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IT쇼 2024 생생 후기

주희수·2024년 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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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관련 박람회/전시회를 항상 가보고 싶었다. 최신 기술에 대한 동향과, 이를 어떻게 사업화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개발자로서 노트북 앞에 앉아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하다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보다 넓은 시야에서 다양한 도메인과 기술들을 흘깃흘깃 살펴보고 싶은 궁금증이 든다면, 월드 IT쇼와 같은 박람회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매우 만족했으며 내년에도 또 참여할 계획이다.

월드 IT쇼는 코엑스에서 열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최하며 여기저기서 주관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사전등록을 하면 공짜다(개꿀). 월드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모르겠는게, 부스 대다수가 우리나라 대기업 + 스타트업이다. 물론 외국인 관람객들이 꽤 있었다.
나는 미드 마인드 헌터를 보느라 밤을 꼴딱 새고, 아침 일찍(백수 기준) 봉은사역으로 향했다. 한 11시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꽤 있었다.

인파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11시부터 5시까지 관람 시간 내내 적당할 정도로 많았다. 너무 없으면 뻘쭘하고, 너무 많으면 징그러울텐데 정말 딱 적당했다.

티켓 교환 장소인 1층 A홀은 발걸음이 닿는대로 그냥 걸어갔더니 그냥 나왔다. 어쩐지 그쪽으로 가고싶다더니~ 하는 쪽으로 가면 여러분들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입장권 QR코드를 찍어 이런 목걸이로 교환하면 된다~ 없음/없음은 아무래도 주학무에서 무를 맡고 있는 내 상태인듯 하다.

이런 행사를 처음 와보기도 하고, 또 혼자 와서 조금 긴장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혼자 오는게 더 좋을 것 같다. 혼자 다니는 사람도 많고, 애초에 친구랑 같이 와도 서로 관심사가 달라서 어쩌피 흩어질 것 같다.

본인은 임베디드 개발자로, ICT/IoT 이런거 보이는 곳이면 닥치는 대로 들어가고 아니면 살짝 외면했다ㅋ 인공지능 관련 부스가 굉장히 많았지만, 나는 이런 곳을 AI 알못으로써 안갔다는 점 염두해주세요.

입구의 모습. 또각또각 나님 입장.

일단 입장과 동시에 긴장한 나는 아무래도 제일 친절할 것 같고 어른들의 사정과 가장 멀어 보이는 대학 연구 부스쪽으로 갔다(현실은 나도 모르지만). 좋은 판단이었던게, 처음 간 곳이 정말로 친절했다 ㅋㅋ

처음 간 부스는 국립순천대학교의 지능형 스마트 농업 Grand ICT 연구센터였다. 깔쌈하게 꾸며놓은 장치들 덕분인지 꽤나 인기가 많아보였다. 주변에서 얼씬거리니까 다행히 친절하게 설명 해주셨다!

설명해주시는 분께, 스마트 팜 분야의 사업성에 대해 업계 관계자로서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했다. 그분은 무궁무진하다고, 이건 인류가 존재하는 한 없어지지 않는 산업이라고 하셨고, 나는 설득 돼서 무릎을 탁 쳤다.

그리고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스마트 팜 IoT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데 뭘 공부해야 할까요? 이런 귀찮은 질문을 했다. 친절하게 말씀해주셨던 답변은, 공부할거 ㅈㄴ 많다는 것이었고 나는 빠르게 포기를 했다. 관련 기술에 대한 지식 뿐만 아니라, 농업, 농사(?) 관련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약간 느끼는 바가 있었다. 나 또한 개발자가 요구사항을 코드로 옮기는 작업을 넘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의 도메인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참 잘해놓았다. 위 판떼기(?)를 보면 스마트 팜에서 어떤 센서들이 쓰이는지 볼 수 있다. 내 사이드 프로젝트야 안녕~

그리고 갔던 곳 중 기억에 남는 곳은 이랑텍. 담당자님께서 열심히 노트북을 하고 계셔서 방해하기 좀 그랬지만, 파형들이 막 나와있길래 궁금해서 살짝 기웃거렸더니, 나같은 쩌리에게도 엄청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감사합니다.
담당자님께서 초보자인 내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해주셨다. 이게 뭔지 아세요? 물어보셔서 음... 오실로스코프??? 음... 그것보다 더 좋은 건데요! 이 장비가 굉장히 비쌉니다.

네트워크 애널라이저 장비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4명이 분할해서 쓸 수 있게 만드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물어봤다. 그럼 제가 이 노트북에서 주파수 맘대로 바꾸면 다른 사람들한테 방해 안되요? 넵 서로가 분리된 환경에서 독립적으로 작업이 가능합니다.

