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사자처럼에서 주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 DDC2023이 1/28일 코엑스에서 열렸다. 2년 동안 몸 담았던 멋쟁이사자처럼 대학에서 웹 개발을 처음 접하고 이때의 경험으로 인턴도 할 수 있었기에 멋사에서 주최하는 컨퍼런스는 꼭 참가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개발 문화와 개발 전반에 대한 인사이트, 그리고 마음가짐에 대한 다른 개발자 분들의 경험과 생각을 듣고자 부푼 마음을 안고 코엑스로 향했다.
Develop Today, Design Your Tomorrow
생각보다 큰 규모 + 컨퍼런스룸을 꽉 채운 인파에 굉장히 놀랐다. 오프라인 컨퍼런스는 처음이었기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귀중한 주말에 시간을 내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하는구나라는 사실에 가슴이 웅장해졌다…
멋쟁이사자처럼 대학 해커톤 때도 인트로를 맡아주셨던 이두희 씨가 이번에도 인트로를 맡아주셨다. 내적 친밀감이 굉장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컨퍼런스는 정말 준비를 많이 했구나’ 라는게 여실히 드러난 컨퍼런스였다. 보통 개발 컨퍼런스는 개발 지식을 나누고 개발자분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문제에 당도했고, 앞으로는 어떤 흐름이 있을 것이다 라는 식의 발표가 진행되는데, 이번 DDC는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그들의 커리어에서의 과정과 해프닝, 고민과 성장을 중점으로 발표가 진행되었다.
마음에 와닿았던 발표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무신사에서 재직 중이신 it 업계 9년차 이원지 님의 발표가 첫 번째 순서로 진행되었다.
인턴을 진행하면서도, 공부를 하면서도 그놈의 ‘조바심’ 때문에 멘탈이 흔들렸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나는 왜 이걸 못하지?’, ‘저 친구는 어떻게 저렇게 잘하지?’ 라는 물음표들이 한 번 생기기 시작하면 머릿 속을 가득 채웠었다. 그럴 때마다 명상록도 읽고, 실력과 경쟁력을 쌓는 데 집중하며 해소 해왔다.
9년차이신 원지님도 조바심을 느끼신다는 발표에 크게 공감하며 동시에 놀랐다. 어느 정도 궤도에 안착하면 안정적일거라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원지 님도 ‘내가 뉴비들보다 잘하는 걸까?’, ‘회사에 어떤 부분을 기여할 수 있지?’, ‘성과를 내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네’ 와 같은 고민들을 하며 불안해하셨다고 한다. 대기업에서 그 당시 스타트업인 3년 전 무신사로 이직하고, 넓은 스펙트럼의 일을 처리하시면서 회사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는게 맞는지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일 증명하기
좁고 딥한 분야에서 여러 분야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에서 타 부서와의 소통이 잦아졌기에 팀 외부와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한 방법을 고심한다. 또한 시장과 고객의 핏에 맞는지 확인하면서 다양한 부서의 일을 이해하고 그 부서 각각의 일 사이의 간극을 메꾸려고 노력한다.
나만의 경쟁력 인지하고 다듬어가기
1) 무슨 문제를 풀지 고민하고 테스트하기
고민이 되는 지점의 문제를 나누어 여러 방법으로 풀어보고 테스트하자.
2) 멘토를 찾자
고민이 깊어갈수록 여러 번의 커피챗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조언도 구했다. 회사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자책하고 있을 때, 커피챗을 통해 이직 제의를 해주신 분들도 계셨다. 그 분들에게 조언도 구하며 고민의 해결실마리를 찾아갔다.
3) ‘팀’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
서비스는 절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굳이? 라고 생각이 드는 일들을 하며 (굳이 해당 부서에 ppt만들어서 설명하기..)업무와 업무 사이 간극을 채워갔다.
마지막 좋은 리더에 대한 고찰은 직책이 아니더라도 지금의 나도 충분히 새기며 실천할 수 있을 만하다. 추후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를 맡게 된다면 저런 리더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분은 이미 인상 자체가 초엘리트였다. 커리어 역시 화려했다. 삼성 SDS를 시작으로 카카오, SAP Labs, AWS, 강남언니까지. AWS에서는 그 해 실적이나 리더십이 가장 우수한 사원에게 주는 상도 2회 수상하셨다고 한다. 이런 분도 고민과 성장통이 있다며 발표를 시작하셨다. 그렇게 물음표가 278개 정도 뜬 발표가 시작되었다.
전기전자공학을 졸업하고 비전공자로서 삼성 SDS라는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첫 1년 간은 사수/부사수의 도제제도로 업무를 1대1로 코칭해줄 수 있는 사수가 있다는게 굉장히 든든했다. 또한 명확한 업무 프로세스 & 범위가 주어져 비전공자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정확한 인지가 가능해 잘 맞았다. 그때 귀가 닳도록 들은 말이 ‘첫 2년에 배운 걸로 평생 써먹는다’ 였다. 2년이 지난 후, 다른 여러 시도들을 해보며 업무의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한 번의 장애나 오류로 그 년도는 하위고과를 받게 되었고, 정해진 틀 안에서만 업무를 진행하는데 지쳤다.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대기업에서 6년 근무하다 정말 어느 곳이라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져 이직하게 되었다.
