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현재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사상을 가지고 삶을 영위하는가?

주인공 네명의 이야기를 전개하며 밀란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제목을 보고 처음부터 많은 생각을 갖고 독서를 시작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해석을 해야할까?
그렇지 않다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해석을 해야할까? 작가는 이러한 나의 호기심에 토마스의 인생과 테레자의 인생으로 대답했다.
토마스는 그 누구보다 더 '존재'를 경시했지만 삶의 무거움을 가지던 외과의사였고, 반대로 테레자는 '존재'의 무거움을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토마스는 테레자라는 존재의 무거움을 느끼기 시작하고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존재를 경시하던 토마스는 존재의 중요성을 깨닫고 삶의 당위였던 외과의사라는 직업으로부터 벗어나서 살게 된다. 테레사는 자신이 사랑하는 토마스의 삶의 방식에 슬픔이나 고통을 느끼며 지냈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어느정도 토마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가벼운 인생의 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여진다. 즉 두명 다 서로의 영향을 받아서 존재 또는 삶 (beings) 에 대한 자신의 사고방식의 전이를 경험한다.

Einmal ist keinmal

Once is never. 한번 해낸 것은 의미가 없다.

인생은 한번 뿐이다. 한번뿐인 인생은 의미가 없을까?

Muss es sein? Es muss sein

It must be so. 그래야만 한다.

우연에 '그래야만 한다.' 라는 당위성을 부여하고 필연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과연 옳은가? 또는 옳지 않은가?

토마스는 한번 뿐인 인생에서 '참을 수 없는 가벼움(The unbearable lightness)'인 테레자를 자신의 인생으로부터(of beings) 찾아냈고 영위해 나아간다. 테레자는 '존재의 가벼움(lightness of beings)'을 '견딜 수 없는 (The unbearable)' 사람이었으나, 토마스를 사랑하며 결국 토마스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시작이 다른 두 사람의 도착점이 같아지는 모습에서 조금 감동을 받았다.

마지막 부분에서 토마시와 테레자는 시골로 떠나 행복하게 지내다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며 자신들의 가벼운 존재를 세상으로부터 지워낸다.

다 읽고 난 후 알게 된 사실인데, 밀란 쿤데라는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프라하의 봄에 참여한 작가이며 자국에서 출판 금지를 당하고 그 후 프랑스에서 지냈다고 한다.

어쩌면 밀란 쿤데라는 체코의 아픈 과거를 지켜보고 죽어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인생의 당위성이나 책임감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조금 더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인생의 영위하고 싶다는 자신이 느낀 바를 전달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테레자와 토마스가 작중에서 죽는 것은 그러한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인생은 한번뿐이다. 존재는 가볍다. 지금 당신의 곁에 있는 사람은 내일 사라질 수도 있고, 어쩌면 나 자신이 내일은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래봤자 어차피 가벼운 존재' 라는 문장으로 당신의 삶을 열어갈 것인가? 또는 '가벼운 존재이기 떄문에 비로소' 라는 문장과 함께 나아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