 Amplitude를 사용하고 있는데, 꽤 흥미롭다.

프론트엔드 기능 조직 내에서는 Convention 관련 논의(실험키, 에러핸들링, 패턴)나 이를 자동화 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함께 논의 하고 있다. — 사실 컨벤션 자동화 영역은 ESLint, Prettier, Huskey 조합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구조도 아니고, 마이너한 코드 스타일 검수하는 건 리소스가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한다. 일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적정선을 지키는 중용이 중요하다. 적정 수준의 기술 도입과, 적정 수준의 리팩토링, 적정 수준.......

면접 때부터 이 후에 PM, PO 커리어를 밟고 싶다고 말씀드려서인지 종종 관련 책들을 추천받는다. 현 스쿼드의 PO분은 PM 온보딩 하실 때 같이 초대해서 제품 개발에 필요한 모델을 설명해주시기도하셨다. PM, PO는 사실 내 장기목표라 10년 뒤가 목표였는데, 3~5년뒤로 앞 당겨 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당분간은 FE 개발에 전념이라 출근길에는 Front 아티클을 보고 있다.
최근에는 Serveless나 AWS Cloud Front에도 관심이 생겼는데, 배포 파이프라인을 효율적으로 구축해야 적절한 비용으로 빠른 피드백이 가능한 서비스를 구현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많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주말에 하루는 무조건 쉬고 있다. 내가 철인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나는 일을 오래 하고 싶은데, 건강을 필수 사항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건강은 육체말고 정신 건강도 포함된다. 정신도 지속적으로 보수하지 않으면, 피폐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몇 번의 번아웃을 통해 알게되었다. 어떻게든 극복은 했지만, 어느 순간 극복을 못해버릴 지도 못한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주말 하루는 무조건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가득 채워서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한다. 가장 앞서 우선 순위를 이야기 했는데, 주말에 하루를 꼭 하는 것은 가족들과 시간 보내기, 좋아하는 책 읽기, 산책, 아무것도 안하기 — 의도적으로 아무것도 안한다- 다.
혹시 번아웃을 자주 경험하거나 관련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답게 일하기’ 를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 ‘나의 찌질함을 인정하기’ 부분이다. 내 약한 부분과 한계를 인정하고, 나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는게 많은 도움이 되어주었다.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

나는 서비스를 만들고 개선하는 일을 하고 싶다. 최근에 롤모델로 삼고 있는 분이 했던 말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나는 아직도 이커머스가 굉장히 불편하다고 생각한다. 이커머스에 일하면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봤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굉장히 고민했다. 이제는 그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알 것 같다.’. 이 말을 하시면서 창업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멋있었다. 나는 창업 생각은 전혀 없지만, 현실 사회에 있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조금은 두서없지만, 한 번쯤은 이렇게 나를 위한 회고글을 써보고 싶었다.

최근에 주변에서 개발자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 연락이 올 때가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 N년, 은행 N년차 근무하는 친구들인데, 솔직히 개발자 일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힘들다. 일도 힘들고, 취업도 힘들다. 요즘 거시 경제도 안좋아서 채용 시장도 꽝꽝 얼어 붙어서 더 힘든 시기라, 쉽게 시작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가 이걸 왜 하고 싶은지는 고민을 하고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거시 경제가 악화되기 전에 시작하고, 성실하게 해서 운 좋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지만 누구에게나 이 행운이 찾아 올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내가 힘들 상황이 오는 순간에도 이 일이 나에게 성취감을 주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꾸준히 해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제 시작하려는 친구들은 조금 더 고민을 많이해보고 시작하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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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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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2일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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