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입소 날 미니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어제까지, 즉 3일 동안 합쳐서 8시간 정도 밖에 잠을 못 자는 듯 했다. 첫째 날은 잠자리가 바뀌어, 둘째 날은 15시간 앉아 있어 허리가 아파서 잘 못잤고, 셋째 날은 아예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했다. 부족한 잠보다 컸던 건 경험 부족이었다. 우리 팀은 4년 공부한 전공자가 없었고 고작해야 나의 이전 몇몇 프로젝트들이 다였다. 역할 분배부터 디비설계, 깃헙까지 내가 부족하지만 할 수 있긴 하니까 그냥 했다.
문제는 JWT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 먹었다. 나는 과거에 개인적으로 JWT를 써보려다 실패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팀원들에게 이를 말씀 드렸고 회의 끝에 JWT는 시간이 나면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각자 업무 맡은대로 시작하고 나서 얼마 안지나서 로그인 담당 멤버가 JWT를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래서 여쭤보니 잠깐 해보는 것처럼 말씀하셔서 그러시냐 하고 지나갔는데 이후에도 계속 하고 계셔서 아직 하고 계시냐고 했더니 몇 시까지만 해보겠다 하셔서 알겠다고 했다. 다음 날까지 이어져서 너무 많은 시간을 쓴 게 아까워서 나도 중간중간 도와드리며 계속 응원했지만 결국 JWT를 포기하고 로그인 인증 없이 로그인 기능만 만들었다. 만약 여기가 회사였다면, 그리고 내가 팀장이었다면 책임을 내가 지니기 때문에 처음 발견했을 때 방향을 틀어 드렸을 것 같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결과보다는 좀 더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고생을 하면서 짧게나마 현업과 유사한 압박을 체험해 보는 것이 목적 중 하나고, 또 이번 기회에 그 분도 JWT 기술을 직접 부딛혀 보면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경험과 공부가 되기 때문에 잘 하셨던 것 같다.
이렇게 다른 팀들 보다 경험도 현저히 부족한데 시간을 많이 써서 (맨 처음 깃 브랜치를 안 나누고 main에 다 올리는 게 빠르지 않을까 했는데 아주 큰 실수였다. 둘째 날에야 브랜치를 나누고 pull request 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서비스 퀄리티나 설계, 코드 모든 게 엉망이었지만 돌아가게 만들었고(’러너블한 서비스를 만들기’가 과제였다.) 배포까지 성공했다. 이전 나의 AWS EC2 삽질 경험들과 팀원들의 근성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다른 팀에서 나온 멋진 서비스들도 있었지만 나는 우리 팀이 제일 빛나 보였다. 니즈가 확실하고 유용한 아이디어 기반 서비스 기획, 초라한 프론트지만 필수 적용 기술과 로그인을 어쨌든 했고, 시연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고 (시나리오를 설정, 전체 테스트, 시연용 데이터 입력, 플랜 B), 무엇보다 잠을 포기한 팀원 모두의 희생 정신이 멋졌다. 팀원들은 내가 경험이 부족한데도 신뢰해주시고 잘 들어주셨다. 나는 내가 맡은 기능을 구현하면서 팀원들이 모르는 부분을 알려드리고, 수시로 체크하면서 막힌 것 같아 보이면 같이 고민하여 해결해드렸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 현실적으로 안될 것 같아도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할 수 있었다. 실패하거나 엉망이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해내면 경험이 쌓인다. 그리고 이런 처참한 경험들은 모두 내 경험치가 되어 결국은 내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