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를 쓰기 위해 오랜만에 벨로그에 돌아왔다.
글을 꾸준히 쓰는 분들께 무한한 존경을 보내며, 2022년 마지막이자 유일한 글인 회고를 쓰려고 한다.
이직했다.
두개 전 포스팅이 '입사 2일차'였는데, 그새 다른 회사로 출근한지 한달하고도 반이 되었다.
전 회사를 A, 지금의 회사를 B로 불러보겠다.
A가 나쁜 회사였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개발자에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1년을 채우기 전부터 이직 준비를 했고, 1년이 조금 지난 기점에서 이직처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B가 좋은 회사다! 라고 확언하기엔 아직 이르다.
다만 점심을 가격 상관없이(아마도) 먹을 수 있다는 점은 굉장한 장점이다😁
무엇보다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을 그 사람의 평가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에 공감하고 감사하고 있다.
서로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받고, 정보가 비교적 투명하다는 점도 높이 사고있다.
수습이고 한달 반 뒤 내 거처가 어떻게 될 지 아직은 모르는 상황이지만, 이런 분들과 이 서비스라면 조금 더 다같이 잘되는 욕심을 부려보고 싶다.
항해99 2기를 2021년 9월에 수료했다.
그 뒤 3∙4기 멘토, 5∙6∙7∙9∙10기의 기술매니저로 항해와 계속 함께했다.
말이 멘토이고 매니저이지 그냥 선배기수1의 자리에서 조금 더 먼저 알게된 지식을 나눈 정도였다.
사실 항해를 이용(?)하는 법, 포트폴리오를 조금이나마 있어보이게 쓰는 법, 신입 개발자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잡담이 더 많지 않았나 싶다.
항해는 나에게 조금 특별하다.
6개월을 매일 10시간 이상씩 독학했지만 취업을 어떻게 할지 감은 잡히지 않았고, 어느새 우울이 심해져 심리상담을 고민중이었다.
그러다 약간 홧김에 포폴이라도 만들자는 마음으로 지원했던 것이 항해였고, 웃기게도 돈을 입금하자마자 우울한 감정이 사라졌다.
스스로에게 취업까지의 시간을 유예해준 점과 나 외에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희망이 들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항해 기간동안의 이야기는 TIL이나 WIL에 더 생생하게 나와있을테니 언급하지는 않겠다.
수료한지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개발 이야기를 공유할 친구, 개발이 아니더라도 만나서 술 한잔 할 사람들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여전히 특별하고 만족스럽다.
나를 거쳐가는 많은 분들도 나와 같은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술매니저에 임했지만 그것이 전달되었을지는 모르겠다.
며칠 전 스파르타 사무실에 어떤 활동의 도우미(버디)로 갈 일이 있었는데, 6기 수료생분들이 버디가 되어서는 고인물 뵈러 왔다며 먼저 말을 걸어주셨다.
장난스러운 말들에 내가 그래도 헛되이 기술매니저를 하지 않았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고 행복했다.
다음 기수 기술매니저는 하지 않겠다고 한 상태다.
조금 더 회사에 집중하고 싶기도 하고, 신체가 불건강하다는걸 느껴서 그렇게 결정했다.
다시 돌아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나은 항해를 위해서 기여하고 싶은 마음은 계속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좋은 기회가 되어 인프콘에 다녀왔다.
괜히 오프라인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고왔다.
분명 유튜브로도 다 공유가 될 내용들이지만 온라인으로 혼자 볼 때와 실제로 바로 앞에서의 설명을 듣는 것은 집중도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역시 덕질도 개발도 오프가 최고다.
인프콘에서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세션은 이 이력서, 누구 거에요? 였다.
사실 제목만 봤을 때는 너무 좋은 이력서를 본 사람의 감탄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여기까지하고 이 글을 읽어주시다 궁금해지셨으면 한 번 영상을 보시면 좋겠다. 특히 신입개발자로 취업을 준비중이시다면.
그 외에 막상 오프에서는 못들었지만 B 회사에 와서 Graphite를 사용하기 위해 본 세션이 있다.
코드 리뷰의 또 다른 접근 방법: Pull Requests vs. Stacked Changes 이다.
