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톤 9th 회고

김한울·2022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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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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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유니톤 9th 참가 회고록이다.
소마고 바깥 세상 탐방기~!

👋 참가 계기

부산소마고라는 학교를 다니며, 우물 안 개구리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학교를 욕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우물 안에 갇힌 느낌이었다. 특히 우리 학교는 우리 기수가 1기라서 선배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나름 다른 소마고들과 연합 해커톤도 하고, 토크 콘서트도 하며 우물 탈피를 하는 것 같았지만, 잠깐이었고 그마저도 좀 더 큰 우물로 가는 거였다. 그래서 평소에 열심히 염탐하던 개발자 행사 페이지에서 유니톤 참가자 모집 글을 보자마자 신청했다. 참가 신청 결과 안내 메일을 열기까지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보자마자 싱글벙글 기분이 아주 좋았다.


👩‍👧‍👧👨‍👨‍👦 시작!

유니톤은 9월 2일 ~ 9월 4일 3일짜리 해커톤이었다. 학교가 부산이라 금요일 점심만 야무지게 먹고 조퇴해서 서울로 올라갔다. 부산은 비가 왔는데... 서울은 안 와서 혼자만 우산 들고 다닌 기억이 난다... 도착해서 이런저런 소개를 받았다. 후원 기업에 대한 소개도 열심히 해주셨는데 엘리스 팀에서 직접 와서 이런저런 얘기 하고 가신 게 인상 깊었다. 저번 겨울 방학에 초등학생 한 명 파이썬 과외 해주면서 엘리스 코딩을 썼었기 때문이다.

팀은 기술 스택이랑 관심 분야 종합해서 운영진 분들께서 짜주셨다. 우리 팀에두 불참하시는 분이 생기고, 코로나로 터진 팀이 생겨서 이래저래 조정이 되어서 결국 우리 팀은 {백엔드 3, 프론트엔드 2, 디자이너 1} 로 구성됐다.


⛏ 아이디어 발굴

아이스브레이킹을 마치고 아이디어를 찾아 떠나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이 시간에 엄청난 반성을 했다. 팀원 중에 나온 아이디어에 살을 맛깔나게 붙이는 분이 계셨는데, 뭔가 인생 짬바가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 정세 얘기를 하시면서 아이디어를 내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나도 세상 정세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1일 1뉴스 메모...

🐷 참으면 돼지

정해진 아이디어는 참으면 돼지였다. 요즘 세상 사람들이 무지출 챌린지를 하고 있고, 그래서 순간순간 충동이 들 때마다 동전을 꾹~~~... 누르면서 충동을 가라앉히고 실시간으로 보상도 얻으며 충동을 억제하게 도와주는 서비스이다. 그리고 돼지가 꿀귀다.


💻 개발 모먼트

나는 백엔드 개발을 공부하고 있다. 그래서 세 명의 팀원과 필요한 API를 쭉 적어보고, 조그맣지만 ERD도 하고, 이슈도 쭉 달아 놓고 개발을 시작했다. 백엔드는 여유로운 프로젝트라서 편하게 코딩할 수 있었다. 진짜 이게 해커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엄청 여유로웠다.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고 했던 지난 해커톤과는 아주 달랐고, 그래서 더 특별했던 것 같다.

나도 목숨걸고 상 받자고 다짐하고 나온 것은 아니었고 여러 사람 만나보고 좋은 경험 해보자는 마인드로 나온 거라 따로 마음이 불편하거나 하진 않았고, 궁금한 거 찌르면 나오는 짱 멋있는 팀원 분 덕에 여러모로 많이 배웠다.

한 가지만 얘기를 해보자면... 지금까지 서비스 인터페이스를 짜지 않고 그냥 개발했는데, 짜고 구현하면서 개발해보니까 엄청 편했다. 그리고 그동안 mysql 편하게 쓰려고 썼던 도커를 더 잘 활용하는 방법을 팀원 분 어깨너머로 배웠는데 흥미로웠다.


🍰 묘미

중간중간 운영진 분들께서 진행하시는 이벤트도 재미있었다. 이렇게 과열 경쟁에 시달리지 않고 즐기면서 한 해커톤은 처음이었고 진짜 여유가 너무 좋았고 재미있었다. 인물 퀴즈 이런 거 하는데 하나도 모르겠고... 팀원들이랑 몰래 옥상도 다녀왔다. 비밀이라 했는데 말해서 죄송해요... 그치만 너무 좋았는걸?...

나를 소개하는 한 마디로 사람찾기 이런 것도 했는데 찾아내버렸다 ㅎㅎ 타자 게임도... 그냥 너무 재밌었어염.


💃🏻 발표 쇼쇼쇼!

