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부트캠프 위코드에서의 한달이 빛의 속도로 지나갔다. 위코드를 시작하기 전. 정확히 말하면 부트캠프라는 큰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던 나는 위코드의 많은 후기들을 읽으면서 다른 부트 캠프의 후기들과는 다른 설레임을 느꼈다.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그리고 선택을 했고, 그와 동시에 결심을 했다. '내가 위코드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이런 가슴 떨릴 후기들을 남겨보리라. 그리고 내가 느꼈던 그 감정을 나와 같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전달이 되도록 글을 남겨보고싶다'라고.
그리고 이렇게 위코드 11기의 한달이 흘렀고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키보드를 잡았다. 하지만 나는 그들처럼 글을 맛깔나고 멋있게 쓰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것을 느꼈다. 그래서 방향을 조금 틀었다.
맛깔나는 글보단 느꼈던 그대로를 적어야겠다고.
처음부터 너무 달릴 필요는 없다. 조금 느려도 된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멈추지 않는 것이다.
위코드에서의 시작은 자리 선정, 카드키 발급,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됐다. 카드키 발급을 받은 순간 무언가 새로운 곳에 소속이 됐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느낌이 신기했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사원증이 너무 무거웠던 기억이 있어 좋아하진 않았다.😅) 그리고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송은우 대표님을 뵈었다. 무언가 연예인을 뵌 것 같은 신기한 느낌? 그리고 굉장히 깔끔한 느낌. 무언가 신뢰가 가는 말투. 그렇게 나는 이곳에서의 생활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고, 모두 중요한 이야기였지만 단 두가지만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절대적인 시간 투자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인 절대적인 시간 투자. 하루에 최소 12시간 이상의 공부를 요구한다. 지금껏 살면서 전혀 문외한이였던 분야로의 커리어 전환을 위해선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였다. 그러나 나에게는 공부 습관이 잡혀있지 않아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였다. 고등학교때도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고, 대학때는 고등학교때보다 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으며, 대학을 졸업하고 3년간 직장생활을 하는동안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며 다녔던 학교에서도 지금처럼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만 해 본 경험과 습관은 거의 전무했다. 그렇기에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과 두려움이 먼저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모두 쓸모없는 걱정이였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필요치 않았고, 그런 걱정으로 인해서 시간을 낭비하고 내 멘탈을 스스로가 흔들리게 하는 그런 행동은 지양해야했다. 그리고 그저 해야만했다. 또한 나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 배수진을 쳤기 때문에 그저 앞만 바라보고 달렸다. 그리고 동기들도 모두 같은 마음으로 달렸다. 모두가 함께 달렸기에 나만 지칠 수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달렸다.
혼자할 수 있어빌리티
두번째로 강조하는것이 바로 혼자할 수 있어빌리티다.
공부도 로직 구현도 발생하는 에러에 대해서도 혼자서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한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개발 커뮤니티에 개발 문화에서 가장 좋은 선생님(?)을 찾는다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글과 스택오버플로우를 꼽는다. 그만큼 인터넷에는 이미 올라와 있는 수많은 정보들이 있고, 이 많은 정보들 중에서 필요한 정보를 잘 찾아서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능력이다. 이렇게 혼자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또 배우기 위해서 부트 캠프를 찾는 목적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 아직 필요한 정보를 찾는 능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위코드를 시작하기 전보다 혼자할 수 있는 능력이 많이 성장했고,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란 것을. 그리고 혼자 하는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것을.
나는 위코드에 들어오기 전부터 백엔드 개발자로 나름대로의 구체적인 진로를 정했다. 내가 백엔드 개발자를 선택한 이유는 너무 간단했다. 나는 미적 감각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남들이 이쁘다고 하는 것을 보고 이쁜가? 라고 생각하는게 대부분이였다. (안이뻐서라기보단 '이쁜것'이 뭔지 몰라서 그렇다.) 그렇기에 어떠한 홈페이지를 이쁘게 꾸미는것은 너무 괴리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CSS가 재미가 없었다. 사전스터디를 하는 동안, 그리고 위코드의 precourse 기간에 잠시 repl에서 CSS 개념공부를 하며 과제를 진행했을 때도 빨리 파이썬으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였다. HTML과 CSS를 통해 브라우저에서 무언가 출력되는건 정말 신기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래서 백엔드 개발자로 정했다. 하지만 이 선택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한 기간이 존재했다.
