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로슬링 ≪팩트풀니스(Factfulness)≫(2018) : 내 안의 게으름을 깨부수는 도끼같은 책

이향기·2022년 1월 29일
0

★★★★☆ (4.5)

  • 지은이 :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 제목 : 팩트풀니스(Factfulness)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 옮긴이 : 이창신
  • 출판사 : 김영사
  • 초판 발행일 : 2019년 3월 8일
  • 최종쇄 발행일 : 2020년 1월 6일 (1판 49쇄)
  • 출간 연도 : 2019년
  • 원문 출간 연도 : 2018년
  • 페이지 : 473쪽
  • 가격 : 19,800원

작가 소개

  • 한스 로슬링

    통계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의사, 테드(TED) 최고의 스타강사. 오해와 편견을 넘어 사실을 토대로 한 세계관을 키우고, 이를 일터와 학교는 물론 전 세계에 전파하는 데 노력해왔다. 2005년 아들 올라 로슬링, 며느리 안나 로슬링 뢴룬드와 함께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심각한 무지와 싸운다는 사명을 가지고 ‘갭마인더재단(Gapminder Foundation)’을 세웠다. 그동안 금융 기관, 기업, 비정부 기구 등 다양한 곳에서 강연을 했으며, 14번의 테드 강연은 조회수 3,500만을 돌파,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1948년 스웨덴 웁살라에서 태어나, 웁살라대학교에서 통계와 의학을, 인도 벵갈루루 성요한의과대학교에서 공중 보건을 공부했으며, 1976년 의사 자격을 얻었다. 1979~1981년까지 모잠비크 나칼라에서 지역 보건 담당자로 일하면서 콘조(konzo)로 알려진, 마비 증세를 일으키는 질병을 발견했다. 이 연구로 1986년 웁살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부터 스톡홀름의 의과대학 카롤린스카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에서 세계 보건 교수로 근무하며 경제발전, 농업, 가난, 건강 사이의 연관관계를 집중 연구했다. 새로운 수업과 연구 파트너십을 시작했으며, 세계 보건에 관한 교재를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또한 스웨덴 국경없는의사회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 등의 구호기구에서 고문을 지냈으며, 스웨덴 과학 아카데미 국제 그룹과 스위스에 있는 세계경제포럼 ‘세계 어젠다 네트워크’의 회원으로 활동했다. 〈통계의 기쁨〉(2010), 〈겁내지 말 것?인구에 관한 진실〉(2013), 〈겁내지 말 것?가난 끝내기〉(2015) 세 편의 BBC 다큐멘터리를 기획ㆍ진행한 공로로 2011년 그리어슨상(Grierson Awards)을 수상했다. 2012년에는 하버드대학교가 수여하는 인도주의상을, 2014년에는 웁살라대학교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람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평생을 헌신해 온 그는, 이 책을 집필하는 데 몰두하다 2017년 2월 7일 세상을 떠났다.

  • 올라 로슬링

    갭마인더재단 공동 설립자이자 이사. 1975년 스웨덴 후딕스발에서 태어났다. 2005~2007년까지, 2010년부터 지금까지 갭마인더에서 근무하며 무지 시험, 무지 측정 프로젝트, 자격 증명 과정을 개발했다. 또한 수많은 데이터를 재빨리 처리해, 한스가 테드와 기타 여러 강연에 사용할 자료도 개발했다. 1999년부터는 트렌달라이저(Trendalyzer)라 불리는 유명한 움직이는 물방울 도표를 주도적으로 개발해, 전 세계 학생 수백만 명이 이 도표로 다차원적 시간 시리즈를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2007년에는 구글이 트렌달라이저를 사들이면서 2007~2010년까지 구글 공공 데이터팀(Public Data Team)을 이끌었으며, 그 뒤 다시 갭마인더로 돌아와 새로운 무료 교육 자료를 개발했다. 그는 한스와 공동으로 테드 강연을 준비했고, 지금도 다양한 곳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17년 갭마인더에서의 작업으로 레주메(R?sum?) 최고 소통상과 황금알 티타늄상(Guld?gget Titanpriset), 2016년 니라스(Niras) 국제 통합 개발상을 수상했다.

