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시즘은, 한국대학생IT경영학회이다. 대한민국 유일의 IT 및 경영 융합 어쩌고 아무튼, IT프로덕트를 기획/디자인/개발하는 연합동아리, 대학생 학회이다.
복학 후 학교만 열심히 다니고 플젝, 포폴따위는 미뤄두고 있었다. 개발 플젝을 경험하고 싶어서 학교에서 진행하는 창의학기제를 신청했는데, 당연히 붙을거라 생각했는데 선발이 되지 않았고 완벽했던 3-2학기 계획이 박살 나 버렸다.
학교다니며 동아리같은건 해보지도 않았고 할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3학년이나 먹고 개발 경험 하나 없던 나기에, 급하게 교내동아리, IT 연합동아리, 학회 등을 찾아보다 큐시즘을 접하게 되었다. 탄탄한 커리큘럼, 28기라는 역사깊은(?) 학회, 좋은 후기들과 프로젝트들에 반해 지원하게 되었고, 처음으로 꼭 붙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1년간 28기 프론트엔드, 29기 백엔드 및 교육기획팀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사진은 29기 커리큘럼이다. 28기에 비해 2주정도 늘어났는데, 큰 틀은 비슷하다.
나는 28기를 지원할 때 팀 프로젝트 경험이 없었다. 큐시즘에서는 3달 남짓한 시간동안 기업프로젝트와 밋업데이라는 두 개의 큰 프로젝트를, 타 파트와 협업하며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1년동안 실력좋고 일잘하는 기획/디자이너들과 협업하다가 컴공4명이서 캡스톤하려니 정말 빡쎘다.
기업프로젝트에서는 실제 기업에서 제공한 과제를 수행하며, 실무자의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밋업데이는 큐시즘의 최종 데모데이로, 약 2달간 기획/디자인/개발파트가 협업하여 하나의 프로덕트를 완성하여 발표하는 날이다.
약간 큐시즘 홍보글처럼 흘러가는 것 같은데, 글의 본질은 개발파트로서의 회고이기 때문에 회고를 해 보도록 하자.
나는 28기에 팀 프로젝트 경험이 없었다. OT와 함께 바로 기업프로젝트가 시작되기에 많이 걱정하고 있었다.
실전 협업에 뛰어들 때 팀한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다, Git Flow
전략을 유튜브에서 발견하고 신기해서 카톡방에 공유했었는데 나만 뺴고 다들 알고있었다. 사실 나만 뺴고 전부 팀 프로젝트 경험도 많고 고수들이었다. 이것도 모르는데 나 어떻게 들어왔지 싶었다.
아무튼 그랬었는데, 28기와 29기를 거치며 수많은 회의, 밤샘, 작업을 거치며 협업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어느정도 경험이 쌓인 29기엔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을 조금 했던 것 같다.
내가 취한 방법은 팀원들끼리 가까워지기였다. 같은 파트끼리, 또는 다른 파트끼리 사소한 것 하나하나 공유하고 소통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었고 그것을 위해서 스몰톡을 나누거나 같이 밥을 먹었다.
나는 이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누군가와 협업을 하더라도 이 방식을 택할 것 같다. 아직까진 대화를 꺼리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질문하거나 알려주는 것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난 이것이 큐시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큐시즘은 약 3달 남짓한 기간동안 진행된다. 그 사이에 두 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밋업데이에는 개발 기간이 한 달 정도 주어진다.
짧은 기업프로젝트이후 밋업데이로 이어지는 흐름은 밋업데이를 완성도 있게 준비하기 좋은 순서이다.
기업프로젝트에서 개발 프로젝트의 감을 잡는다. 나는 항상 언더독의 입장에서 나보다 잘하는 팀원과 함께 했다. 무한 질문 폭탄을 던지며 잘하는 팀원의 실력과 기술과 노하우를 알아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만약 도입하고싶은 기술이나 방법이 있으면 미리 구상하였다가, 밋업데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밋업데이는 약 두 달 정도 기간이 있고, 실제 개발 기간은 약 한 달 남짓이다. 개발에 들어가기 전 팀원과 논의하여 기술스택/아키텍처/배포전략/컨벤션 등을 정할 수 있다. 나는 이 과정에서 해보고 싶은 것을 여러가지 시도할 수 있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28기로 활동할 때는 (FE에서의)카카오 소셜 로그인, 카카오톡 메세지 전송 API, lint 등 컨벤션, 디자인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었다.