⇒ 3년 이상 부터는 무엇을 더 배울 수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도 없어 성장이 멈춘 것 같았다.
독일계 회사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이다. 카카오에서 한 달 동안 근무하다 외국계에 대한 환상도 있어 이 곳으로 오게 되었다. 메이저가 아닌 데이터베이스를 만들다 보니 메인스트림에서 쓰지 않는 언어와 시스템을 근무하며 장시간 사용하게 되었다. 빠르게 변하는 it 업계에서 오라클밖에 없던 시장은 어느새 Mysql도 나오고 접해보지 못한 신기술들이 급부상하고 있었다.
도태될 거 같다는 불안감을 느껴 퇴근 후, AWS로 이직하기 전까지 1년 동안 3시 전에는 자지 않으면서 Mysql과 같은 신기술을 이용한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공부와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힘들었지만, 나만의 것을 하다보니 다시 흥미를 느꼈고, 주변 분의 추천으로 AWS로 이직하게 되었다.
⇒ 메인스트림에서 사용하지 않는 기술을 장시간 사용하다보니 도태될 거라는 불안감이 엄습. 퇴근 후 새벽까지 사이드 플젝을 통해 최신 기술 연마.
높은 수준의 직원, 자유로운 분위기, 외국계 회사 등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회사였고, 메인스트림 기술을 빠르게 시도해볼 수 있었다. 마의 2년차가 되니, 해당 서비스를 고객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컨설팅, 솔루션 쪽보다는 서비스를 제작하는 쪽을 하고 싶어 강남언니로 이직하게 되었다.
강남언니는 스타트업이기에 자유로운 분위기이고, 무엇보다 ‘목적’조직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어떤 기술을 도입한다고 하면 같은 팀이 다 스스로 공부를 하고, task의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뽑아낸다. 물론 스타트업이기에 해왔던 데이터베이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판단, 결정도 빠른 분위기에 녹아들고 있는 중이다.
동균님은 고민과 성장통을 겪은 에피소드를 말씀하실 때마다 정체성-실현-환경에 대한 지표를 보여주셨다.
현실에 안주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 땐 과감하게 선택을 실행해 옮긴 동균님에게 무한한 리스펙을 보낸다. 직접 성장통을 겪으시며 세운 체계를 공유해주셔서 이를 실천해보고, 체크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코딩베이스캠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여기서 만든 js 기초 100제 무료 pdf로 js 문법 연습도 해봐서 양질의 무료 콘텐츠들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위니브 대표님께서는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 주니어, 시니어, 대표로써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을 질문들을 발표 내내 해주시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셨다.
‘내가 있어야 할 곳,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염두에 두자.
아낌없이 자신의 시간을 내주는 사람이 결국 성장하고, 다같이 성장하게 되는 원동력이다.
내가 개발문화를 좋아하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나누는 것이 얻는 것이고, 결국 모두를 위한 것이 되는. 스스로에게 해보지 못한 질문들을 해봄으로써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여러 사고들을 시작하게 해주신 호준 님께 감사드린다.!
패널 토크에서는 feconf에서 ‘내 import문이 그렇게 이상했나요?’ 영상으로 내적친밀감 생겨버린 토스 프론트 리드 박서진님과 마이루틴 앱 CTO 김민식, 개발자 이력서 구글에 치면 가장 상단에 뜨는 이력서의 주인공 강남언니 정원희님이 참여해주셨다.
공통적으로 시니어로 사내 문화나 문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고민하고, 여러 시도를 하신다.
실패해봤다는 거는 결국 성장하려고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는 거다.
내가 진정으로 남을 도와주고 있나
앞선 발표에서와 일맥상통한 내용으로 이 두 주제를 강조하셨다. 특히 패널토크에서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달려오신 네 분의 실패담과 얻은 통찰을 공유해주셨다.
나의 첫 오프라인 컨퍼런스. 너무 좋았다.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코엑스에 한가득 모여 발표를 듣는데 그들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인간은 어차피 평생을 불안해하고 고민하니, 내가 지금 옳다고 믿는 대로 나아가자! 라는 나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대학 졸업도 하지 않았지만, 앞선 멘토들의 썰(?)들을 들으니 마음 속에 있는 고민들이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이 업계에서 서로 나누고, 성장하며,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사람이 롱런할 수 있는 것 같다.
삐약이는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폭넓은 고민들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치킨 포기한 내 25000원. 하나도 안 아까워!!!!!!!!!
끝으로 DDC2023 기획하고, 멋지게 진행해주신 멋쟁이사자처럼 관계자 분들 진짜 고생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