  • 안나 로슬링 뢴룬드

    갭마인더재단 공동 설립자이자 부사장. 1975년 스웨덴 팔룬에서 태어나 룬드대학교에서 사회학으로, 예테보리대학교에서 사진으로 학위를 받았다. 강연과 함께 갭마인더에서 일반 사용자의 후견인 역할을 하며, 갭마인더의 모든 활동을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올라와 함께 한스의 테드 등 여러 강연을 관리하고 갭마인더의 도표와 슬라이드, 트렌달라이저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 2007년 구글이 트렌달라이저를 사들였을 때 구글에서 유용성을 살리는 시니어 디자이너로 일했고, 2010년 갭마인더로 돌아와 새로운 무료 교육 자료를 개발했다. 2016년에 달러 스트리트Dollar Street를 만들었으며, 이를 주제로 2017년에 테드 강연을 했다. 2017년 올라와 함께 레주메 최고 소통상, 황금알 티타늄상을 받았으며, 〈패스트컴퍼니〉 선정, 세계 변혁 아이디어상을 수상했다.

  • 이창신

    미국 오하이오대학교에서 미국 여성사로 박사 학위를 받고, 지금은 덕성여자대학교 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 『미국 여성의 역사, 또 하나의 역사』, 『미국 여성사』 등이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미국학』, 『현대 미국의 사회운동』 등이 있다. 또 〈미국 산업화 과정에 나타난 여성 노동의식의 성장과 참정권 운동〉, 〈엘리노어 루즈벨트를 통해 본 20세기 ‘정치적 여성상’과 ‘감성 리더십’에 대한 연구〉 등의 논문을 쓰며 연구를 이어 나가고 있다.


서평의 서문은 여기에.
깔끔한 형식/구성. 유전자 얘기.

유전자...!

인간의 뇌는 수백만 년간 진화를 거쳤고, 우리 몸에 밴 본능은 우리 조상이 소집단을 이뤄 수렵과 채집을 하며 생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인간의 뇌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속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덕분에 즉각적인 위험을 피하기도 한다. \cdots 우리는 수천년 전에 유용했던 많은 본능을 지니고 있지만, 정작 그때와는 매우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p.29)

이런 두려움은 우리 뇌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진화와 관련한 명백한 이유가 있어서, 우리 조상은 신체 손상, 감금, 독에 대한 두려움 덕분에 생존율이 높아졌다. 이런 위험 감지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공포 본능을 일깨우고, 뉴스에서도 그런 본능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날마다 볼 수 있다. (p. 150)

역사적으로 인간이 살아온 환경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어떤 대상이 작동하는 방식을 터득한 뒤, 그것을 재평가하기보다 끊임없이 지속되리라 생각하는 게 분명 훌륭한 생존 전략이었을 것이다. (p.239)

다급함 본능은 위험이 임박했다고 느낄 때 즉각 행동하고 싶게 만든다. 아주 먼 과거에는 이 본능이 인간에게 이롭게 작용했을 것이다. 풀숲에 사자가 있을 거라 생각되면 지나치게 분석하는 건 옳지 않다. 하던 일을 멈추고 가능성을 주의 깊게 분석하는 사람은 우리 조상이 아니다. 우리는 불충분한 정보로 빠르게 결정하고 행동하는 사람의 후손이다. (p.325)