임베디드 개발자라면 오실로스코프 파형 분석기 같은 장비 쓸려고 줄서본 경험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비싸서 회사에 한대밖에 없는 것을, 이렇게 나눠서 쓸수 있다니 신박하군.

인공지능 AI라면 흐린눈 했던 나의 시선을 끈 곳은 미세감성 인식기술!
여기 카메라 앞에서 표정을 막 바꾸면 신기하게 화났는지, 기쁜지, 긴장했는지, 이런걸 시시각각 맞춰준다. 관람객으로써는 아무래도 이런 체험형 전시가 재밌다구.

이 기술의 응용 사례로 조금 소름끼치는 것은, 면접자 신뢰도 평가 ㅋㅋㅋㅋㅋ 사장님 이건 하지 말아주세요. 하지만 제일 잘 팔릴 응용 사례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치킨 튀기는 기계!! 깜박하고 사진을 안찍었는데 블로그에 꼭 포스팅하고 싶어서 나갔는데 다시 들어왔다 ㅋㅋ치킨 튀기는 기계의 정식 용어는 자동화 치킨 조리 로봇이다. 로보틱스/AI 기술을 외식 산업에 적용한 피플즈리그라는 회사에서 개발하였다. 이 곳에는 20대로 예상되는 내 또래(?동생이겠지) 분들이 몇 분 계셔서 더 인상적이었다. 젊은 스타트업인가보다.

내 옆에 서 계신 관람객 분이 왜 뉴스에서 많이 본 로봇 팔을 왜 사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지셨다. 로봇 팔을 사용할 경우 공간을 많이 잡아먹게 되며, 이는 많은 매장의 여건에 맞지 않는다는 매우 현실적인 대답을 해주셨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려고 여기 온 기분이 들었다.

업체마다 요구하는 레시피가 다른데, 이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이 치킨 튀김 기계가 너무 좋은게, 세척을 자동으로 한다고 함!!! 깨끗한 기름으로 치긴 튀킨이 더 맛있겠지.

요리조리 AI를 피할 수가 없던 것이, 치킨을 튀길때도 AI를 사용한다고 한다... AI 조리 솔루션으로 원육을 인식하고 최적의 조리법을 찾아낸다고... AI를 공부할 때가 온것 같다.

그리고 언젠가 해커가 되어 한몫 챙겨 필리핀으로 튈 계획을 하고 있는 나의 눈에 들어온 보안 기술! 케이스마텍의 클라우드 HSM 기술이다.
보안의 기본은 "암호키"와 "암호화 알고리즘"인데, 암호화 알고리즘은 모두에게 공개되어있다. 암호키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정보 보안의 핵심이다(물론 노트북 옆에 비밀번호를 써놓는 사람들도 있다. 정확히는 이 비밀번호가 암호키는 아니지만). HSM(Hardware Security Module)은 이 암호 키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하드웨어 모듈인데, 이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가상화 한것! FIPS 140-2 Level 3의 인증도 받았다고 한다. 대충 매우 안전하단 뜻. 담당자님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셨고, 뭐가 국내 최초? 유일? 이라고 했는데 죄송한데 까먹음. 해당 보안 플랫폼에서는 대시보드도 제공한다고 오오~~

그리고 스마트 팩토리라고 해서 바로 달려간 곳은 모터센스라는 곳. 여기도 아이템이 아주아주 신박하다(내가 촌스럽다면 죄송하다)!
이미 필드에 설치된 모터에 IoT 진동 센서를 부착하면, 해당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AI로 처리하여 고장을 2~4주 전에 "미리" 예측한다. 사진을 보면 대시보드도 제공하는듯.

이전 회사가 보잉(?)이셨던 전 직장 동료분께서 1시간동안 자기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있다(미국인이기 때문에 이 글을 볼 염려는 없다). 그래도 아직도 기억남는 비하인드를 말해주셨다. 항공기의 모터는 결함이 나기 전에 미리 예측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함 사후에 고치게 되면 그동안 비행기를 못놀리니까. 그래서 내부에 무슨 센서를 부착해서 AI로 어떻게 저떻게 처리해서 결함을 몇주 전에 예측하기를 높은 분들이 원하신다고. 그 스토리가 생각이 났다!

상식적으로 모터 하나의 결함이 시스템 전반의 운영에 파급효과를 일으켜 금전적 손실로 이어질 경우, 이러한 모니터링 장치는 필수가 될듯.

