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12월 ~ 2017년 2월
약 30만
이 포스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길었던 내 모바일 게임사 창업을 마무리하며 본인의 커리어를 정리하기 위한 글입니다. 일부 미화되거나 왜곡된 기억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의료정보시스템 SI 개발자였던 나는 2014년 후반기 즈음에 직장 권태기에 빠져있었다. 적당히 좋은 회사, 하지만 SI/SM 업무가 늘 그렇듯.. 새로운 것이 없는 개발 업무에 지쳐있었다.
그래서 게임 분야로 눈을 돌렸고, 여러 인디 게임팀을 전전하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이 분야로의 이직까지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유니티 엔진을 구입하고 독학하고..아무튼 갑자기 불이 붙어서 퇴근 후에는 집에서, 주말에는 커뮤니티에서 만난 팀원들과 토즈에 방을 잡고 인디 게임을 만들었었다.
제발 완성 좀 하자...!😡
그런데 현실은 만만치가 않았다. 대부분 생업에 종사하는 인디게임 팀원들은 개인 사정이 생기면 불참하거나 팀을 나갔고, 게임은 완성되지 못했다. 그렇게 3~4번 팀을 전전했다.
5번째, 6번째 팀이었을까.. 기획2, 개발2, 디자인1의 구성으로 고양이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2D 캐주얼 게임을 개발 중이었고, 핵심 로직이 완성되었을때 밋치리네코라는 IP를 만나서 귀여운 고양이를 게임에서 활용하게 되었다.
아둥바둥해서 2015년 12월 지스타에 부스까지 내면서 결국 게임을 완성하며 전직 퀘스트를 성공했고, 구글 플레이에서 추천게임까지 선정되었다. 그리고 일본 퍼블리셔 계약을 맺으며 MG(미니멈 개런티)를 받게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SI 개발자에서 게임 개발자로 전직을 했다.
왠지 부끄러운 밋치리네코팝 초기 버전😝
일본 퍼블리셔의 자금지원과 수 많은 개선사항을 적용하며 우리는 일본에도 출시를 하게되었다.
일본 버전.. 초기 타이틀 화면이 어디갔는지 모르겠다..
일본 출시는 밋치리네코팝 한국 출시 후 6개월 정도 뒤에 이루어졌는데 이때쯤이 아마 팀이 흔들렸던 시기였다. 일본 버전은 아쉽게도 크게 성공하지 못했고, 매우 적은 급여로 버텨오던 팀원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근태가 잡히지 않았다. 공유 오피스에 출근을 하지 않는 팀원, 출근을 했어도 일을 하지 않는 팀원, 불평하는 팀원.. 동등한 관계에서 시작한 초기 스타트업이라서일까? 과반 이상의 멤버들이 마음을 잡지 못했다. 이때 멤버는 밋치리네코 IP 계약과 일본 퍼블리싱 계약까지 따왔던 사업관리자를 포함해서 총 6명의 인원이었는데, 쌓이고 쌓여왔던 내부 불만이 폭발했고 팀원 중 2명을 내보내게 되었다.
이때 서버를 담당했던 개발자도 내보내면서 팀내 유일한 개발자가 된 나는 이때부터 서버, 클라이언트를 가리지않고 개발했다. DB외에 게임 서버의 지식이 부족했던 2016년, 1년동안 일본과 대만 퍼블리셔의 인프라 개발자에게서 많은 노하우를 얻었다. (감사합니다!)
일본 출시, 대만 출시, 추후 시즌2 글로벌 출시를 거치며 팀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고. 나 자신도 기술적으로 많이 발전하게 되었다.
팀은 결국 나와 사업관리 및 영업을 담당하는 멤버만 남게되었고, 우리 둘은 다시 창업에 도전하게 된다. 이후에 다른 회고에서 작성하려고 한다.
초창기 게임서버와 DB하나로 출발했던 밋치리네코팝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최종적으로 아래의 구조가 되었다. (최대한 운영비를 아끼려 해보았다..😥 클라우드 넘 비싸요 ㅠ) 2017년 초반쯤 아래 구조로 서비스 종료까지 유지했다. 로드 밸런서를 기점으로 리눅스 게임서버 2개를 두었고 MySQL DB서버 1대를 두었다. 그밖에 랭킹과 빌링, 로그를 담당하는 서버가 1대 더 있었고, 에셋번들 다운로드를 위해 S3를 사용했다.

밋치리네코팝의 플레이 영상과 일본 홍보 영상, 맨 마지막은 대만 퍼블리셔에서 제작한 홍보 영상이다.
그때 담당 퍼블리셔들이 참 친절했는데, 잘 살고 있을까? 😔
운 좋게 첫 게임이 수익을 낼 수 있었고, 이때의 작은 성공(?)이 날 창업의 늪에 빠뜨렸던것 같다.
게임을 좋아했던 만큼, 게임을 만드는건 재미있었고, 내가 만든 게임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회사원으로서는 느낄 수 없는 엄청난 중독성을 느끼게 해주더라는...😨
돌이켜보면 게임 개발자로서 가장 열정적이었던 시점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