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잠이 많아 일어나지도 못하는 새벽에 운동을 나가기도 하고
퇴근하고 혼자 공부를 해보기도 했지만
모두 일주일이나 한달을 채 이어가지 못했다.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어렵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크게 공부하지 않아도 앞 순위를 가져갔고
어쩌다 학부생 연구생으로 랩실 경헙도 하며
회사도 좋지 않지만 노력없이 들어갔다.
그러다 대학 동창과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다.
1년동안 취준을 하던 그 친구는 차근차근 열심히 쌓아오고 있었다.
크게 어렵지 않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을 조금씩 오랫동안
나만 멈춰있었다.
큰 충격이었다.
스스로 괜찮다며 자기위로를 하며 스스로를 속이며 그저 편하게 있었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났다. 너무 실망했다.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지금이라도 바뀌어야겠다.
늦었다고 생각할떄가 진짜 늦었다고 하지만 상관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워 못 살 것 같았다.
당장 사이드 프로젝트와 인강과 스터디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던 나에게는 너무 어려웠다.
무엇하나 쉽게 시작할 수 없었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우선 대학생때부터 미뤄왔던 알고리즘을 공부해보기로 했다.
개발자라는 사람이 기초적인 알고리즘도 모르는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바로 Solved.ac를 찾아 백준 문제를 하나 풀어보았다.
너무 어려웠다. 낮은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어려웠다.
수치스러움까지 들었지만 또 멈추면 안 될 것 같았다.
친구를 붙잡아가며 물어보고 또 물어봤다.
겨우 한 문제를 푸니 너무 속이 시원헀다.
너무 무겁게 느껴지던 미뤄온 짐이 이렇게나 재미있었다니
그래, 어렵더라도 하루에 하나는 풀어보자
하지만 이렇게 두다간 또 내가 멈출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고심하던 끝에 자랑을 하기로 했다.
"나 알고리즘 푼다. 너도 같이 할래?"
문제 푸는 노션 페이지를 만들어 회사 사람들에게 자랑하며 광고하고 다녔다.
"누군가가 지켜본다면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알고리즘 스터디를 만들고 운영했다.
다들 며칠 안가 포기했지만 목적은 달성했다.
죽어도 이 말 만큼은 듣기 싫었다.
그렇게 자랑하더니 얼마 못가네?
그렇게 하루에 하나씩
그 날 풀지 못하면 익일 06시 전까지
어떻게든 스트릭은 이어가고 싶었다.
초기에는 문제 푸는 시간보다 알고리즘 공부가 더 길었다.
하루에 1~2시간은 걸렸다.
이후 여유가 생기면 더 어려운 문제를 찾아 공부했다.
물론 시간에 쫓기며 야근을 할때에는 쉬운 문제라도 풀었다.
어렵게 생긴 루틴을 놓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에 하나
워크샵을 가던 해외를 가던
무조건 맥북은 들고 다녔다.
코로나에 걸리기도 하고
소중한 가족이 곁을 떠나기도 했다.
그래도 놓치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문제에 미친 놈이라고 불렸다.
왜 그렇게까지 하는거냐 크게 도움이 안되지 않냐
그렇게 1년을 연속으로 풀었다.
1년을 하루 빠짐 없이 풀었지만 무언가 크게 시원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내 성장을 위한 문제 풀이가 아닌
업적을 위한 문제 풀이가 되어 있었다.
너무 피곤한 날은 30분도 안되어 풀 수 있는 문제를 풀기도 하였다.
얼마 고민하지 않고 풀이 방법을 참고하는 날도 있었다.
이렇게는 안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 문제를 가치있게
1년을 달성한 오늘부터 기록은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문제를 풀더라도 내가 성장할 수 있게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 하나씩 곱씹으며 풀어봐야겠다.
사실 이 글은 자랑하기 위한 글이었다.
글을 잘 쓰지도 못하고 애초에 쓰지도 않으니 자랑이라도 할 겸 쓰기 시작했지만
1년의 회고가 될지 몰랐다..
그래도 뭔가 털어놓은 기분이라 속은 시원하네
한가지를 이뤘으니 다음은 좀 더 편하게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