그리고 설명을 엄청 친절하게 해주시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는 무선 통신 기술을 주력으로 해서 기억에 남는 곳은 WISNET이라는 곳. 사실 처음에 그 이더넷 장치 파는 위즈넷인줄 암. 그건 아니고 더블유아이에스네트워크라고 함.
LoRaWAN을 기반으로 한 이미 상용화 된 다양한 IoT 예시들을 보여줘서 좋았다! LoRa는 사람 이름 아니고, Long range(장거리) 무선 통신 프로토콜이다. MQTT나 Matter, LwM2M 같은 어플리케이션 프로토콜은 아니고, 물리~데이터링크에 위치한 근본 프로토콜.

그리고 다보링크라는 곳이 있어서 어? 많이 들어봤는데? 어? 하면서 갔다. 뭐하는 곳이에요? 물어봤더니 WiFi 라우터 파는곳! 집에 있는 라우터 뒷면 까보면 35퍼 확률로 다보링크 꺼라고 함.
다보링크에서 파는 매우 귀여운 미니언즈 라우터 ㅋㅋㅋㅋㅋ 신박하다. 사실 나는 인형류에 별 관심 없어서 나의 지갑을 털기에는 역부족이지만, 확실히 내 주변 보면 대개의 한국인들이 이런거에 환장한다.
와이파이 5, 6, 7 이렇게 나오는것 같은데 뭐가 점점 좋아지는 거냐고 묻고 싶었지만(뭐 속도겠지) 귀찮으실까봐 못물어봄. 이곳도 다들 매우 친절하셨다.

1층을 야무지게 보고 나서,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에는 대기업 전시관들과 신제품 발표 행사하는 곳이 있었다. 솔직히 나는 대기업에는 큰 관심이 없다. 신흥 세력을 좋아하는 편이다.
카카오 계열사가 모아져 있는 노란색 + 흰색의 전시관! 줄이 너무 길어서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본인은 줄서는 것이 질색이다. 테마는 AI로 보였다. 카카오가 만드는 일상 속 AI. 내 일상은 이미 편리한데 얼마나 더 편리해지려는거지.
사진에는 너무 안담겼지만, KT 전시관이 제일 예뻤다. 벚꽃을 테마로 구조물들이 있고 카페(?)도 있음.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지만, 오히려 그래서 공간 자체는 가장 좋았다. 물론 나는 KT 텔레콤을 쓴 적이 없고 AI 관련 내용이어서 조금 패스했다.
내게 대기업 전시관중 베스트는 SKT였다. 1G부터 5G까지의 이동 통신 기술의 발전을 당시에 쓰이던 휴대폰들과 함께 전시해놨다!
한 3G쯤 가면 내게 추억의 휴대폰들이 있다. 1G 2G쪽의 폰은 처음보는거라 재밌었다. 뒷쪽에 4G와 5G가 전시되어 있다. 다른 대기업 전시관들은 시류를 맞춰 AI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면, SKT는 이런 근-본 기술을 전시해놓아서 나는 좋았다.

그리고 IT라기보다는 제조업이 아닌가 의문을 가질법한 기아차도 있었다. 오히려 막간에 차가 있어서 사람들은 좋아하는 듯. 이쁜 EV6가 전시되어 있다.
너무 웃긴게 앞자리에 시승하고 있는 사람들이 교복입은 여고생들이었다 ㅋㅋㅋ 귀여워서 웃음.

그리고 LG전자는 들어가고싶었는데 줄이 길어서 포기했다 ㅠ 못기다릴 정도로 긴건 아닌데 본인은 줄을 절때 안선다. 뭔가 은밀하고 재밌어 보였다. 대망의 삼성전자!! 역시 인기가 많았다. 저 노란친구한테 가려서 안보이지만 사람이 가장 바글바글 했다.
집의 평면도를 직접 업로드하거나, 삼성의 무슨 장치(ㅠㅠ 기억이)를 쓰면 이렇게 평면도를 그려준다고 한다! 직관적인 UI가 가능해지는 부분이다. 나는 얼리어답터나 미리 설치된 아파트 아니면 안쓸거라고 생각은 한다. 그래도 기술을 선도하는 측면에서 간지날 수밖에 없다.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성의있게 글을 작성해 보았다. 잠을 못자서 너무 피곤하군.

이 글에 대하여

  • 4월 18일 목요일에 갔어요.
  • 어떠한 업체와도 아무런 개인적 관계가 없습니다.
  • 잘못된 정보나 링크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 스타트업 위주의 글이 된건, 대기업쪽에는 줄이 너무 길었고 기다리기 싫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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