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안 돼. 정말 제대된 자소서와 이력서를 써야지' 할 때 가장 먼저 정리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자소서는 말 그대로 '자기소개서'이지 않는가. 이력서에도 간단한 자기소개는 필수다.
그 전까지 '내가 누구인지 써라'고 하면 기업의 선호에 맞는 특정 키워드를 몇 개 빠르게 뽑아 나열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급급했다. 그러나 이렇게 쓰고 나면 다시 고민에 빠진다.
'이게 나인가? 면접에서 나는 이런 모습을 면접관에게 보여질까?'
사실 여기까지 고민하는 것도 허황됐다. 서류에서 빈번히 떨어져놓고는 뭘. 하하.
도서관에 앉아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 성격을 적어도 6시간은 고민했다. 꼭 사춘기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나는 누구지? 어떤사람이지?'라는 질문을 하다니 말이다.
요즘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기 위해 흔히 쓰는 주제는 바로 mbti다. 나의 mbti는 INTJ다. 취업시장에 뛰어들면서 계획되로 안되는 일이 많아 최근에는 INTP이 나오지만 상황이 그래서지 난 J형인간이 맞다.
가끔 인스타툰을 보면 INTJ가 무슨 로봇처럼 표현되던데 재밌다(감정이라던지 행동이라던지). 사실 어느 정도 맞기도 하다. 나는 어렸을때 부터 혼자 노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 또래의 감정에 공감도 잘 못했고, 내 시간이 방해받는게 싫었다. 또 그 무엇보다 나는 '왜'라는 이유가 중요했던 것 같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막 쏟아붓는(분노든 슬픔이든) 친구들을 보면 너무 부담스럽고, '그렇게 해서 해결되는게 전혀 없는데 차분히 논리적으로 해결해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나는 논리적으로 설득했는데 상대친구가 불같이 내서 너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초3)
또 한 번은 미술시간에 모나리자 그림을 그렸는데 나를 괴롭히던 한 녀석(짝궁)이 갑자기 내 그림에 먹칠을 하는 것이다. 모나리자 한 쪽 얼굴이 검게 변했다. 나는 울었지만, 눈물을 그치자마자 다시 붓을 들어 최대한 그 부위를 배경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후에 다른 친구들이 '어느 부분에 먹칠을 했다는 거야..? 오히려 그림이 이전보다 더 낫다'라는 평을 받았다. 나는 그때부터 ' 감정적을 쏟아내고 바뀌는 건 없고, 바꿀 수 있는건 내 행동과 말이다.'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초4)
이런 내가 흔히 말하는 사회화가 된 것은 초6인데, 지금도 내게 소중한 친구인 한 녀석이 나를 많이 도와줬다. 발이 넓고 친화적은 그 친구 덕분에 주변과 어울리기도 쉬웠다. 그때쯤은 내 주변에 전혀 친구가 없었는데 그 녀석이 참 많이 나를 끌고 다니며 이리저리 연결을 시켜줬다.
마지막으로 초6때 텍스트본으로 된 소설, 중1때 '조아라'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웹소설을 접했다. 여기서 많이 감정적으로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글로 상황과 서로간의 입장, 생각에 대해 자세히 써져 있었기 때문에 '왜'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알게 되었다. 지금이야 상황이 주어지면 '이래서 그랬겠다.'라는 연결이 되지만 그 당시에는 '왜'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 왜 저런 행동을 하고, 저런 행동을 숨기고, 미워하고 사랑하는지, 애증하는지 등등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래서 나는 웹소설로 감정과 상황을 해석하는 능력을 길렀다. 소설만큼 다양한 상황과 사람을 접할 수는 없지 않은 만큼 감정에 능숙해졌다.
나는 왜, 어떻게를 항상 궁금해하는 사람이다.
나는 꽤나 예민한 성격이다. 선호가 분명하다거나 까다롭다는게 아니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 변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소리가 시끄러우면 굉장히 날이 서게 되고,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는게 쉽지 않다.
그리고 재미없는 사람이다. 사람관의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썸을 탈때도 그 설렘을 불안감으로 느끼게 된다. 그런 아슬아슬한 감정은 불편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사전에 좀 차단을 하기도 한다. 친구와의 다툼이 될 만한 것도 잘하지 않으니 뭔가 삶에 재밌는 일이 많이 없다. 대신 평안하다.
또 오타쿠 기질도 많다. 2차창작물을 아는가? 나는 2차창작에 푹 빠지진지 10년이 넘었다. 내가 좋아하는 창작물을 보고 난 후, 모조리 2차창작물을 열심히 보고 읽는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에 대한 해석을 내리고 세계관을 추가해서 내 상상의 세계를 만든다. 이것은 현재진행형이다. 나는 새로운 해석을 추가하고 확장해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끝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모아두는 것을 좋아한다. 정보를 의무적으로 탐색하기 보다는 지나치다가 본 흥미로운 게 있으면 거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 들고 '이 정도면 이게 뭔지 알았다' 싶으면 정보수집을 종료한다. 그래서 잡학다식이 되었다. 단, 넓고 얇게.