줄거리 요약

no본능내용사실충실성How?
1간극 본능
The gap instinct
이분법적 사고를 추구하여 모든 것을 두 상충하는 집단으로 나누는 것지금 저 이야기는 간극을 말한다는 걸 알아보는 것다수를 보라
평균 비교를 조심하라
극단 비교를 조심하라
위에서 내려다보는 왜곡을 조심하라
2부정 본능
The negativity instinct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주목하는 성향지금 저 뉴스는 부정적인 면을 보도한다는 걸 알아보는 것나쁜 소식을 예상하라
나아지지만 나쁘다
좋은 소식은 뉴스가 안된다
점진적 개선은 뉴스가 안된다
뉴스에 많이 나온다고 해서 고통이 더 큰 것은 아니다
과거는 미화된다
3직선 본능
The straight line instinct
항상 직선을 상상하는 본능지금 그 이야기는 도표의 선이 계속 직선으로 뻗어나가리라 단정한다는 걸 알아보는 것세상에는 다양한 곡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직선이라고 단정하지마라
(S자/미끄럼틀/낙타 혹/2배 증가 곡선)
4공포 본능
The fear instinct
무섭다고 느끼는 것에 지나치게 주목하는 본능지금 우리가 공포에 사로잡혔다는 걸 알아보는 것위험성을 계산하라
무서운 세계: 공포 대 현실
위험성=실제 위험×\times노출
실행하기 전에 진정하라
5크기 본능
The size instinct
비율을 왜곡하고 크기를 오판하는 것, 숫자 하나만 보고 그 중요성을 오판하는 것그 수가 인상적으로 보이지만 달랑 하나뿐이라는 걸 알아보는 것비율을 고려하라
비교하라
80/20 : 가장 큰 항목부터 주목하라
나눠라 : 비율을 고려하라
6일반화 본능
The generalization instinct
범주화/일반화하는 성향지금 저 설명은 범주를 이용한다는 것을 알아보는 것내 범주에 의문을 제기하라
집단 내 차이점을 찾아보라
집단 간 유사점을 찾아보라
집단 간 차이점을 찾아보라
다수에 주의하라
생생한 사례에 주의하라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라고 생각하라
7운명 본능
The destiny instinct
타고난 특성이 사람, 국가, 종교, 문화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생각많은 것이 변화가 느린 탓에 늘 똑같이 보일 수 있다는 걸 알아보는 것더딘 변화도 변화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점진적 개선을 추적하라
지식을 업데이트하라
다른 세대의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라
문화가 변한 사례를 수집하라
8단일 관점 본능
The single perspective instinct
단일한 원인, 단일한 해결책을 선호하는 성향단일 관점이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걸 알아보는 것망치가 아닌 연장통을 준비하라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통해 내 생각을 점검해라
전문성의 한계를 인정하라
망치가 아닌 연장통을 준비하라
수치를 보되 수치만 봐서는 안된다
단순한 생각과 단순한 해결책을 조심하라
9비난 본능
The blame instinct
잘못한 개인과 집단을 찾아내 비난하고자 하는 본능지금 희생양이 이용되고 있다는 걸 알아보는 것희생양을 찾으려는 생각을 버려라
악당을 찾지 말고 원인을 찾아라
영웅을 찾지 말고 시스템을 찾아라
10다급함 본능
The urgency instinct
빨리 결정하고 즉각 조치를 취해야할 것처럼 느끼는 성향지금 그 결정이 다급하게 느껴진다는 걸 알아보는 것하나씩 차근차근 행동하나
시간을 갖고 정보를 더 찾아보라
데이터를 고집하라
미래 예측을 경계하라
극적 조치를 경계하라

이 책에 보내는 찬사

생생한 내용으로 몰입을 이끈다

한스 로슬링은 각 본능을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자신이 이 본능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 강연, 의료 경험으로 시작한다. 스웨덴 국경없는의사회, 셰계보건기구, 유니세프에서 겪은 저자의 경험이 없었다면 이 책의 생생함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따뜻한 방안에 누워 한스 로슬링의 어깨에 앉아 세계 곳곳을 생생하게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팩트풀니스를 강력히 추천한다.

또한 풍부한 시각적 자료들도 이 책의 내용 전달과 몰입을 높여준다. 소득의 4단계를 제시할 때에도 각 단계별 물, 이동 수단, 요리, 식사의 모습을 사진으로 제시하여 삶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머리에 잘 그려졌다. 소득과 수명의 물방울 차트, 소득 단계를 바탕으로 한 (인구수, 재해 사망자, 테러 사망자,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다양한 차트들은 평소에 상식도 부족하고 세계에 별 관심이 없던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내용을 전달 해줄수 있는, 이 책만의 무기이다. 책을 집필할 때 세 명의 저자가 치열하게 고민하며 썼다는 얘기를 들으니 도표와 시각화에 얼마나 신경을 썼을지 느껴졌다.

