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CODE 한달 후기

이지은·2021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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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code 에 오기전

나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전공이 적성에 잘 맞지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 돈을 공부하는 느낌이었는데 흥미가 없었다. '자본주의의 파수꾼' 이 되어 회계법인으로 출근하는 내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남들 따라서 공무원을 준비하거나 맨날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그런 취업을 위한 취업은 하고 싶지 않았다. 목표에 앞서 목적이 분명한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Aicpa 학원도 다녔다. 나쁘지 않았지만 결국 내가 더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싶은 일을 하고싶었다. 한 번 뿐인 인생.. 남은 20대는 관심 있는 일들에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통번역이나 기자같이 글에 관련된 일이었다. 학교에 다닐적에 영화기자로 잠깐 활동했었는데 영화제에 가는 것도 글 쓰는것도 너무 재미있었다. 운 좋게 책에 내 글을 몇 개 올릴 수 있는 좋은 경험도 했다. 영어를 좋아해서 번역 동아리에도 들어갔었다. 영국으로 유학을 준비했을 때도 저널리즘이나 영문학을 전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이 꿈은 아껴두기로 했다.

그래서 그 다음으로 관심 있었던 코딩을 배워보기로 했다. 대외활동으로 블록체인 관련된 활동에 기획자로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 코딩에 관심이 생겼다. IT쪽에 지식이 전무한 상태로 참여해서 기획을 해도 구현이 가능하기는 한건지 개발자들은 무슨 일을 하는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의 세계가 궁금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소프트웨어 혁명이라는 교양 수업을 들었다. 그때 유명한 개발자들이 와서 강연을 많이 했는데 멋있다고 생각했다. 성장과 태도를 강조하는 문화가 자유롭고 차별 없어 보여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 '좋은 개발자는 공감능력을 가지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뇌리에 박혀 개발자라는 직종에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머리속으로 생각한 서비스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는 것도 멋있었다. 앱 개발이 궁금했고 코딩을 한 번 배워볼까 생각했다.

근데 당시 나는 프로그래밍 기초교양수업에서 주소(url)를 쓰라는 문제에 무슨 주소를 쓰라는거지? 라며 우리집 주소를 적었을 정도로 엄청난 컴맹이었다..

주변에 개발자도 없고 막막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졸업을 한 후에 학원을 알아보다가 부트 캠프라는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됬다. '일단 해보자주의'인 나는 집에서 가까운 위코드에 겁도 없이 덜컥 등록했다.

2. Wecode 시작..

코로나의 여파로 사전 스터디와 첫주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아침 열시까지 학원에 나가서 저녁 아홉시까지 세션, 과제를 끊임없이 하는데 정신없이 하루가 흘러갔다. 회사에 다녀본 적은 없지만 뭔가 회사에 다니는 느낌이었다. 처음에 레플릿이라는 문제들을 풀면서 자바스트립트 기초를 다지는데 사전스터디가 부족한 탓인가 처음에는 괜찮다가 점점 어려워졌다. 나 같은 유리멘탈 종이인형이 버틸 수 있는 과정이 맞는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초반에 세션에서 터미널을 키라고 하는데 터미널이 뭔지조차 몰라서 자괴감이 드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이왕 시작한거 할 수 있는데까지는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프론트와 백앤드 중에 나는 프론트 앤드를 택했다. 자바 스크립트가 조금 더 익숙하기도 했고 백앤드는 뭔가 데이터에 관련된 일이니까 나에게 너무 어렵고 깊은 내용이 아닐까 하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프론트가 쉽다는 건 전혀 아니다..
프론트는 html, css, javascript, react를 배운다. 처음에 html, css를 배울때는 멘붕이 와서 백앤드에 갈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것 저것 알아야 하는 규칙들이 은근히 많고 복잡해서 노가다를 정성껏 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래도 다하고나면 화면에 예쁘게 보여지니까 뿌듯함이 있다. 자바스크립트와 리엑트도 처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용어부터 개념까지 모두 생소했지만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나는 거북이다. 주변엔 성실한 토끼들이 많다.
근데 밖에 나가면 잠도 안자고 달리는 치타들이 만연할 것 같다
근데 그래도 괜찮다. 실력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잠재되어 있는 뭔가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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