29기로 활동할 때는 (BE에서의)카카오 소셜 로그인, FCM, 환경변수 관리, 인프라 구축, Spring Security는 포기 등 내가 하고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팀원과 깊게 논의하기도 하고, 다른 학회원들에게 물어보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하는 과정들이 정말 재미있었다. 랩업데이 때 6명정도 모여서 AccessToken
과 RefreshToken
에 대해 깊게 이야기를 나누었던 순간은 정말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다.
다만 한 달이라는 기간은 개발 초보인 내가 완성도 있는 무언가를 만들기에는 조금 부족한 시간이다. 언제나 아쉬웠던 점은 개발 막바지에는 기능 구현 및 완성에 급급하여 깊게 생각하지 않고 코드를 작성한다는 것이었다.
특정 코드를 작성할 때, 어떤 기술을 도입할 때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팀원에게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깨닫고 있다. 다만 28기와 29기로 활동한 나는 그러한 과정이 상당히 부족했다. 게다가 나는 스프링 프레임워크를 사용한 기간이 길지 않으므로 더욱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는다.
밋업데이의 개발 기간이 충분하지 않아서인지, 내 노력이 부족해서인지, 바쁘다는 핑계로 생각을 미뤄둔 탓인지는 파헤치지 않기로 했다.
두 기수의 큐시즘과 두 번의 밋업데이를 마친 지금의 나는 세 가지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
앞으로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개발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남들 다 하는, 완성하기 위한, 쉽고 자료가 많은 개발을 해 왔고 충분한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기회로 28기 밋업팀과 서비스를 이어나가게 되었고, 더이상 시간에 쫓기지 않는 나는 큐시즘에서 이루지 못했던 왜?를 항상 달고 다니는 깊은 개발을 해 보려고 한다.
개발파트 회고 외에, 두 기수동안 큐시즘을 하며 느낀점을 말해보자. 지금 보니 글의 순서가 완전 뒤죽박죽개죽이지만.
학교안에서 친구들하고 다닐 땐 몰랐는데, 처음 큐시즘 활동을 할 때 느낀 생각은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였다.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프로젝트나 인턴, 알바, 동아리, 학교 등 여러가지를 병행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다 잘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학교수업만 열심히 듣고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내가 정말 초라했고, 그들을 보며 열심히 살아야겠다라고 수없이 다짐했다.(다짐만 nn번째 하는중)
연합 학회다 ㅏㅣ보니 수도권 대학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무엇보다 그 많은 사람들이 전부 실력좋고 성격좋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같이 프로젝트를 하며 많은 것을 배울 뿐아니라,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모르는게 있으면 물어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큐시즘 최대 장점은 사람들이 너무 좋다. 같이 일할 맛 나고, 개발할 맛 나고, 회의할 맛 나는 사람들만 모아놓은 곳이다.
아 당연히 놀기도 좋고 같이 술 마실 맛도 나는 사람들이다.
페르소나/페인포인트/BM/피벗/플로우차트/와이어프레임/디자인시스템
이게 다 무슨말이냐?
처음엔 피그마도 써 본적 없었던 나인데, 지금은 피그마로 이것저것 만들 수 있고, 기획자들의 외계어 같던 용어들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바쁘게 살아본 적 없는 나인데, 큐시즘을 하면서 바쁘게 살게 되었다. 특히나 굑팀+캡스톤+창의학기제가 겹친 29기엔 느무느무 바빴다.
그땐 큐시즘이 빨리 끝나길 바랬는데, 모든 것이 끝나고 침대에 늘어져 있는 지금의 내가 싫은걸 보아하니 좋은 경험들로 가득 찬 바쁨이었던 것 같다.
본인이 너무 루즈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면, 큐시즘 한 스푼을 선물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더 바쁘게 살아보고 싶다면, 굑팀 한 스푼도 같이.
내가 큐시즘 지원할 때 후기를 엄청 많이 찾아봤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쓴 후기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 글도 예비 큐밀리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까지 길게 후기를 쓸 줄 몰랐는데, 아무래도 큐시즘은 25년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