한스 로슬링이라서 가능한, 훌륭한 생각들

사람들은 미디어에 어떤 사람이 나와서 이야기할 때, '저 사람은 전문가니까'하고 별 생각없이 듣는 경향이 있다. 누구나 저 분야를 저만큼 공부했다면 으레 할 수 있는 생각, 가질 수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해버린다. (아마도 평등을 절대 가치로 학습한 것이 모든 사람의 능력마저 평등하다고 생각하도록 만든 것이 아닐지...). 절대 아니다. 탁월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 같은 경험을 하고도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해낸다. 물리학을 공부한 모든 사람이 리처드 파인만이 될 수 없고, 통계를 전공한 모든 학생이 한스 로슬링과 같은 생각을 해낼 수는 없는 것이다. 한스 로슬링은 우리가 주의해야 하는 본능들을 설명하면서 여러가지 자신의 생각을 끼워 넣는다. 그 중 한스 로슬링이라서 할 수 있는 생각들 덕분에 저자와 대화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인용 전체는 아래 Appendix2. 기억하고 싶은 훌륭한 생각들 참조)

나는 아주 진지한 '가능성 옹호론자'다. 이는 내가 지어낸 말인데, 이유 없이 희망을 갖거나 이유 없이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사람을 뜻한다. 나는 가능성 옹호론자로서 이 모든 발전을 바라보고, 앞으로도 더 발전하리라는 확신과 바람을 갖고 있다. 낙천주의가 아니라 상황을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며, 세계를 건설적이고 유용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p.100)

읽고 끝? 아니! 내 생각을 변화시키는 책

  • 역사를 배울 것

    사건을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하면 그 사건의 비중을 과장하지 않을 수 있다. (p.361)

    내가 들었던 역사를 배워야하는 이유 중 가장 타당하다. (크기 본능의 개념을 떠올리며) 우리는 우리 현시대의 사건들의 의미를 합당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사건의 맥락을 알아야 이 사건의 중요도와 의미를 파악할 수 있고, 원인 파악이 가능하고 해결 방안이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과거의 역사를 통해 이 세계의 맥락을 알아두어야 한다. 역사를 배워야만 사실을 통해 진실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된다.

  • 내가 되고 싶은 사람 : 사실에 충실한 문제해결자

    "아이한테 망치를 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cdots 훌륭한 지식은 해결책을 찾는 전문가의 능력을 방해할 수 있다. 여러 해법이 모두 그 나름대로 특정 문제를 훌륭히 해결할 수 있겠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해법은 없다. 따라서 세계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p. 273)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feat. 칼 포퍼). 전공이나 전문 지식은 모두 수단일 뿐이다. 망치를 쥔 어린아이가 되지 않도록, 연장통을 자주 살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여러 분야에 대한 책을 골고루 읽고 기본 언어와 맥락을 알고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나의 게으름을 깨부수는 도끼 Top3

  • 나의 게으름를 깨부수는 세 개의 도끼
    • 운명 본능 : 기존의/과거의 진리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다
    • 단일 관점 본능 : 내가 이미 알고있는 익숙한 지식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다
    • 비난 본능 : 내 책임이 아닌 남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싶으)므로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할 수 있는게 없다

1위) 운명 본능

  • 무엇이든 변할 수 있다는 열린 시각 갖기
  • 문화와 역사를 배워야 하는 당위성 제시
    •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에, 이제까지 변해온 기록인 역사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

지식은 유통기한이 없어서 무언가를 한번 배우면 그 신선도가 영원히 유지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수학, 물리학 같은 과학이나 예술에서는 어느 정도 사실일 수 있다. 그런 분야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것이 계속 유효할 수 있다. (예: 2+2 = 4). 하지만 사회과학에서는 아무리 기초 지식이라도 아주 빠르게 상한다. 우유나 채소처럼 계속 신선도를 유지해야 한다.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이다. (p.256)

2위) 단일 관점 본능

  • 전문가라는 틀을 벗어나자!
  • 하나의 무기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도구 찾기
  • 두 사례 비교
    • A : 한 분야에 아주 조예가 깊은 전문가, 모든 문제를 자신의 틀로 가져와 생각하는 사람
    • B : 문제에 따라 알맞은 해결책을 가져다 쓸 줄 아는 사람

칼에 비유하기. 하나의 잘 짜여진 진리라는 칼을 잘 갈아서, 모든 재료를 다 썰어버리겠다는 생각.

