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모순적인 2024년

hxeyexn·2024년 12월 21일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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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2024년은 가장 행복했고, 가장 불행했던 한 해였습니다.
참 아이러니합니다. 어떻게 가장 행복하고, 가장 불행할 수 있었는지


회고를 시작하며

가장 행복했던 한 해는 개발자 해나의 시점으로, 가장 불행했던 한 해는 인간 공혜연의 시점으로 돌아보고자 합니다.

가장 행복했던 한 해

2024년은 개발자 해나로 가장 행복했던 한 해였습니다.

2024년을 가장 행복했던 한 해로 기억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아한테크코스 때문입니다. 프리코스를 시작했던 때에만 해도 합격에 대한 큰 욕심이 없었습니다. 떨어져도 괜찮으니,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최선을 다했더니 감사하게도 최종 코딩테스트를 응시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종 코딩테스트를 응시한 후 큰 기대 없이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어차피 떨어졌겠지'라는 생각에 당연히 '불합격'이라고 적혀있을 거라 예상했어요. 그런데 메일을 열어보니 '합격'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꿈만 같았어요. 기대하지 않으려 했지만, 속으로는 내심 기대하고 있었나 봐요. 이때부터 가장 행복한 2024년이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테코는 저에게 활주로 같은 존재였습니다. 개발자가 되고 싶었던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 소중한 계기였거든요. 우테코 이전의 저는 개발자가 아닌 코더였습니다. 남들이 다 사용하는 기술이라서, 제출해야 해서, 그냥 무작정 코드를 작성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난 개발에 흥미가 없나 봐'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네요. 우테코를 경험한 후에는 기술을 사용하기 전에 끝없이 '왜?'라는 의문을 던지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왜?'라는 질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왜'라는 의문이 성장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더라고요.

우아한테크코스를 수료한 지금, 비록 뛰어난 개발자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코더가 아닌 개발자라고 저를 떳떳하게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불행했던 한 해

2024년은 인간 공혜연으로 가장 불행했던 한 해였습니다.

우테코 Lv3 중반 개인적인 일로 정말 힘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스스로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가족과 관련된 일이 생기니 그 순간 무너져버렸습니다. 사실 그런 일이 생길지 상상조차도 못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죠. 뒤늦게 지난날들을 후회하며 자책하고 저를 비난하기에 바빴습니다. 지난날들을 후회하고 저를 비난하기 시작하니 끝도 없더군요.

그 당시에는 일상생활조차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났습니다. 돌이켜보니 상황을 전해 들었던 날에는 캠퍼스에서 거의 반나절 동안 울었던 것 같네요.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동료들 덕분이었습니다. 스타카토 팀원들이 아니었다면, 그들이 저의 곁을 지켜주지 않았다면 우테코를 무사히 수료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저에게 힘이 되어준 빙티, 호두, 리니, 호티, 폭포, 카고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팀원들을 떠올리면 마냥 불행하기만 했던 건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지금도 상황이 눈에 띄게 호전된 건 아니지만 아주 천천히 호전되고 있어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입니다. 그래도 본가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면 마음이 좋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겨울이 있으면 언젠가 봄날도 오겠죠.

회고를 마치며

크루들과 코치님들 덕에 웃기도 많이 웃고, 가족 때문에 울기도 많이 울었던 올 한 해가 끝나가네요. 2024년은 평범한 일상이 참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된 한 해였습니다.

2024년 마지막은 잠시 잊고 살았던 저의 취미, 여행으로 장식하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항상 한 해를 마무리할 때 여행을 가곤 했던 것 같아요. 저한테는 여행이 일종의 회고였나 보네요. 2025년이라는 새로운 여행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에 벌써 두려워하지 않으려 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할 뿐 두려워하지 않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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