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의 절반이 벌써 3주나 지났다. 지금까지는 모두 1년 단위로 돌아보기 글을 썼지만 올해는 최소 반기마다, 혹은 더 자주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쓸 것 같다(블로그 쓰기 스터디 중인 건 비밀).
불과 반 년 사이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눈에 띄는 성과도 여럿 있었기에 나름대로 성공의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는 처음과 끝이 교차하는 시점이었다. 그 이야기들을 해보려 한다.
1년 반 휴학을 했기 때문에 엇학기로 학교를 다녔고, 2026년 8월 졸업 예정이다. 그동안 꼬인 학사 일정 때문에 많은 불편함과 불이익을 겪어왔는데, 이번에야말로 졸업 예정자 신분으로 취업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스스로 내친 자유를 되찾았다.
요즘은 워낙 취업문이 좁고 지원자들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상반기는 마음을 내려놓고 내가 취업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파악하기로 마음 먹었다.
1월 중순부터 올라오는 신입 채용 공고에 지원했다. 금융권이나 대기업을 주로 지원했고, 몇몇 서비스 기업도 지원했다. 채용 공고를 많이 접하다 보니 지금까지는 보이지 않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길을 걷다가도 공고에서 봤던 회사를 만나면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저기서 일하면 어떤 느낌일까?를 계속 상상하게 됐다.
1월 말에 처음으로 지원한 대기업에서 서류를 합격하고 나서는 괜한 기대감이 들었다가 이내 적성+코테에서 첫 번째 탈락을 맛보았다.
또, 한 번은 금융 기업 서류에 합격하고 나서 1초 차이로 코테 화면에 늦게 접속해서 아예 시험도 못 보고 떨어지기도 했다. (이건 맞을 짓이다)
그래도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서류 탈락이든 코테 탈락이든 메일을 받았을 때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번 시즌에 반드시 취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들어온 것도 아니었고, 내가 못해서 떨어졌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취업은 운 요소가 많이 작용하기도 하고, 언젠간 나랑 잘 맞는 기업을 찾게 될 거라 확신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아무래도 자기소개서였다. 지금까지 부트캠프나 개발 캠프 등 여러 활동을 해왔지만 경험을 잘 정리하는 것과 인사담당자가 원하는 자기소개서의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부터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경험을 나열해 보고, 어떤 키워드를 어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본격적인 취업 준비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성과를 얻었다. 처음 목표로 했던 전투력 측정으로는 충분했다.
상반기에 주요 기업들 위주로 17곳에 지원하여 6개의 기업에 서류 합격했고, 그 중 두 곳은 면접까지 가게 되었다. 아직 취준 경험이 부족한 상태고, 충분히 경쟁력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학점과 어학 성적이 바탕이 되어서 그런지 금융권에서 괜찮은 합격률을 보였다.
그래서 면접은 어떻게 되었냐고 물으신다면? 뒤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2년 전 우아한테크코스라는 야생에서 한 해를 보냈다. 그곳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을 처음으로 제대로 학습했고, 많은 개발자 인연들도 만날 수 있었다. 정해진 커리큘럼과 일방적인 강의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에 정말 소중했다.
올해 1월에 열렸던 AI/SW 마에스트로 17기(이하 소마) 연수생으로 지원했고, 올해는 최종 합격했다. 작년 16기에 지원했다가 2차 코테에서 떨어지고 다시 지원한 건데, 운이 좋아서 뽑힌 것 같다.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많이 뽑았기 때문이다. 작년만큼 뽑았다면 올해 됐을 거란 보장을 못 했을 거다.
사실 소마에 지원한 이유는 반반이었다. 하나는 코테를 두 번 보기 때문에 취업 준비로 연습하기에 아주 좋다고 생각했다. 나머지 하나는 만약 합격할 경우, 팀 단위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스타트업에서 아주 소규모로 해야 하는 개발만 해오다 보니 이전에 했던 팀 프로젝트 경험이 그리웠다. 더군다나 지원금도 넉넉히 받기 때문에 해보고 싶은 것들은 다 해볼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렇게, 4월 1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소마 생활을 시작했다.
그 전에 우테코 백엔드 동기들과 미리 연락이 닿아 팀을 빠르게 결성할 수 있었다. 우연히도 팀의 전체적인 방향성이 창업이 아닌 취업이었기 때문에 정말 다행이다 싶었고, 팀 매칭 고민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소마를 시작할 수 있었다. 😊
나머지 팀원 두 명과는 우테코를 함께 했지만 그 당시에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기에 소마를 통해 많이 가까워지고 싶었다.