"아이한테 망치를 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cdots 훌륭한 지식은 해결책을 찾는 전문가의 능력을 방해할 수 있다. 여러 해법이 모두 그 나름대로 특정 문제를 훌륭히 해결할 수 있겠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해법은 없다. 따라서 세계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p. 273)

3위) 비난 본능

한마디로, 개인이나 집단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해 비난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나쁜 사람을 찾아내면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거의 항상 그보다 훨씬 복잡한다. 여러 원인이 얽힌 시스템이 문제일 때가 대부분이다. 세계를 정말로 바꾸고 싶다면 누군가의 면상을 갈기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p.315)

총평

한스 로슬링은 단지 많은 환자를 고치려고한 의사도, 멋진 모델링으로 기교를 부리려는 통계학자도 아니었다. 데이터와 의료를 바탕으로 세상을 만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바로잡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하여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한 지성인이었다. 그러한 저자의 의지가 사실충실성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고, 더 많은 사람에게 저자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게 하였다. 한스 로슬링은 UN의 데이터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군가 탓하고 싶은 마음, 사람들을 좌우로 나누고 상대편 사람들의 의견을 단정짓는 것, '저 나라는 원래 저래'라고 무시해버리고 싶은 마음. 이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는 본능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적극적 의지로 극복해 나가자는 것이 이 한스 로슬링의 메세지가 아닐까?

  • 이 책의 아쉬운 점 딱 하나..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세계에 관한 사실을 묻는 문제를 침팬지보다도 못 맞히는지 (p.26)

    이 표현이 상당히 거슬린다.. 한스 로슬링도 이것이 오도(misleading)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알았겠지?? 주사위를 던져서 답을 고른 사람보다, 동전을 던져 답을 고른 사람보다, 다트판을 맞춰서 답을 고른 사람보다, \cdots 얼마든지 무작위로 답을 고른 사람을 이미지화 하여 표현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침팬지보다라는 자극적이면서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표현을 썼는지 좀 아쉬운 생각이다.
    (저 표현은 마치 의식을 가지고 답을 고른 침팬지보다 못골랐다는 것 같다... 아마도 그걸 의도했겠지만서도...)

Appendix 1. 기억하고 싶은 훌륭한 생각들

사람들이 자기가 세상을 오해했음을 알았을 때, 당혹스러워하기보다는 아이 같은 궁금증과 영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더불어 내가 서커스에서 느낀 호기심, 그리고 내가 틀렸다는 걸 알았을 때마다 지금도 여전히 느끼는 '와,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하는 호기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p.32)

나는 아주 진지한 '가능성 옹호론자'다. 이는 내가 지어낸 말인데, 이유 없이 희망을 갖거나 이유 없이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사람을 뜻한다. 나는 가능성 옹호론자로서 이 모든 발전을 바라보고, 앞으로도 더 발전하리라는 확신과 바람을 갖고 있다. 낙천주의가 아니라 상황을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며, 세계를 건설적이고 유용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p.100)

간극 본능은 세상을 '우리'와 '저들'로 나누고, 일반화 본능은 우리가 저들을 다 똑같은 사람으로 생각하게 한다. (p.209)

우리는 비교 불가능한 여러 집단을 일반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며, 우리 논리에 숨은 광범위한 일반화를 찾아내려고 또 노력해야 한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언제든지 예전의 단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을 재평가해 우리가 틀렸다는 사실을 기꺼이 시인해야 한다. (p.231)

나는 데이터가 수치 이면의 현실, 즉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때만 데이터를 좋아한다. 연구를 하다 보면 가설을 실험할 때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가설 그 자체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고, 사람들을 관찰하는 중에 나올 때가 많다. 세상을 이해하려면 수치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수치만 분석해서 얻은 결론은 의심해봐야 한다. (p.273)

경제성장의 최종 목표는 개인의 자유와 문화 발전이며, 그런 가치는 수치로 포착하기 어렵다. 인간의 발전을 수치화하는 것에 큰 반감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 그럴 만도 하다. 수치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삶의 이야기를 모두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치 없이 세계를 이해할 수 없지만, 수치만으로 세계를 이해할 수도 없다. (p.275)

데이터는 진실을 말하는 데 사용해야지,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행동을 촉구하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된다. (p.337)

