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글에 오면서 세웠던 단 하나의 목표가 끝까지 수료하기였는데 모든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잘 수료했기에 굉장히 만족하고 나에게 칭찬한다. 솔직히 과정 자체가 굉장히 컴팩트하게 많은 것들을 배워야하고 스케줄도 살인적이여서 빨래할 시간도 부족하다.
참여하신 다른 분들도 힘들어했는데 특히 20대를 캐나다에서 보낸 나는 초반에 더욱 적응하기 힘든 환경이었던 것 같다.
야자를 한 적이 없던 나는 이러한 단체 생활도 처음이고,
여중 여고였기에 남자 무리도 처음이었고,
항상 내가 막내였다가 나보다 어린 여자 무리가 처음인것 등 모든게 적응이 너무 안되서,
첫 2개월 정도는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었고 먹는 것도 잘 못해서 살이 10kg이 넘게 빠졌었다.
잠을 잘 못자니까 ADHD 증상이 너무 심해져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니 당연히 정글의 커리큘럼을 따라가기에 굉장히 벅찼다. 한번은 한 문장을 읽는데에 한 시간이 넘게 걸렸었다.
성격도 많이 변했었다. 원래 굉장히 활발한 성격이라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친하게 지내는데, 굉장히 내성적으로 변해서 그렇게 싫어하던 혼밥을 하게 되면 내심 기쁠 정도였다.
원래 공부던 운동이던 뭐든 한 집단에서 열심히 하면 항상 상위권에 있던 나였기 때문에 무언가를 잘 못하는 나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이 상황을 피하고 싶었다. 나의 100% 120%를 끌어내서 잘하고 싶고, 나도 남들을 도와주고 싶은데 나는 평소의 성능의 50%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나를 받아들이는 것도 힘들고 남들이 나를 이런식을 인식하는 것도 정신적으로 견디기 힘들었다.
이 지경에 이르니 심각하게 건강을 생각해서 진지하게 퇴소를 고려했었는데, 버티고 싶었다. 내 생에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라 여겼고 나는 간절했다.
그래서 근처 병원에 가서 약 복용을 시작했고 나에게 맞는 약을 찾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작용에 힘들었지만 열심히 약을 먹고 열심히 적응해나가면서 극복하게 되었다.
사실 나에게는 이런 내부적인 어려움들이 있었기 때문에 정글의 미친 커리큘럼이나 나만무를 하면서 겪었던 체력적 어려움과 야근들은 상대적으로 그렇게까지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어느정도 적응하고 나니 정글에서 동료들과 공부하고 일하는게 즐거웠다.
그렇게 나는 견뎌내어 결국엔 팀프로젝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