소마는 팀마다 멘토를 세 분씩 매칭해야 한다. 팀의 방향성과 맞는 멘토님께 연락드리고 매칭되는 과정도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 이런 활동을 지금까지 해보지 않아서 낯설기도 했지만 비즈니스적인 매너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
정기적으로 멘토링을 받으면서는 현업 개발자들의 관점으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좋은 기업에서 7년 이상 경력을 쌓아오신 분들이기에 기술적으로도, 마인드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았다. 나는 취업을 위해 이력서에 기술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필살기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었고, 기술적 탐구 관점에서 결이 맞는 프론트엔드 멘토님과 매칭되어 짧지만 많은 것들을 배웠다.
팀원들과 정기적으로 회의도 하고 같이 밥도 먹으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는 건 늘 재밌는 것 같다. 우리 팀원들은 생각도 깊고, 기술적으로도 뛰어나 배울 점이 많았다.
소마를 시작하면서부터 취준 일정을 병행했다. 주말에는 코테를 보기도 했고, 평일에 면접이 잡히기도 했다.
앞서 면접 두 곳을 갔다고 했었는데, 여기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
나의 첫 번째 기업 면접은 NH투자증권에서 보았다. 그것도 합숙 면접으로 말이다. 1박 2일로 연수원에 가서 여러 면접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금융 관련된 경험이 전혀 없었고, 첫 면접이라 긴장도 많이 해서 기대하지 않았지만 최종 면접까지 갈 수 있었다. 아쉽게도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두 번째 면접은 현대오토에버에서 보았다. 오토에버의 경우에는 코테가 워낙 난이도 있었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았지만 1차, 2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사실 2차 면접도 1차만큼 잘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에 큰 기대가 없었다. 그저 당시에 들어오신 면접관 분들이 나를 좋게 봐주었고, 운도 따랐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취업을 하게 되면 소마 과정을 포기해야 한다. 소마 과정을 포기한다는 건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팀원들, 멘토님들이 있기 때문에 정리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비록 우리 팀은 취업 팀이어서 그라운드 룰에 누군가가 취업하면 박수 쳐 주자는 내용이 있었지만, 정작 내가 그런 상황에 놓이니 미안한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다. 멘토님들께도 공백을 만들게 되어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예상하고 있었으니 괜찮다는 등의 말씀을 해주셔서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
나의 최종 합격 발표일과 같은 날에 다른 팀원 한 명도 최종 합격 소식을 전해서, 3인 팀이 1인 팀이 되었다. 미안한 감정과는 별개로 남게 될 팀원이 앞으로 갈 길을 응원하고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는 것이 마땅하다 생각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어느덧 입사 3주가 지났다. 정신 없이 시간이 굉장히 빨리 지나갔다(벌써 세 번째 주말이라고?).
프론트엔드 개발 직무로 지원했고 합격했지만, 실제로 팀에서 하고 있는 일은 거의 백엔드다. 곧 풀스택 개발자로 직무 변경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공부해온 것들을 제대로 써먹을 기회가 없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언젠간 풀스택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 그 시기가 앞당겨진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백엔드 경험과 지식이 거의 없다 보니 팀 내 멘토님께 OJT를 받으며 2주 정도는 기술 교육을 받았다. 팀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워낙 규모가 크고 어렵다 보니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빠르게 투입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3주 동안 온보딩을 하면서 든 생각을 정리해보면...
엔터프라이즈급 프로젝트는 확실히 다르다. 특히 내가 들어온 프로젝트는 전세계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인 만큼 복잡도와 규모 자체가 지금까지 겪어온 것과는 달랐다. 그만큼 많이 성장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도메인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복잡한 도메인을 시스템으로 풀어나가고, 기존의 코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이해도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충분해도 도메인을 이해하지 못하면 1인분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는 공부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비록 신입으로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AI가 있고 회사도 언제까지나 기다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처럼 공식문서를 읽으며 코드를 직접 따라 치는 것이 머릿속에는 더 오래 남을지 몰라도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것 같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략적인 흐름만 먼저 이해한 뒤(사실 이것도 꽤 높은 이해도가 필요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필요할 때, 혹은 틈틈이 채워야 한다. 여러 방식을 시도해보고 있고, 아직까지는 효과적인 공부법을 정의하지 못했다.
취업했다고 안주하지 않고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게끔 열심히 성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