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유형의 마지막 글자 P와 J는 계획성의 유무로 나뉜다. J가 계획형, P가 무계획형이고 나는 극단적인 P 성향이다. 한번 세운 목표와 계획을 지켜본 적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내 성향을 잘 알기에 계획을 세워봤자 실패의 경험만 더 쌓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꾸만 게을러지는 나 자신에게 심한 자괴감이 들어 새해를 맞아 좀 더 체계적으로 살아보고자 결심했다. 실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다음과 같이 새해 계획을 세웠다.
좀 더 강력한 동기부여를 위해 가장 추상적인 목표부터 구체적인 실천방향까지 탑다운 형식으로 계획을 세운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가?를 첫번째 질문으로 삼았다. 이 질문은 너무 심오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이루고 싶은 성취는 무엇인가?를 질문으로 삼아도 좋다. 주의할 점은 너무 원대한 목표를 세우면 안된다. 앞서 말했듯이 가장 중요한 점은 '실천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언젠가' 이루길 원하는 것보다는 올해 이룰 수 있는 것들을 목표로 삼자.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목표들을 세울 수 있다.
이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루틴을 수립한다. 이 단계에서는 행동에 방점이 찍혀있다. 행동이란 관찰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꼭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 만약 내 하루가 카메라에 찍힌다면 그 카메라에 담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다음과 같은 것들은 행동이 될 수 없다.
대신 이렇게 수정할 수 있다.
여기에 빈도를 더하면 더욱 좋다. 빈도가 잦을 수록 실천 가능성이 올라간다. 예를 들면 '일주일에 세 번 운동하기'보다 '이틀에 한 번 운동하기'가 좋다. 만약 잦은 빈도로 계획을 세웠을 때 버겁게 느껴진다면 더 작은 행동으로 만들던가 빈도를 줄여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운동하기' 혹은 '이틀에 한 번 줄넘기 10개씩 하기'로 수정할 수 있다. 이제 앞에서 계획한 행동들을 좀 더 구체적인 루틴으로 만들어보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상상할 때만 잠시 기분이 좋아지고 치워지는 계획이어서는 안된다. 바로 오늘부터 실행할 수 있을 만큼 쉬워야 한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지 의지와 동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습관을 만드는데 걸림돌이 되는 환경은 피해야 하고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사는 집 혹은 방을 다시 정리할 수도 있고, 아예 집을 떠나 다른 환경을 찾아갈 수도 있다. 계획을 지키는 데 수없이 실패해본 사람으로서 조언하건데, 환경을 만들었다면 그 환경에서는 꼭 루틴을 지키도록 하자. 바뀐 환경에서도 루틴을 어그러트린다면 다시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수고를 해야한다. 환경을 만드는 예는 다음과 같다.
얼핏 보면 앞에서 적은 습관 목록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습관 목록이 조금 더 구체적이고 환경은 습관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환경 목록에 적은 것이 습관 목록으로 옮겨가야 하진 않는지 한번 점검해보자.
이런 단계로 친구와 함께 새해 계획을 세웠고, 나의 새해 계획은 이렇다.
참고로 휴대폰 감옥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휴대폰 잠금 상자'를 검색해서 나오는 이 상품을 샀다.
J 이지만 너무 완벽주의자라서 시작하기 어려워하는 사람한테도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