달러환율이 오르는 것을 보고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게 부담스러워져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투자하지하면서 어제 알게 된 것이 외화RP다.
'어떻게?'를 고민하다보면 새로운 정보를 자연스럽게 얻게 되서 이것저것 지식이 많다.
동기부여라. 사실 나는 퐈이팅이 넘치는 사람은 아니다. 위험이 큰 도전도 좋아하지 않는다.
내게 동기부여는 안정적인 심리인 것 같다. 혹자는 위기에서, 벼랑에서 할 때 잘하게 된다고 하지만 나는 마감일이 가까워지거나 불안한 상황에서는 능력발휘를 하지 못하다. 속된 말로 쪼끌아든다.
그래서 좋은 사람들 곁에서 좋은 관계를 맺고 있을때 가장 힘차고 가장 도전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학창시절(중,고딩)에는 아주 맘이 편했다. 주변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고, 커리큘럼은 정해져있고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그 속에서 공부, 동아리활동, 대회 수상 등 작고 많은 도전이 있었다.
아 그리고 '너 이거 못하지?'라고 할 때 오기가 생겨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건 잠깐이지 내가 재미없어하는 분야면 '그래 나 못한다.'라고 gg를 한다.
나는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이 남으면 무엇인지 해본다. 손글씨 쓰기, 뜨개질하기, 자격증공부하기, 그림그리기, 영어공부하기 등등이 있다. 혼자 사부작 사부작하는 걸 좋아한다.
아 그리고 좋아하는 건 앞서서 이야기 한 것 중에 하나인 독서. 사실 독서라하기엔 민망한데 80%로는 웹소설이다. 나머지는 사회,인문학책이다. 웹소설은 도파민을 뿜뿜하게 하는 로맨스판타지를 좋아한다. 사회/인문학 책은 치 사회를 인간을 분석하고 관찰해서 적어둔 걸 읽는 것이라 이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명확하게 알게 되는 것이라 재밌다.
흠 위의 두 문단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새로운 것'이지 않을까?
또 나를 보살피고 관리하는 걸 좋아한다. 주 3회 수영을 한다. 또 주 2회는 1시간 정도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잘 때는 명상을 하는데 일명 해파리 수면법으로 불린다. 폼롤러로 매일 아침 몸을 풀고 괄사를 쥐고 머리를 문지른다(근육마사지).그리고 피부관리까지. 나를 깔끔히 외면적으로 관리하고 정신적으로 관리한다. 이건 사실 필요로 인해 시작했지만 이제는 나를 보살피는 시간을 좋아한다.
그리고 부모님과의 시간을 잉여롭게 보내는 것도 좋아한다. 나는 막내딸로 어리광이 많은 편인데 부모님은 그런 나를 참 귀엽게 봐준다. 그래서 아빠가 퇴근하면 티비를 보고 있는 아빠 옆에 착 달라붙어 아빠 머리카락이나 손을 만지작 거린다. 아빠 퇴근 전에는 엄마 옆에 붙어있는데 엄마의 귀여운 뱃살을 만지며 그 위에 놉는게 나의 행복이다.
책임을 지지 않는 것, 이건 의무에 대한 이야기도 하다. 권리만 찾고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을 싫어한다.
재미없는걸 계속 하는 것. 사실 대학원을 가는게 심리적으로 편한데 안 간 것은 인공지능이 재미없어서다. 어쩌면 내게는 어쩌면 안정성보다 재미가 위에 있을지도.
또 내가 싫다고 하는 걸 강제로 하게 하는 사람/상황
마지막으로는 꾹꾹 눌러참다가 갑자기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사람/상황
다른 말로는 통제가 안되는, 예측이 안되는 사람/상황
다정함을 실천하기! 사실 오래되지는 않았는데 꾸준히 하고 있다. 정말 사소한데 인사(감사/사과) 한 번 더 하고, 고마움을 표현하고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 등 이다. 삶을 살아가는데 그 한 번을 다정함이 참 고맙고 따뜻하다고 느낀 후로 먼저 한 번 손을 내미는 것을 실천한다.
그 외에는 앞서 말한 자기관리, 독서가 있다.
지금 내가 이뤄 내고 싶은 것은 취업이다. 더 넓게 말하자면 자아실현이지 않을까? 혼자서 공부하고 스터디를 하다보면 내가 작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나는 이 사회에서 쓸모없는 존재구나를 가끔 느낀다. 그러니 지금 내가 정말 해결해보고 싶은 하나의 문제는 바로 나의 자아실현이다. 내가 나로서 떳떳할 수 있게 취뽀가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