내가 가장 우려하는 다섯 가지는 전 세계를 휩쓰는 유행병, 금융 위기, 세계대전, 기후변화, 극도의 빈곤이다.
이 문제들이 왜 가장 걱정되는 것일까?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의 세 가지는 예전에 일어났고, 나머지 두 가지는 지금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다섯 가지 모두 직간접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인간의 발전을 여러 해 또는 수십 년간 멈출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막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이 다섯 가지는 거대한 살인마여서 가능하다면 모두 힘을 모아 한 단계씩 차근차근 행동하는 식으로 반드시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 (p.338)

무언가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내게는 위안을 준다. (p.343)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겸손과 호기심을 가르쳐야 한다. 여기서 겸손이란 본능으로 사실을 올바르게 파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것이고, 지식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다. 아울러 "모른다"고 말하는 걸 꺼리지 않는 것이자,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을 때 기존 의견을 기꺼이 바꾸는 것이다. 겸손하면 모든 것에 대해 내 견해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없고, 항상 내 견해를 옹호할 준비를 해야 할 필요도 없어 마음이 편하다.
호기심이란 새로운 정보를 마다하지 않고 적극 받아들이는 자세를 말한다. 아울러 내 세계관에 맞지 않는 사실을 끌어안고 그것이 내포한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실수를 부끄러워하기보다 실수에서 호기심을 이끌어내자. '내가 그 사실을 어쩌면 이렇게 잘못 알 수 있을까? 그렇다면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사람들이 멍청이가 아니고서야 왜 그런 해겨랙을 썼을까?' 호기심을 품으면 늘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어 꽤 흥미진진하다. (p.357)

내가 속한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무엇인지 묻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라. \cdots 사람들은 그런 시험을 무척 좋아한다. 세계의 참모습을 알았을 때 대개는 고무되고, 더 알고 싶어 한다. 지식 시험은 소박하게만 진행한다면, 호기심과 새로운 통찰력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p.364)

Appendix 2. 새로 알게된 사실들

인구

"내가 왜 아동 사망률 수치에 집착할까요? \cdots 이 수치는 사회 전체의 온도를 말해주는 거에요. 거대한 온도계처럼. 아이들은 아주 취약해요. 아이들의 목숨을 노리는 건 아주 많죠. \cdots 아이들을 죽일 수도 있는 세균이나 기아, 폭력 같은 온갖 위험에서 부모와 사회가 아이들을 어떻게든 보호하고 있죠. 14라는 수치는 말레이시아의 대다수 가정이 먹을거리가 충분하고, 하수 시설이 잘 갖춰져 더러운 물이 식수로 흘러들지 않고, 기초적 보건 의료가 잘 되어 있으며, 엄마들이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뜻이죠. 단지 아이들의 건강 상태만을 나타내는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질을 보여주는 수치에요. (p.36)

인구 성장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하게 증명된 방법은 극빈층을 없애고, 교육과 피임을 비롯해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삶이 나아진 부모는 자녀를 더 적게 낳는 쪽을 선택했다. (p.131)

세계를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려면 다음을 알면 좋다. 세계 인구 중 현재 가장 많은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고, 앞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살 곳은 어디인가? 세계시장은 어디인가? 인터넷 사용자는 주로 어디에 있느가? 앞으로 관광객은 어디서 올 것인가? 대부분의 화물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타 등등. (p.193)

소득과 빈곤

세계를 두 집단(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나누지 않고, 다음 그림처럼 소득수준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누는 방법이다. (p.53)

"찢어지게 가난한 상황에서는 무엇이든 완벽하게 하려 하면 안 돼요. 그러면 더 좋은 곳에 쓸 자원을 훔치는 꼴이니까요."
수치보다 눈에 보이는 피해자 개개인에 지나치게 주목하면 우리 자원을 문제의 일부에만 모두 쏟아부을 수 있고, 따라서 훨씬 적은 목숨을 구할 뿐이다. 이런 원칙은 부족한 자원을 어디에 쓸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경우에 모두 해당한다. (p.181)

지금 당장 8억 인구가 빈곤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으며, 해결책도 알고 있다. 평화, 학교 교육, 보편적 기초 의료 서비스, 전기, 깨끗한 물, 화장실, 피임, 시장의 힘을 가동할 소액 대출 등이 필요하다. 가난을 끝내는 데 혁신 따위는 필요 없다. 다른 모든 곳에서 효과를 본 방법을 쓰면 그만이다. (p.342)