사실 할 것도 없었지만 날밤 새고(이렇게 말해도 엎드려서 두 시간 잤다ㅎ) 일어나서 부랴부랴 발표 자료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나니 아침이 돼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발표를 할 줄은 몰랐다. 말의 마술사 팀원 분이 한 분 계셨는데 '엥?' 생각이 드는 것도 '아~' 하게 하는 팀원 분이셨다. 그래서 떠넘기려고 하다가 실패하고 "자라나는 새싹" 타이틀을 듣고 내가 맡게 되었다. 그것도 발표 10분 전에...

진짜 달달 떨면서 막판 스퍼드 연습하고, 사회 보는 운영진 분이 분위기를 풀어주셔서 발표를 잘 마칠 수 있었다. 너무 뿌듯했다.

⛺️ 부스 운영

이후 심사위원 분들이랑 다른 참가자 분들께 시연할 수 있는 부스를 운영했다. 우리 부스 제법 귀여워요.

발표했다는 핑계로 부스는 팽개치고 다른 부스 구경다녔다. 깃허브 궁합이랑 인생 일기, 요리 타이머 맞춰주는 거랑 쿠키 줍으러 다니는 서비스가 기억에 남는다.


🏄🏻‍♀️ 수상

우수상을 받아버렸다. 학교에선 열심히 해도 안 주던데 여유롭게 재밌게 했는데 받으니 신기했다. 물론 프론트엔드랑 디자인 팀원 분들의 눈물이 있었겠지만... 사진 생기면 첨부해야지... 수상소감도 진짜 바보같이 말해버렸다. 저한테 마이크 주지 말랬잖아요... 감사합니다...


❣️ 점들

😎 잘한 점

  • 솔직히 개발은 괜찮게 했다.
    민폐가 되지 않았던 점에 대해 아주 만족한다. 무슨 API 만들지 명세도 하고, 서비스 인터페이스도 팀원들이랑 같이 짜서 빼먹는 거 없이 물흐르듯 개발했고, 무엇보다 팀원 한 분이 주신 DB 구조 아이디어가 깔끔해서 더 쉬웠던 거 같다.

  • 발표도 잘했다.
    좀 떨리긴 했는데 분위기 괜찮았다. 깔끔하고 위트있게~

👿 아쉬운 점

  • 새벽을 흥청망청 보냈다
    잔 것도 아니고 안 잔 것도 아니고 이상하게 보냈다. 노션에 한 줄이라도 더 써야 하는데 뇌 성능이 부족했다... 차라리 잠이라도 푹 잤으면 싶다.

  • 나서지 못했다
    마지막에 마무리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나와서 할 기회가 있었는데, 옛날의 나였으면 무조건 나가서 얘기를 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소심해졌다는 걸 체감했다. 나서지 않아서 좋을 건 없지만 나서서 안 좋을 것도 없다. 다음부턴 그런 자리가 있을 때 나서보기로~


😎 느낀 점

  • 직장인 팀원 분들을 보며
    나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월화수목금 출근하고 주말에도 해커톤에 나와서 개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짱멋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직장인이 되었을 때, 이렇게 열정을 잃지 않고 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여유에 대한 생각
    해커톤은 여유로우면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이런 분위기가 낯설었지만, 그럼에도 수상을 했다. 유저도 구현하지 않고 닉네임으로 로그인을 대체했다. 테이블도 훨씬 복잡하게 짤 수 있는데, 돼지를 월별로 나누고 이런 복잡함으로 갈 수 있었는데 단순하게 개발하자고 팀원분들이 계속 그러셨다. 그래서 이게 맞나? 싶었는데, 기술이 다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지금까진 구현에 목매달고 밤새고 밥 안 먹고 그랬는데, 앞으로의 해커톤에 대한 내 태도가 달라질 것 같다.

  • 취업 방향성
    팀원 한 분이 전에 봤던 당근마켓 면접의 면접관 분을 멘토링하며 만났다. 안 듣는 척 하면서 다 듣고 있었는데, 신입을 뽑을 때는 지금까지 한 프로젝트들을 보고 뽑는 게 아니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프로젝트에 목매다는 삶을 살았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보는 건 "발전 가능성"이라고 했는데, 내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해야 잘 보여줄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겠다.


🏓 다짐

  • 세상 정세를 공부하자
  • 앞으로도 이런 외부 활동을 열씸히 하자
  • 취업해도 열정 잃지 말자
  • 여유 챙기자

🤫 비밀스런 이야기

운영진 분들 고생하셨읍니다...
8조 참돼지 팀도 고생하셨읍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이었읍니다...
참가한 모든 분들 고생하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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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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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5일

아니 KPT 회고까지 했어요? 역시 회고의 아이콘... 한울님 귀엽고 사랑스러운 와중에 화려한 코드를 뿜어내는 걸 보고 반해버렸어요 또 한 수 배워갑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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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6일

찾았다!! 후기!!!
고생 많으셨습니다!! 즐겁고 유익한 해커톤이 되었다니 기쁘네요!
학교에도 많이많이 홍보해주세요!
더 좋은 기회로 만나요!! :D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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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6일

너무 재밋서보이네여
글도 넘 재밋네여~~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