내가 입사했을 때는 이미 도입이 완료되어있긴 했지만 초기였고, 회사에서 2022 회고를하며 graphite 덕에 작은 단위로 리뷰할 수 있게 되어 좋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을 보아 계속 사용하게 될 것 같다.
이제는 덩어리로 PR이 올라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것 같다...🤦♀️
티켓팅으로 뽑은 인원이 300명...?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동료 FE와 나란히 앉아 티켓팅을 했는데 둘 다 가게되어 이게 무슨 운인가 싶었다.
인프콘보다 확실히 더 기술적인 공유가 많았고, 무엇보다 ✨FE✨컨퍼런스였기 때문에 모든 것이 궁금했다.
내 몸은 왜 두 개가 아닐까.
모두 좋은 내용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인상깊게 들은 세션이 두 개 있었다.
몇 번이나 돌려보고있는 디자인 시스템, 형태를 넘어서가 그 중 하나다.
더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서 유저에게는 일관성을 개발자들에게는 효율을 주고싶은 나에게 너무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강연을 해주신 이소영님의 블로그와 깃허브는 노다지 그 자체여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또 하나는 텍스트 에디터? 그게 뭘 만드는 건데? 이다.
지금도 회고를 쓰며 에디터를 사용하고 있듯, 우리의 온라인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에디터다.
그리고 이 에디터를 내 방식으로 만들어보고 싶어 안달이 나있는 상태였다.
이미 네이버에서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시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어떻게 하고있는지 알려주셔서 다시 에디터를 도전할 때 계속해서 참고할 영상이 될 것 같다.
너무 유익했고, 재밌어보여서 부러웠다.
신기하게도 오프라인 컨퍼런스 복이 터졌던 2022였다.
2023년도 운을 내려줄까..🤧 이미 오프라인 맛을 알아버렸는데 어쩌지.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게 2020년 초였고, 2020년 하반기쯤에는 '코로나 여태까지 안걸렸으면 친구 없음' 정도로 기사가 났던 것 같다.
실제로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2022년이 끝나갈때까지 안걸리길래 슈퍼 항체라도 가지고 있는걸까 기대해봤다.
하지만 난데없이 2022년 12월에 코로나에 당첨됐다.
목이 조금 아팠긴 하지만 그 외에는 너무 멀쩡했고 결국 무료해서 재택근무를 신청했다.
며칠 쉬니까 일이 왜이렇게 잘되던지.
미각/후각을 2주정도 잃긴 했지만 이정도면 무난히 지나갔다.
만 1년 2개월, 일반적으로 2년차라 부르는 개발자가 되었다.
예전에는 모든 것을 완벽히 다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욕심이라는 것을 깨닫는 한 해였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역할, 성향을 가진 동료들이 필요하다고 깊이 느끼게 되었다.
그럼 난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까?

코드리뷰를 통해 받은 내용의 일부다. (동료님들 감사합니다)
칭찬 중에서는 다른 내용보다도 깔끔한 코드에 대한 내용이 많은 것을 보며 나도 모르게 그 부분에 집착하고 있었구나 느꼈다.
아래는 요즘 내가 회사에서 자주 생각하는 것들이다.
- 동료들과 미래의 내가 읽었을 때 금방 이해가 되는 코드를 좋아한다.
- 가이드라인을 정해 최대한 서로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코드를 짜면 좋겠다.
- 디자인 시스템이 잘 정립되어 개발자들이 UI 개발에 머리 싸매는 일이 줄면 좋겠다.
이게 곧 내 방향인 것 같다.
물론 아직도 나는 주니어고 스타트업 개발자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에 대해 잘 알도록 노력해야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좀 더 고도화해야 하는 포인트가 이게 아닐까?
2023년은 이 부분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시험하는 해가 될 것 같다.
2022년은 바빴다.
일, 공부, 약속들이 계속 밀려와서 쉴 새가 없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했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은 여유로웠다.
은은하게 행복하다는게 뭔지 알게된 2022년이었다.
2023년은 또 다른 도약을 위해 준비하는 해로 만들예정이다.
약간 홀수 해는 준비하고 짝수 해는 만끽하는걸 루틴으로 삼아도 되지 않을까?🙄
올해 함께했던 모든 분들이 행복하셨길 바라고, 2023년에도 계속 좋은 인연으로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