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7월부터 12월 까지에 대한 회고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저처럼 취업 등으로 인해 새로운 환경에 놓여 뒤숭생숭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2년 반동안 대학교를 다니며 기숙사에서만 지냈었고, 처음으로 회사에 다니고 자취를 하며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적응하였습니다.
처음으로 느꼈던 건 물리적인 관계의 변화였습니다. 학교나 동아리에서 알고지냈던 친구와 후배들은 여태까지는 그냥 당연하게 자주 만났었지만 환경이 바뀌며 연락이 있어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반기는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적응하는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있을 물리적인 관계(회사 동료 등)에도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지면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
를 생각해볼 필요를 느꼈습니다.
대학생에서 직장인이 되며 소속된 사회의 변화도 느꼈습니다. 학교를 다닐 땐 몰랐지만, 학교라는 울타리안에 있다는 표현이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되었습니다. 학교 속에 있기에 해야하는 일들(수업 등)이 있고, 선택해야하는 선택지도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는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었지만, 그에 따른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자취로 예를 들자면, 어디서 자취할 건지 어떠한 방식으로 계약을 할건지, 인터넷 요금제는 무엇을 쓸건지 등등.. (요금제 호구 당한 게 아직도 억울합니다 ㅠ) 아직까지는 모르는 게 많고 버겁긴 하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있고 나아가 정해지지 않은, 나에게 잘 맞는 선택들을 할 수 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변하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사실 취업을 하기 전에는 취업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여태까지 얽매였던 것들에서 벗어나, 내가 하고싶은 것들을 해볼 수 있겠구나 싶었지만 기대대로 되진 않았습니다. 이러한 기대를 이루기 위해선 환경이 아니라 마인드가 변해야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얽매이고 있던 것들에 대해선 내 영역이 아닌 것들에 대해선 신경을 줄이려고 하고있고,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선 무엇을 하고 싶은지 혹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스스로 어떻게 느끼는지 많이 생각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6개월간 회사생활과 여가생활에 대해서 적어보았습니다.
처음 입사를 했을 땐, 기대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큰 조직에서 내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고 온 힘을 다해서 잘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퀄리티는 좋았지만, 스트레스나 피로가 너무 심했습니다. 반대로 실제 프로젝트에 들어가선,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소극적이 되었습니다. 요즘에 그리고 앞으로는 너무 적극적이지도 소극적이지도 않은 균형있도록 일하려고 합니다. 또한 팀에 조금씩 도움이 되고 있고, 도메인과 기술을 점차 이해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으며 팀 내 올해 목표를 어떻게 이룰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처음에는 팀원분들과 어떻게 지내야할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고민과 걱정이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여러 지원자들 속에서 나를 뽑아준 팀원들이기에 나를 믿고있다는 걸 느꼈고, 나답게 자연스럽게 지내고자 하고 있습니다.
여가 생활로는 운동, 게임, 독서를 하고 있습니다. 운동은 체력도 늘고 자세에도 큰 도움이 되었고, 잡생각을 비우고 감각에만 집중하는 것도 훈련?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여태까지 경계하고 있던 것이었는데 (너무 많이 할까봐...) 의외로 건강해지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저녁 시간대에 게임을 하기 위해서 집안일을 빠르게 해결하게 되었고 게임할 생각에 의욕도 나고 일에 대한 컨텍스트를 줄여주고 있습니다. 독서는 이전에 비해 취업 후에는 많이 안하는 것 같아 독서 모임을 나가며 다시 물꼬를 틀었습니다. 12월에는 4권이나 읽어 뿌듯했고, 많이 읽자보다는 매일 읽고 고민해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는 목표를 세울 지 고민을 해봤는데, 명확한 결론을 찾지 못했습니다.
피상적으로나마 세워본 건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 보다 감각적으로 느껴는 것
에 집중해보자는 것입니다. 여태까진 감각보다는 생각(혹은 고민)에 집중하며 살아왔었는데, 그러다보니 놓치는 것들이 있고 스스로에 무관심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생각이라는 수단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감각과의 균형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딱딱한 이야기만 한 것 같아, 감성적인 말들을 더해보자면..
최근에 읽었던 책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이 인상 깊었습니다.
훌륭한 코끼리가 되었으니 이제 훌륭한 코뿔소가 되는 일만 남았군그래
이는 코끼리 무리에서 지내던 코뿔소 노든에게, 지혜로운 코끼리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하며 정든 코끼리 무리를 떠나도록 설득할 때 나온 말인데요. 비슷하게, 훌륭한 대학생은 되었으니 훌륭한 직장인이 되는 일만 남지않을까 합니다 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