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아한 테크캠프 면접 후기

프롤로그

아무래도 좆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는 좆됐다.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 될 줄 알았던 우아한 형제들의 코딩테스트는 내 정신을 갉아먹는 악몽으로 바뀌어버렸다.

애초에 코딩테스트가 4시간이라는것에서 함정이라는것을 알아차렸어야 했다.

이 기록을 누가 읽기나 할지 모르겠다.

다음 기수, 다다음 기수의 캠프를 준비하는 개발자들이 발견하고 읽어줬으면 한다.

이 후기는 그런 마음에서 써 내려간 글이다.

📃 서류 접수

서류접수는 우아한형제들 공식 인재영입 홈페이지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지원하기를 누르면 작성해야되는 서류 폼이 뜨고 웹상에서 폼을 채워넣어서 제출하는 식이다. 왜 지원했는지, 프로그래머로서의 나, 학습자로서의 나, 팀 플레이어로서의 나에 대해서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들이 있었다.

내 생각엔 진실성 있게 적으면 되는것 같다.

진실성은 증거로 완성된다.

최대한 많은 증거를 포트폴리오에 넣어서 제출하자.

서류과정, 인터뷰과정에서 배민의 인재상/문화에 좀 어긋나는 답변을 했는데도 합격한걸 보면 회사에 어울리는 사람을 찾기보다 교육을 충실히 받을 수 있는 사람, 이 교육이 절실한 사람을 찾는것 같았다. 개인적인 생각임미당...

서류전형은 100%통과해서 1차 코딩 테스트 초대를 받는다.

📚 1차 코딩 테스트

1차 코딩테스트는 2시간 반동안 진행된다.

프로그래머스 플랫폼에서 진행되고, 흔히 말하는 PS문제가 주어진다.

문제 스토리와 인풋에 대한 설명이 주어지고 알고리즘을 작성해서 정확한 아웃풋을 만들어야 한다.

문제 스타일은 네이버 공채 스타일이다.

알고리즘 과목에서 배우는 유명 알고리즘이나 어려운 대회용 알고리즘은 몰라도 풀 수 있게 나왔다.

어려운 문제를 연습하는것 보다 꼼꼼하게 푸는걸 연습하는게 중요한것같다.

특이한점이라면 문제풀이 언어가 JavaScript로 고정된다.

1차 코테 결과와 자기소개서를 종합해서 합불 여부가 나온다.

코테 잘 봤는데 떨어졌다는 사람이 많은걸 보면 자기소개서가 더 중요한것 같다.

👹 2차 코딩 테스트

2차 코딩테스트는 4시간 동안 진행된다.

웹 앱 하나를 프레임워크/라이브러리 없이 만들어야 한다.

프로그래머스 과제관의 고양이를 풀어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woohyeonjo님의 고양이 풀이 레포지토리도 참고하면 좋을것 같다.

나는 취준생의 사정으로 고양이를 끝까지 못풀어본 상태로 2차 코딩 테스트를 봤다.

지옥을 맛봤다.

과제전형 풀이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아서 단순한 버그하나 잡는데 시간을 한참 썼다.

나는 분명히 자바스크립트로 짜고있는데 어디서 타입스크립트 오류가 터졌다.

한참을 찾았아서 고쳤는데, 온라인 IDE가 자동완성으로 어디서 타입스크립트를 import 해오는 코드를 추가한것이 문제였다.

프로그래머스 과제관에서 연습해서 시험환경에 익숙해지도록 하는게 중요한것같다.

어찌어찌 동작하는 코드를 만들어서 제출하긴 했는데 코드가 우아하지 않았다.

아니, 우아하지 않은 수준이 아니라 회사에서 이런 코드를 짰다면 당장 내일 짤려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끔찍한 코드였다.

나는 분명 어려웠는데 같이 시험본 사람들은 쉬웠다고 한다.

최악이였다.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2차 코테를 보고 2주정도 지난것같다.

합격 메일이 왔다.

이미 잘하는 사람보다 교육이 필요한 사람을 합격시킨건가?

내가 붙은 이유가 있다면 그것밖에 없을것같다.

🌧 인터뷰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면접관 2명에 지원자 1명으로 구성된다.

면접관중에 배우 이시언 닮은분이 있던게 기억난다.

인터뷰는 정해진 답이 없는 질문들만 나온다.

아마도 90명의 지원자가 전부 다른 대답을 했을것같다.

인터뷰에서 해야하는 대답은 책이나 인터넷에 있지 않다, 머릿속 어딘가에 있는 기억과 생각을 끄집어내서 말하면 된다. 전에 서류에 적었던 경험을 기반으로 쭉 질문이 이어진다.

인터뷰가 끝나고나면 내 머리가 스캔당한거같은 그런 느낌으로 나오게 된다.

인터뷰가 끝나고 마음에 걸리는게 있었다.

질문이 ~에 후회되는거 없어요?였는데 후회없다고 대답했다.

면접관님이 재차 물어봤는데 또 후회없다고 대답했다.

너무 긴장해서 이것저것 후회를 만들어낼 여유가 없었다.

만들어서라도 후회되는 점을 댔어야하는게 아닌가 하는 후회가 들었다.

결과 발표가 나기까지 2주가량 계속 마음에 걸렸다.

준비해야할것:

문제	프로젝트 1	프로젝트 2
가장 도전적이었던 것?
무엇을 배웠나?
가장 재미있었던 것?
최악의 버그는?
팀원과의 갈등?

자소서에 쓴 경험 + 기타 프로젝트 경험 등을 미리 머릿속에 정리해가면 도움이 될 것이다.

🎉 결과 발표

솔직히 아직도 어떻게 합격했는지 모르겠다

어둡고 긴 땅굴속에서 애벌레처럼 앞으로 기어가다가 빛을 만난 기분이다.

열심히 해야겠다.

다음글은 우아한테크캠프 수료후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