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회고

벼리·2024년 12월 22일

20살 때의 나

회고를 하기 전, 5년 전 갓 20살이 된 나는 어떠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대학교 1학년 과제로 제출했던 자기소개서를 다시 읽어봤다.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성격의 장단점

    • 장점: 성격이 긍정적이다
    • 단점: 다른 사람의 감정에 민감하다

  • 인생관 및 좌우명

    • 내 안의 세계를 넓히자
    • 곁에 있는 사람에게 잘해주자

저 가치관들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앞으로도 나를 이루어갈 토대이다. 나는 과연 저 가치들을 지킨 게 맞을까?

내 안의 세계를 넓히자

나는 매년 다른 것을 시도해왔었다.

2학년 때는 AI를 하다가, 3학년에서는 기획을 하고 4학년에 와서야 개발자라는 진로를 선택했다.

고등학교의 나는 말수가 적었고, 대학교 4년 내내 팀장을 맡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노력해서 동아리 운영진도 해보고, 발표도 나서서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SOPT에서는 안드로이드 리드 역할이 되고, 우테코에서 밝은 사람이 되었다.

말수 늘리기

사실 이전 팀에서 너무 조용해서 친구를 많이 못 만들었다. 말을 하도 안 하니깐 말도 빠르고 발음도 안 좋았다. 작년 롤링페이퍼를 보니깐 팀장 오빠한테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새롭게 말 많이하기를 도전했다. 덕분에 발표하는 방법, 조용한 상황에서 분위기 띄위기, 회의 이끌어가기 등등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초반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들 투성이라 나도 많이 부끄러웠다. 지금 과거를 회상해도 "내가 왜 저랬지.." 싶은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도전했기 때문에 새로 얻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나는 나의 의견을 내고, 설득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수긍하고, 제 생각을 고쳐나가는 과정이 너무 재밌다.

나는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

생각하는 방법 기르기

이전의 나는 교수님의 말씀을 전부 받아적고 달달 외우는 사람이었다. 왜냐하면 그게 바로 학점이 잘 나오는 지름길이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나는 좋은 학점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테코에서는 코드에는 정답이 없다고 가르치고 있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라 솔직히 처음에는 와닿지 않았다. 바로 그걸 받아들이기에는 가르친대로 안 적었다고 B를 주는 교수님이 생각났다.

하지만 나는 바뀌어야 했다. 왜 정답이 없는지부터 시작해서 크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 처음부터 새로 배워가야했다. 그래서 끊임없이 크루들과 코치들에게 질문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모방했다. 그리고 익숙해진 지금, 나만의 확고한 의견을 가지고 주장하여 설득하는 연습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우테코 덕분에 나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나는 나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인 사람이 되었다.

곁에 있는 사람에게 잘해주자

나를 이유없이 좋아한다고 생각한 친구가 있다. 왜냐하면 나는 그 친구한테 별로 준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에, 그 친구가 나한테 많이 배워가고 있다고, 존재 자체만으로 친구를 채워주고 있어 고맙다고 전했다.

그 인사가 신기했다. 분명 나는 해준 것이 없는데, 어떻게 무엇을 배워간 것일까. 곁에 있는 사람에게서 배울 점을 찾으려 하고 스스로 노력하는 그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잊지않고 나에게 고맙다고 말을 전하는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

그래서 올해는 나도 그 친구처럼 되고 싶었고, 곁에 있는 사람한테 더 잘해주고 싶었다.

재미있는 이벤트 열기

우리랑 재밌게 놀려고 항상 고민하고 계획짜는 친구가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이번에는 나도 그 모습을 본받고 싶었다. 그래서 답지 않게 스승의 날 이벤트에 의견도 많이 내고, 크루들과의 파티에서 오락 게임을 준비해가기도 했다.

먼저 크루 생일을 챙기자고 제안도 하고, 같은 캠퍼스 크루들에게 모두 편지를 쓰기도 했다.

고마우면 고맙다고 인사하고, 미안하면 사과하고 더 잘해줄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러는 과정에서 나는 크루들과 코치님들이 너무 좋아졌고, 좋아진 만큼 그 사람들의 장점이 잘 보였다.
덕분에 나는 그 장점들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내가 만약 더 나은 사람이 된다면 그 크루들과 코치님들 덕분일 것이다.

회고 결과

그래서 다시 돌아와서, 나는 1학년 때의 그 가치들을 지키고 있는가?

제이슨이 1학년 과제를 훑어 보더니 "5년 전이랑 별로 안 바뀌었네요."라고 했었다.

사실 별로 안 바뀐게 맞다
나는 지금도 앞으로도 바뀌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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