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에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시기도 그렇고, 규모도 그렇고, 주제도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개발했던 “산뜻”을 가지고 나가기에 딱 적당해 보였다.
그런데 신청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신청서를 역대급으로 짧게 썼다. 대신 시연 영상을 첨부해 보냈다. 시연 영상 덕분인지 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우리는 발표 자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이전 교내 AI 공모전과 달리, 확실하게 “RSS 솔루션”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여기에 “분리 효과”라는 키워드도 추가했다.
남은 문제는 나의 발표였다. 교내 AI 공모전에서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특히 더 철저히 준비했다. 발표 영상을 찍어 보며 스스로 돌려보고, 팀원들 앞에서 발표하며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본선 날, 우리는 서울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다. 도착하자마자 스터디 카페를 빌려 발표 연습을 이어갔다. 시간이 되어 본선 장소로 이동했고, 대기실에서 우리의 차례를 기다렸다. 발표 장소에 들어가니 심사위원분들이 5명에서 7명 정도 계셨다. 다들 개발자처럼 보였다.
발표는 연습했던 대로 무사히 마쳤다. 그러나 시연을 하려는 순간, 작동하지 않아 심장이 내려앉을 뻔했다. 원인은 와이파이 문제였다. 심사위원분들이 “시연할 때만 안 되죠?”라며 농담을 던져주셔서 긴장이 조금 풀렸다. 와이파이를 연결한 후 시연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질문 시간이 되자 심사위원들이 기술적으로 깊이 있는 질문을 해 주셨다. 특히 데이터 검증에 관해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느낌이었다. 모든 발표와 질문이 끝난 후 건물 밖으로 나서니 속이 후련했다. 느낌상 장려상 정도 받을 것 같았다.
다음 날, 이메일이 도착했다. 제목은 “장관상에 대한 동의서.hwp”였다. 순간 “1등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 대회에 선배님들도 많이 참가하셨고 메일 내용에 우리를 특정하는 단어가 없었기에 마음을 진정시켰다.
1주일이 지나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주최사에 전화로 문의했다. 결과는 당일이나 다음 날 안내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전화를 한 지 2시간 뒤, “1등”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그리고 우리는 시상식 날, 다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갔다. “소프트웨이브 2024”에서 시상식을 진행했고, 1등 상을 직접 받았다. 그제서야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실감 나며 기쁨이 밀려왔다. 선배님들은 2등을 차지하셨다. 우리가 어떻게 1등을 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시상식 이후 “소프트웨이브”에서 부스를 설치하고, 다른 부스들을 둘러보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정말 값진 경험이었고, 내년에도 꼭 참가하고 싶은 대회였다.
저도 선배보다 더 높은 상을 타본 경험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재환이와 같은 마음으로 의아해했는데 나중에 선배께서는 너희가 이길만 했고, 그만한 이유가 있었으니깐 너희 등수가 더 높았겠지라고 말해주시더라구요.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재환이가 속해있는 Found 팀이 선배들보다 더 잘했으니깐 높은 상을 탔을거에요. 내년에도 1등해서 부소마고를 더 빛내주세요!! 수상 축하해요!!
그리고 아이디어도 짱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