위코드의 precourse중에는 Frontend 개발자가 하는 일, Backend 개발자가 하는 일에 대한 주제로 세션이 이루어진다. 위코드에 오시는 많은 분들이 실제로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개발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런 세션을 준비하셨다고 한다. 위에서 고민을 한 기간이 존재했다고 한 기간이 바로 이 세션을 들은 직후였다.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하는 일에 대한 세션을 듣고 다음의 세가지 이유로 인해 고민을 했다.
그리고 백엔드 개발자가 하는 일에 대한 세션을 들었는데 백엔드 개발자는 확실히 가시적인 결과물이란 것은 상대적으로 없었다. 그리고 분야가 굉장히 깊었기 때문에 이 방대하고 깊은 분야들을 내가 공부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들었다. 그리고 이 고민을 정확히 이틀간 했고, 결정했다. 고민을 한 기간은 길었지만 결정을 한 이유는 굉장히 단순했다.
'개발자가 되고 싶다' 라고 생각했을 때, 내 머릿속에서 생각 한 개발자의 모습은 백엔드 개발자의 모습이였다. 그걸 잊고있었다. 검은 화면에 흰색 글씨만 보면서 무엇을 만들어낸다. 코드 한줄 한줄에 대해 효율성을 고민하고 수많은 데이터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한다. 내가 아는건 굉장히 수박 겉핥기였지만 그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그래서 나도 하고싶었다.
이 생각을 다시 상기하고 나니 더 이상 고민거리가 아니였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을것이다.
서로가 지치지 않도록 함께달렸다.
위코드에서는 '함께'라는 단어를 굉장히 중요시 한다. 그래서 슬로건도 함께해서 위코드다.
를 쓴다.
위코드는 다른 부트 캠프에 비해서 한 기수의 인원이 많은 편에 속한다. 나도 처음엔 이 부분에 대해서 약간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 타 부트 캠프는 보통 12명 이내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렇게 하는것이 소수에 의해서 교육이 진행되기 때문에 더 많은 교육을, 더 집중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위코드에서 직접 한 달 동안 진행을 해보고 느낀건 함께의 힘이였다. 내가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할 문제를 동기들에게 물어보면 마치 본인의 문제처럼 함께 고민해주었고, 혼자서는 몇번을 봐도 이해가 잘 되지 않던 개념들을 동기들에게 물어보면 내가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리고 다른 동기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도 대답을 해 주면서, 또 그 동기의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이해하고 알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정리할 수 있게 됐고,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는 한번 더 생각해보고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동기들은 나에게 자극이 되어주기도 했다. 평소 인정받고 싶어하고 지고싶지 않은 성격탓인지 옆에서 동기들이 더 달리고,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더 자극을 받아 열심히 하게 되더라.
평소 성격이 그리 살갑지 못하고, 주변 일에 별로 관심이 없던 성격 탓에 어떻게 비춰졌을지는 모르겠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현재 함께 생활하고 있는 11기 동기들에게 동화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이다.
인터넷에서 문득 어떤 글을 보았다.
어떤 실용음악과 교수가 가장 유명한 연예 기획사에 학생들을 보낸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에서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끼가 남다른 애들은 내가 아무리 가르쳐 주려 해도 자기 잘남에 취해서 듣질 않고
열심히 하는 애들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온갖 선생들한테 온갖 한계는 다 듣고 와서 내가 어떤걸 잘 한다 해도 자긴 못한다고 내적 결론이 이미 나있고,
20대에 건반을 배운 애들은 흰 도화지처럼 흡수해서 1년 만에 대형 기획사로 잘 가더라."
나는 코딩을 전혀 배운 적이 없다. 그러나 개발에 대해서 강한 꿈이 생겨서 커리어 전환을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부트 캠프의 문을 두드렸다. 그렇기에 내 나이에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 불안함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위의 글을 읽고 나서는 생각을 달리 할 수 있었다.
나는 누군가에게도 배운 적이 없었기에 내 잘남에 취하지도 않았고, 내적 결론을 내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이제는 지식을 그저 흡수할 일만 남았다. 그러니 이제는 나에게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위코드의 꽃이라고 불리는 두번의 웹사이트 클론 코딩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모든 걱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할 수 있을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시작하려 한다.
내 자신을 믿고, 동기를 믿으며, 멘토님들을 믿는다. 그러기에 나는 할 수 있다.
무엇이든 다시 시작해도 되고
무엇이든 다시 꿈꿔봐도 되고
무엇에도 다시 스펀지가 되라
무엇보다 다시 소중하게 된다.
1차플젝도 넘넘 고생 많으셨어요! 2차 때는 또 색다른거 해볼 수 있을거에요 후후..(이거슨 스포?ㅋㅋㅋ)
지금도 잘하고 계시니까 너무 조바심 내지 않으셔도 됩니당!!
낼부터 또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