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체의 모양을 빚는 것은 객체가 참여하는 협력이다. 어떤 협력에 참여하는지가 객체에 필요한 행동을 결정하고, 필요한 행동이 객체의 상태를 결정한다. 개별적인 객체의 행동이나 상태가 아니라 객체들 간의 협력에 집중하라.
'앨리스가 재판장에 도착했을 때 하트 왕과 하트 여왕은 옥좌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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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다름아닌 왕이었다.
"첫 번째 목격자를 불러라."
왕이 명령하자 하얀토끼는 트럼펫을 세 번 불고 큰 소리로 목격자를 불렀다.
첫 번째 목격자는 모자 장수였다. 그는 한 손에는 찻잔을, 다른 손에는 버터 바른 빵 한 조각을 들고 입
장했다.
“증언하라."
왕이 명령하자 모자 장수는 벌벌 떨며 자기 자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모자 장수는 재판과 상관이 없는 이야기만 중언부언 떠들었다. 불쌍한 모자 장수는 찻잔과 빵을 떨어뜨리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저는 보잘것없는 사람입니다. 폐하.”
"너는 정말 보잘것없는 증인이로구나."
왕이 말했다.
"네가 아는게 그것뿐이라면 내려와 가도 좋다"
왕이 허락하자 모자 장수는 신발을 신을 틈도 없이 서둘러 법정을 빠져나갔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모여 있는 이유 : 하트 잭을 재판하기 위해서 (협력)
왕이 모자 장수로부터 증언을 듣는 과정
어떤 등장 인물이 특정한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그 요청에 대해 적절한 방식으로 응답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행동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
요청과 응답은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가 수행할 책임을 정의한다.
모자 장수는 증언을 마치고 나서 쏜살같이 법정을 빠져나갔다.
"다음 증인을 불러라"
왕이 하얀 토끼에게 명령했다. 다음 증인은 공작 부인의 요리사였다.
“증언하라."
왕이 말했다.
"싫어요."
왕이 근심스러운 얼굴로 하얀 토끼를 쳐다보자 토끼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반드시 심문해야 할 목격자입니다."
"글쎄,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면 해야겠지."
그때 뒤에서 산쥐가 요리사의 증언을 방해하자 얼마 동안 법정 안이 술렁거렸다. 결국 산쥐가 법정 밖으
로 끌려나가고 법정이 다시 진정됐을 때는 요리사는 사라지고 없었다.
왕이 크게, 안심한 목소리로 하얀 토끼에게 다시 명령했다.
"신경 쓸 것 없다! 다음 증인을 불러라."
그리고 왕은 목소리를 낮춰서 여왕에게 말했다.
“그런데 여보, 다음 증인은 당신이 심문해야만 되겠소. 나는 머리가 너무 아파졌다오."
앨리스는 하얀 토끼가 두루마리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다음 증인이 어떨지 매우 궁금해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얀 토끼가 작고 가느다란 목소리를 한껏 높여서 부른 이름은 '앨리스'였다. 증인석에 입장한 앨리스의 귓가에 어김없이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증언하라!"
재판중 3번의 증언 과정 모두가 완벽하게 동일하다.
차이점은 오직 왕 대신 여왕이, 모자장수 대신 요리사, 앨리스가 협력에 참여하는것이다.
판사와 증인이라는 역할을 사용하면 세 협력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하나의 협력으로 추상화 할 수 있다.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각 역할이 수신할 수 있는 메시지를 동일한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동일한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 객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