환경

공기처럼 지구가 공유하는 자원을 관리하려면 세계가 존중하는 권위가 있어야 하고, 국제적 기준을 준수하는 평화로운 세계라야 한다. (p.341)

정치

경제와 사회가 크게 발전한 나라고 해서 다 민주국가는 아니다. (산유국도 아닌)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빨리 1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갔고, 그 시기는 줄곧 군부 독재가 이어졌다. 2021~2016년에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 열 곳 중 아홉 곳은 민주주의 수준이 낮았다. \cdots . 따라서 우리가 좋아하는 다른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데 민주주의가 우월한 수단이라고 주장하기보다 민주주의 자체를 목적으로 지지하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p.286)

그 밖의 나라에서는 대통령이 아무리 무능해도 사회와 경제가 발전한다. 그렇다면 지도자가 정말 그렇게 중요한지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은 아마도 '아니다'일 것이다. 사회를 꾸려니가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인 다수의 사람들이다. (p.311)

Appendix 3. 이 책에 관한 논란들

반박을 하는 대부분의 의견들이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유튜브에 이 책을 검색해보니, 논란에 쌓여있다는 얘기들이 더러 있었다. 아니 대체 왜 이런 책이 논란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영상들을 봤는데, 별로 신경 안써도 되는 의견들이라는 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반박을 하는 대부분의 유튜버가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러 유튜버가 의견을 냈고 공통적으로

  • 그들은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그저 부정적인 느낌을 강조했으며
  • 거시적인 관점에서 수치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판단에 말꼬리를 잡고 늘어진다
  • 저자가 가져온 자료를 바탕으로 저자의 의견이 아닌 주장을 본인이 자의적으로 펼친 뒤 반박한다
    • 한스 로슬링은 보통 긴 역사를 돌아봤을때 대부분의 인류가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 유튜버들은 이러한 주장이 빈부격차에 대한 시각을 놓치게 한다고 말한다
    • 심지어 더 나아가 몇몇은 그러한 최상위 소득자들의 부가 빈곤층을 착취하여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는데, 나는 이 주장에 적절한 수치와 근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단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한스 로슬링이 지적하고자 한 태도가 팩트풀니스를 비판(하지만 거의 비난)하는 이 유튜버의 댓글에도 잘 녹아있다.

  • 4단계 국가들의 경제적 희생이 1~2단계 국가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 이런 주장이야 말로 통계적인 수치와 적합한 해석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유튜버는 자신이 어떤 주장을 하는 건지 알기는 하는 걸까?
  • 단순히 자료만으로 추정하면
    • 하도 사람들이 단순히 자신의 느낌에만 의존하여 왜곡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실에 충실하자는 것이 이 책의 논지였다. 단순히 자료로 추정하면 그렇지만 진실은 아니라고 우긴다면, 더 할 말이 없다.
  •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나아졌지만 상대적 지표를 따져보면 낙관적이지 않고 더 많은 불안감을 주고 있다
    • 여기에서도 전형적인 느낌에 대한 주장이 나온다. 이러한 불안감이 실제로 우리의 현실을 보지 못하게 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책의 요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유투버들의 여러 비판적인 시각과 그 댓글을 잘 보았는데, 그저 세상은 나빠져서 불평불만 해야하는 곳인데 왜 나아졌다고 하냐고!!!라는 사람들의 생각이 든다. 또한 책을 읽지도 않았으면서 역시 베스트 셀러는 안된다는 둥... 무조건적으로 말을 내뱉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체 왜 저런 의견한마디를 남기고 싶어하는 걸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자가 간극 본능을 통해 이분법적 사고가 위험하다고 강조하기는 했지만) 의견을 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좌편향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였는데, (항상 그렇듯이) 주장의 근거와 출처는 없고 불평과 느낌만 있는 의견들이었다. 정확히 한스 로슬링이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한 태도이며, 사실이나 데이터에 근거한 것이 아닌 자신들의 느낌에 의존한 세상에 대한 판단이다. 이러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한스 로슬링의 말을 한 번 더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이런 발전을 축하하는 것과 더 큰 발전을 위해 계속 싸우는 것은 상충하지 않는다.

profile
Data science & Machine learning, baking and reading(≪,≫)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