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다짐을 빙자한 아주 늦은 2023 회고..
(2024.03 작성)
그렇다. 나는 2023년 6월부터 백엔드 개발자가 되었다.
2022년 12월에 부트캠프를 수료한 후에 취준과 졸업 인증을 위한 시험 응시(적어도 개발과는 무관한..)를 병행하던 중 첫 면접 본 회사에 붙어 버린 것이다.
나름 사회생활을 안 해본 건 아니었지만
첫 직장생활 + 온보딩이나 기획, 시간도 인력도 부족한 스타트업 + 개발 실무를 맛본 후 좌절감
입사 후 근 3개월 간은 위 요인들 속에서 살아남는 게 마냥 쉽지 않았다.
일단 회사에서 당장 빠르게 결과물을 내야 하는데, 초반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꼈다. 더 준비된 상태로 입사를 했어야 했나 싶고(물론 지금의 나로서는 혼자 공부한다고 한들 이만큼 성장하고 배울 순 없었을 것 같다고 생각) 면접 때에 자신감은 온 데 간 데 없고 불안한 마음에 조금 코드 치다가 팀장님(사수 역할을 해주신 분)께 질문하고 그랬다.
그리고 개발팀의 일정을 지시하시고 전체적으로 관리하시는 임원 분(개발자는 아니시다)과 이야기할 때 말투나 분위기에 주눅 들어 이게 되는지 안 되는지 설명도 제대로 못하고, 일단 앞에서 일정 맞추겠다로 귀결되는 대화가 잦았다.
그러던 어느 날, 팀장님께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유연한 사고를 좀 더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일러주신 적이 있었다.
사실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말이고, 특히 개발자하면 커뮤니케이션 빠지지 않는 덕목이다.
나는 개발 실력은 부족할지언정 사람 간의 소통 면에서는 아주 하위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지라(지금 생각하면 어디서 나온 자신감..?🤣) 나름 충격적이었다.
그 때부터 프론트엔드 개발 담당하시는 주임 연구원분과 API 개발 협업할 때 내가 데이터 이렇게 넘길 테니 프론트에서 이렇게 해주시라면서 요구할 사항은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윗 분들이 기능 개발을 지시하실 때 다소 골치 아픈 것이어도 DB나 전체적인 구조 변경을 최소화하고 설계를 어떻게 또 하면 될지 생각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의사코드 작성하듯이, 개발하기 전에 일단 안 된다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당장에 조금 어려운 것을 구분하면서 진행했던 것 같다.
또한 업무 조사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임했다.
서술하기 복잡한 내부 상황이지만, 내가 맡은 프로젝트는 우리 회사에서 인수한 베이비 스튜디오 분들이 원하는 그림이 있었고 전에는 시연회 할 때만 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때마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반응이 나왔었다.
비효율적으로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완성이 되지 않는 것을 조금이라도 방지하고자 그 분들이 원하는 기획과 기능이 무엇인지 통화, 메신저 등을 통해 서슴없이 소통을 하였다. 소위 말하는 레거시 코드를 보며 대체 왜 이런 게 필요한지 궁금하지만 알 길이 없었던 터인데, 스튜디오 직원 분들과 이야기하면서 답이 나오기도 했다.
비록 나는 서버 개발자지만,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목적이 고객 예약을 관리하고 기록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튜디오 직원 + 방문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다 보니 어떤 UI/UX가 더 사용성이 좋을지 고민하며 js의코드를 수정하는 등의 시간도 가져보았다.
이렇듯 개발자라고 코드만 잘 짜고, API 통신 기능만 뚝딱 연결하는 게 장땡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변화하게 되었다.
2024년에는 다음과 같이 나아가기로 했다.
1) 2024년에는 개발 실력 면으로서는 무지의 무지를 경계하며, 서버가 터지는 것을 경험한 이후로 두려워했던 인프라 구축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개발자로 한걸음 더 성장할 것!
2)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통해 좀 더 즐거운 개발을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