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218_Pre-Course 회고

김재헌·2021년 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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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 1차 제출에 합격했다. 4주 동안 늘 열심히 하자고 생각은 했지만, 생각만큼 나의 몸과 머리가 따라주지 않았던 것 같다. 처음으로 생소한 언어를 배우려고 하니 뜻대로 되지 않고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 7시까지 앉아 있어도 그날 끝내지 못해 1시까지는 앉아서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다 못한 과제를 주말에 하려고 계획을 하면 항상 여자친구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계속 밀리고 또 밀리기만 했었다. 아니 과제가 밀린 게 아니라 내가 미룬 게 맞겠다. 그래도 평일에, 정규 시간엔 내가 정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었고 나름 그렇게 해왔다. 나는 원래 인내심이 부족해서 모르는 게 있으면 구글을 켜서 찾아보고 내가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이런 부족한 인내심이 이번 코딩 공부를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찾아보고 '아~ 이거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다. 아직 기록을 어떻게 작성해야 효율적이고 미래의 내가 알아볼 수 있을지 미숙하고 서툴지만, 점차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

나는 무언가를 딱 결심하고 해본 적이 없었다. 공부도 그렇고 취미생활도 그렇고 모든 것에 욕심이 별로 없었다. 학생 땐 그냥 게임이 좋아서 하루종일 게임만 했고 대학에선 그냥 군대 갔다가 반강제로(영어로만 수업하는 과에 진학했었다.) 유학도 가보고 과가 적성에 안 맞아 건축공학과로 전과도 했었다. 이런 모든 결정이 내가 꼭 이걸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그냥 흘러가는 데로 살았고 이렇다 할 결정을 해 본 적이 없다. 이렇게 쓰고 나니 코드스테이츠에 들어와 9시간, 10시간을 앉아서 공부하는 나 자신이 믿기지 않는다. 페어 프로그램을 할 때 페어에게 '10분만 쉬고 하죠'라는 말을 들었을 땐 깜짝 놀랐었다. 시계를 보면 2~3시간은 훌쩍 지나 있었다. 내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이렇게 집중해본 적이 있을까?

이게 맞는 말인진 모르겠지만 나는 재밌는 걸 하고 싶었다. 재밌는 걸 찾지 못해 여태까지 방황했었고(게임은 재능이 너무 없다.) 드디어 내가 재밌게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하던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해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에게서 가능성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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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되려고 맥북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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