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누군가의 멘토가 되다!

jaeochoiii·2023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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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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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운이 좋게도 2022년 9월부터 대학교와 인천광역시에서 주최하는 학과멘토링에 멘토로 참여하게 되었다. 위드아이 멘토링은 인천시에 위치한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대학교와 직접 연결이 되어 학과 진로탐색을 하는 날짜를 정하게 된다. 그리고 해당 날짜에 시간이 되는 멘토들이 직접 학교로 찾아가 2교시에 걸쳐서 강의를 진행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해당 날짜에 신청을 한다고 해서 다 선발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원하는 학과가 있었고 대학교에서 그것을 조율하는 과정이 꽤 복잡한 것만 같았다. 당연히 인기가 있는 학과들은 잘 선발이 되었지만 비인기 과여서 1년동안 한번도 선발되지 못한 멘토분도 있었다.

과연 내가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 있을까?

멘토를 시작하게 된 후, 강의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었다. 나는 고등학생 때 교사를 꿈꿨었다. 직접 학생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나로 인하여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 직업에 대해 큰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는 것, 어쩌면 막중한 책임감을 지는 것이다. 나로 인하여 한 사람의 선택이 바뀔 수도 있고, 그 선택이 미래에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의 영향으로 학생들이 배워가는 것이 있다면 그 자체로 책임에 대한 값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교사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이번 멘토 활동을 통해서 내가 생각해왔던 책임에 대한 가치를 느껴보고 싶었다.

시간은 한정적이다!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려면 발표자료를 만들어야 했는데 여기서부터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었다. 학생들의 수업시간은 보통 45분정도인데 이 시간 안에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다 전달해줘야 했기 때문이다.

컴퓨터공학과에서 배우는 과목, 컴퓨터공학과에 가기 위해 필요한 것,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면 하는 직업 등, 이 모든 것을 전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또한 분명 아직 진로를 정확히 정하지 않은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관심이 없는 학생들도 있을 것 같아서 내 눈높이에서 설명을 하기 보다는 "내가 만약 학생의 입장이라면 어떤 내용이 유익하고 재밌을까?" 에 초첨을 맞추고자 하였다.

그래서 많은 내용, 특히 코딩과 관련된 언어나 학과 과목에 대한 설명은 학생들이 지루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강의 자료에 포함하지 않고 최대한 학생들이 생활하면서 몸으로 느꼈던 것들을 코딩과목과 연관시켜주며 흥미를 유발하였다.

실제 사용했던 강의 자료들인데 '네 카 라 쿠 배 당 토'가 무엇인지 맞춰보라는 문제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제한적인 조건... 하지만...

위드아이 멘토링은 학생들이 학과와 관련된 체험활동을 통해 흥미를 높이는 것에 큰 초점을 둔다. 그래서 다른 학과 분들은 실습 재료들을 구매해 오셔서 수업을 진행하고는 했다. 하지만 나는... 실제로 실습을 진행하려면 노트북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비쥬얼 스튜디오와 같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만 했다. 다행히 요즘(?) 중,고등학교는 정부에서 노트북을 지원해준다.


'코딩 교육 전면화'... 나는 코딩에 '코'자도 몰랐는데... 부럽다...

하지만 문제는 코딩을 하기 위한 프로그램 설치였다. 설치 과정에만 많은 시간을 써야하기 때문에 최대한 설치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했다. 학생들이 어려워하지 않을만 하면서 흥미를 끌 수 있는 실습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우선 학생들에게 영화에서 해킹하는 장면과 같이 멋있어 보이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cmd창을 이용하여 '마우스 쓰지 않고 명령어를 입력하여 폴더 생성하기' 를 하였다. cd를 이용하여 현재 나의 위치는 어디인지, mkdir을 이용하여 폴더를 생성하는 과정을 학생들과 실습하였다.

두번째 실습으로는 프론트엔드 개발과 연관지어 실습을 하였다. 네이버 화면에서 개발자 도구(F12)를 켜서 글자를 바꿔보기도 하고, 광고배너에 있는 이미지도 수정해보기도 하며 프론트엔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 중간중간 학생들이 우와~ 하면서 신기해 하는 반응을 보니 귀엽기도 하고 뭔가 뿌듯했다.

책임감은 나를 더 긴장하게 하였다

1년이 넘는 기간동안 10개가 넘는 학교 멘토링을 다녔다. 떨리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이겠지만 학교를 하나 두개씩 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

숙제를 하는 학생들, 졸음을 못견디는 학생들, 떠드는 학생들이 어느 학교를 가더라도 존재하였다. 처음에는 자료를 많이 준비해왔기 때문에 속상했지만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하더라도 진로 탐색과 같은 시간은 너무 뻔한 이야기들과 지루한 활동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더 많은 멘토링을 진행할 수록 학생들의 관심사와 연결지어 설명을 해주고 실습도 그런 방향으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대학교의 동아리 활동 이야기, 요즘 IT기업의 회사 문화이야기로 학생들의 주목을 끌고 전문적인 용어를 설명해주는 당근과 채찍을 겸비한 화법으로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멘토링 활동을 하면 잠자는 친구들이나 집중하지 않는 학생들을 찾기 힘들어졌다. 공감의 힘을 이때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컴퓨터공학과 및 개발자라는 직업이 요즘 HOT한 관심사이다 보니 관련 질문도 많아지고 학교 선생님들도 자녀분들의 진학을 위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러면서 새삼 내가 개발자라는 꿈을 갖고 도전하는 모습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수준 높은 개발 질문을 받을 때면 지금의 나를 더욱 자극시켰다.

학생들이 강의가 끝나면 강의평 설문조사를 하게 되어있는데 높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것도 좋지만 관심이 없었지만 이 과목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적힌 것을 받았을 때가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쿠키 (활동 사진)



썸네일 사진 출처: 어반리스트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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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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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4일

멋진 일 하셨네요 ! ㅎㅎ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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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4일

멋집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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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4일

잘 읽고 갑니다 ㅎㅎ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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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우와 너무 멋있어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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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선한 영향력.. 정말 멋있습니다 !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