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부터 2023년 내 고등학교 3학년을 회고하고자 한다.
이 글이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작년에 실패했던 학생회장에 다시 도전했다. 아쉽게도 독감에 걸려 구글 팀즈 화상 미팅 기능으로 연설을 진행했다. 감사하게도 당선될 수 있었다.
학생회 담당 선생님께 군주론이라는 책을 추천받으며 방학 때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지 고민하는 기간을 가졌다.
운 좋게 평소 유튜브를 챙겨보며 존경하던 개발자분과 협업할 기회를 얻었다.
학교에서 연결해 줘서 할 수 있었고, 이 글을 보시는 분은 이용할 수 없는 방법일 테니 따로 방법은 작성하지 않겠다. (현재는 아예 불가능한 방법이니 따로 문의하지 말아주세요.)
그분과 함께 협업하며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작은 부분으로는 변수와 함수의 이름을 짓는 법(...)부터 크게는 컴포넌트를 아름답게 설계하는 방법(!)까지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많은 부분을 배워서 교내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꽤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 뿌듯했다.
혼자 공부해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결과물이라고 확신한다.
PR을 올리고 코드 리뷰를 받으며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기에 학습의 즐거움을 느끼며 더욱더 열심히 했다. (2022년 전체 커밋보다 2023년 1~3월까지의 커밋이 더 많을 정도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어 갈 때쯤 맛있는 식사도 얻어먹고 큰 선물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올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후, 프로젝트 PM 선생님께 오마카세를 얻어먹고 집에 가며 장문의 감사 메시지와 함께 프로젝트를 정리했다.

작년 여름,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에 재학 중이신 존경하는 선배가 신한은행에 최종 합격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을 듣고 6개월 동안 준비했던 공기업을 과감하게 때려 치고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약 8개월 후..

영혼을 갈아 넣은 자소서와 함께 서류합격 소식을 들어볼 수 있었다.
주관적으로 봤을 때, 노력한 양에 비하면 내신성적을 잘 못 받은 것 같아 슬퍼하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안정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매우 바쁜 나날이 이어졌다. 취업 준비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1분 자기소개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다.
매일 1~2시까지 내 경험을 정리하고 1분 자기소개, 내 장단점을 외우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중 인생 처음으로 축제 MC, 장기 자랑 마지막 무대를 뛰게 되었다.
학생회장의 책임과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이런 선택을 한 것 같다.
지금 돌아보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모자이크 안 된 부분이 본인)
이 자리를 빌려 공연 이틀 전에 기획한 무대를 함께해 준 친구들 정말 고마웠다!

신한은행은 특이하게 코테, AI 면접, 화상 면접을 한 번에 진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4월 말~5월 초에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AI 면접 게임을 연습하고, 1분 자기소개를 외우느라 정말 힘들었다. 아직도 N-back 게임은 어렵다.
화상 면접 진행 중 문제가 있어 노트북이 아닌 핸드폰 전화로 면접을 보았다.
(노트북 모니터로 얼굴을 비춘 후 오디오만 휴대폰 스피커폰 통화로 대체됨)
자소서에 운영체제 관련 내용이 있는데 다행히도 내가 아는 부분인 라운드로빈의 동작 방식에 대해 질문 주셔서 무난하게 답변드리고 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같은 학교에 지원한 친구 7명 중 5명이 떨어져서 좀 무서웠다.
다들 나보다 성적이 좋은 친구들이었는데 어떤 기준으로 떨어졌을까 돌아보니 자소서가 좀 크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인 의견)

명동에 있는 신한Expace에 최종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 보기 1주일 전부터 떨려서 잠을 설치고 난리를 친 기억이 난다.
이때쯤부턴 면접 준비보단 마음을 가다듬고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싶은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했다.
이번 면접 순서는 가나다순이어서 홍 씨인 내가 제일 마지막 순서였다. 4:1 면접이었는데 막상 자리에 앉으니, 하나도 긴장이 안 돼서 잘 대답드린 것 같다. 하지만 지원동기나, 은행에 와서 뭘 하고 싶은지 등등의 질문을 받지 못해서 좀 의아했다. 아마 자소서에 다 있기 때문에 질문을 따로 안 주신 게 아닌가 한다.

면접비로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친구들과 바비큐를 먹고 KTX로 귀가했다.
내 인생에서 다신 못할 즐거운 경험이었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었겠지만 일반고를 선택했으면 이정도로 많은 경험을 하며 성장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신한은행 최종면접을 본 후,
남은 기간동안 도저히 뭘 할지 모르겠어서 무작정 원티드에 가입하고 서류를 넣었다.
약 10개 기업에서 서류 합격을 주셨지만,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과제테스트, 코딩테스트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기업에서 서류 합격을 주시는 일도 있었다. 본인이 취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SW마이스터고 3학년이라면, 원티드에서 현장실습이 가능한 기업들을 찾아 지원해보는걸 적극 추천한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월 말에 최종면접 결과가 나오면 추가로 포스팅하러 오겠습니다 😁

합격 했습니다!
이제 보고 싶었던 애니,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먹으며 행복한 여생을 보내겠습니다 🫡
도와주신 분들, 함께 기뻐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
신한은행 개발자 홍지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