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겠습니다."

Geuni620·2022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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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프로젝트 진행 중 같이 파견갔던 사수에게 제목과 같이 말했다.
이유는 허리디스크로 인한 허리통증, 잦은 야근, 몸을 관리할 시간 없이 쏟아지는 업무 등 지쳤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었다.
"너 그냥 용역회사 다니는거 아냐?"
나한테는 달랐다.
여기서 하는 일이, 내가 맡은 업무가 우리나라에 굵직한 SOC사업들이 생겨나는 첫 시발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부심 가지고 일했었다.

그런 회사를 관두겠다고 말했을 때, 지난 2년간의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2020년 7월 나는 대구로 내려갔다.

대구로 내려가자마자 독서실을 끊었다. 그리고 헬스장도 끊었다. 내가 오랫동안 살았던 동네, 익숙한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디스크가 파열됐던 공간에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1년간은 헬스장에서 오직 '스탭업머신'과 '걷기'만 했다. 러닝머신을 타고 걷기속도에 맞춰서 걸었지만 뛰기 시작하면 목과 허리에 통증이 심해졌었다.

'21년 7월 첫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위 사진은 첫 근력운동을 시작했을 때 내게쓰기로 카톡에 남긴 기록이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자기 전에 '내일 헬스장 가서 다음과 같은 운동을 모두 완료하겠다!'라는 거대한 꿈을 품었지만 다음 카톡에서 볼 수 있듯이

  • 팔굽혀펴기 100개
  • 엉덩이들기(브릿지) 3세트 12개
  • 스쿼트 15개 3세트
  • 풀업 1세트 8개

가 고작이었다. 특히 팔굽혀펴기 100개하고 이마에서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고, '수건챙겨와야겠다.'라는 생각을 한게 떠오른다.

하지만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할 수 있는 만큼 운동을 했다. 그렇게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카톡에 남기지 않고 노션에서 운동기록을 관리하고 있다.

'21년 12월 말부터 운동일지를 노션에 기록했고 올해 1월에는 다음과 같이 운동을 했다.

현재 5월에도 1월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운동을 하려고 하고 있다. 특히 요즘엔 근력운동보단 유산소운동을 많이 하려고 한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5km를 뛸 수 있게 됐다.
물론 중간에 횡단보도를 기다리기 위해 멈추거나, 트랙이 있는 산책로를 가기 위해 역을 넘어가야하는 경우는 걷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어플에서 중지버튼을 눌렀고, 온전히 뛸 때만 재생을 눌렀다.
뭐 어쨌건 이랬거나 저랬거나 5km를 뛸 수 있는 몸까지 컨디션이 올라온게 정-말 기쁘다.

몸이 많이 안좋아서 회사를 다닐 때 인스타에 간간이 일기를 썼던게 떠올랐다. 그 중 하나를 사진으로 캡처해봤다.

퇴근하고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집으로 걸어올 때 허리 통증이 심해서 왼쪽다리를 절뚝거리며 오기로 2km를 넘게 걸어왔다.
걷는만큼 허리가 튼튼해지길 바랐던 내 마음처럼 정말 무모하게 밀어붙였고 다음 날 결국 한의원을 찾았었던 기억이 난다.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 같은 나의 시간은 그렇게 조금씩 채워져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쓰게 됐다. 오늘을 기록하고 싶었고, 오늘을 꼭 남기고 싶었다.
나는 이렇게 조금씩 회복되고, 나아가고 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픈 것도, 그리고 부족한 것도 모두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보이지 않지만 자기에게 꾸준히 채워져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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