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체지향설계 개론

윤성현·2025년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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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개발자로서 우리는 매일같이 코드를 작성하고, 시스템을 설계하며,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자주 듣게 되는 개념이 바로 "객체지향(Object-Oriented)"이다.

객체지향 설계를 잘하면 유지보수가 쉬운 코드, 재사용 가능한 모듈,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객체지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글에서는 객체지향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객체지향적으로 설계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있게 탐구해보고자 한다.


객체지향설계란 무엇인가?

1. 설계란 무엇인가?

객체지향을 논하기 전에 먼저 "설계(Design)"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소프트웨어 설계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coding)이나 개발(development)과 동일한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설계는 그보다 더 근본적인 개념이다.

설계를 떠올리면 보통 건축가가 설계도를 그리는 모습이 떠오른다. 건축가는 공간의 구조를 정하고, 요소들의 배치를 고민하며, 사용자의 동선까지 고려하여 설계를 진행한다.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설계 또한 단순히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이루는 요소들이 어떻게 배치될 것인지, 각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할 것인지 등을 깊이 고민하는 과정이다.

즉, 설계란 "어떤 세계를 창조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개발자는 소프트웨어라는 디지털 월드를 창조하는 존재이며, 설계는 그 세계의 규칙과 구조를 정의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러한 설계의 개념을 소프트웨어 영역에 적용했을 때, 우리는 다양한 설계 패러다임을 접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객체지향'은 복잡한 소프트웨어 세계를 구조화하는 강력한 방법론으로, 디지털 세계의 요소들을 실제 세계의 객체처럼 모델링하여 더 직관적이고 유지보수가 용이한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그렇다면 객체지향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2. 객체지향이란?

2.1 객체다움이란?

객체지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객체(Object)"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객체(Object)는 단순한 데이터 구조가 아니라 고유한 책임을 수행하며, 다른 객체와 협력할 수 있는 독립적인 단위다. 객체지향 설계를 위해서는 객체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추어야 한다.

  1. 상태(State)와 행동(Behavior)
    • 객체는 내부적으로 상태를 가지며, 이를 바탕으로 특정한 행동을 수행한다.
    • 예를 들어, "사용자(User)" 객체는 이름(name), 이메일(email) 등의 상태를 가지고 있으며, "로그인(login)"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
  2. 책임(Responsibility)과 자율성
    • 객체는 자신만의 명확한 책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하나의 객체가 너무 많은 역할을 맡으면 결합도가 높아지고 유지보수가 어려워진다.
    • 예를 들어, "계좌(BankAccount)" 객체는 입출금을 관리해야 하지만, 사용자 정보까지 관리해서는 안 된다.
  3. 캡슐화(Encapsulation)와 협력
    • 객체는 내부 상태를 숨기고, 정해진 방식으로만 외부와 상호작용해야 한다.
    • 잘 설계된 객체들은 서로 협력하면서 시스템을 구성하며, 객체 간 결합도를 낮출수록 유지보수성이 높아진다.

이처럼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가지면서, 명확한 책임을 수행하고,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다. 이러한 요소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을 때, 우리는 해당 객체를 "객체답다"고 말할 수 있다.

객체도 그렇다.

2.2 지향의 의미

"객체지향(Object-Oriented)"에서 "지향(Oriented)"이라는 단어는 특정한 방향을 가리킨다는 뜻을 가진다. 즉, 객체지향이란 "객체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설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절차지향(Procedural) 프로그래밍에서는 프로그램의 실행 흐름을 중심으로 코드를 작성한다. 반면, 객체지향에서는 여러 개의 독립적인 객체들로 나누고, 이 객체들이 서로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계한다.


객체지향 설계를 위한 접근 방식

1. 책임을 중심으로 객체를 나누기

좋은 객체지향 설계를 위해서는 객체들이 적절한 책임(Responsibility)을 가져야 한다.

객체 하나에 너무 많은 역할을 부여하면 외부 의존도가 높아지게 되며, 이에 따라 결합도가 높아지고 유지보수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객체는 하나의 명확한 책임만을 가지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은행 계좌 시스템을 설계할 때 "계좌(BankAccount)" 객체는 잔액을 관리하고, 입금 및 출금 기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이 객체가 사용자의 정보까지 관리하도록 설계된다면, 책임이 모호해지고 역할이 분산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 정보는 별도의 "사용자(User)" 객체로 분리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각 객체는 하나의 책임에 집중하도록 설계해야 유지보수성과 확장성이 높아진다.

2. 객체 간 협력 설계

객체지향 설계의 핵심은 객체들이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면서 시스템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을 설계한다고 가정해보자.

  • "주문(Order)" 객체는 "사용자(User)" 객체와 "상품(Product)" 객체를 관리하며 주문을 처리해야 한다.
  • "상품(Product)" 객체는 가격, 재고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 "사용자(User)" 객체는 주문을 생성하고, 주문 내역을 조회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객체들은 각자의 책임을 가지면서도 서로 협력하여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코드의 유지보수성과 확장성을 높일 수 있다.


객체지향적 설계는 왜 좋은가?

객체지향 설계를 따를 경우 다음과 같은 장점을 얻을 수 있다.

  1. 코드의 재사용성이 높아진다.
  2. 코드의 가독성이 향상된다.
  3. 유지보수가 용이하다.
  4. 확장성이 뛰어나다.
  5.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결론

객체지향은 단순히 클래스를 사용해서 프로그래밍하는 것이 아니라, "객체 중심으로 사고하는 방법"이다.

좋은 객체지향 설계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1. 객체가 명확한 책임을 가지도록 한다.
  2. 객체 간 협력을 고려하여 설계한다.
  3. 유지보수성과 확장성을 고려하여 코드를 구조화한다.

객체지향 설계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할 중요한 개념이다. 객체지향적인 사고방식을 익히고 적용하는 것이 결국 더 좋은 코드와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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