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를 여행하는 청소년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밤을 준비하기

JKD1·2020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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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을때에도 제정신은 아니였던듯)

나는 특성화고를 나왔다.
저녁 7시가 되면 버스가 끊기며, 배차 간격이 1시간 반인 그런 시골에 있는 기숙학교

시작하는 글

내가 나온 특성화고는 도립공원 깊숙히 차를 타고 1시간 반 산길을 달리면 나오는 그런 곳이였다.
평생 다시 하지 못할 새로운 경험들을 겪은 만큼 애착이 가는 장소지만, 다시 가라고 한다면...

나는 그런곳에서 3년간 대회와 행사에 뺀질나게 돌아다녔다.
내가 실력이 좋다거나 능력에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였다.

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학업만으로 처리하는것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
나는 어떠한 실무적인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내 진로를 정하고 싶었고
경험이 내 성격과 맞는 형태이길 바랬다, 전문적인 감성팔이 같은거 말고

결과적으로 현재 난 낙동강오리알동동테크를 탓으며 고졸미필청년창업가다.
여러분에게 반면교사를 통한 가르침을 주고자한다.

청소년에게 밤이란 어떤 곳인가.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25697.html

한국에선 집 밖을 나온 이상 청소년의 위치는 위 글에서 나온 가출청소년과 동등해진다.
집을 나오는 순간 소위 불량아라고 하는 분류로 들어가게 되는것이다.
"내일 나갈 해커톤 하나 믿고 전날에 다른 지역에서 출발했는데..."은 통하지 않는다.

청소년 보호법 제26조의 2 제8호

"청소년에 대하여 이성혼숙을 하게 하는 등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영업행위를 하거나 그를 목적으로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6조 (영업시간 및 청소년 출입시간제한 등)

가. 청소년 게임 제공업자, 복합유통게임 제공업자, 인터넷 컴퓨터 게임시설 제공업자의 청소년 출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한다.

청소년 보호법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머시기가 그런것을 어떻게 하겠나.
괜히 범법을 저지르려고 하지는 말자,
그건 학생뿐만 아니라 평온하게 사업하시던 업주에게까지 피해를 끼치게 된다.

학생이 밤에 나왔다고? 그럼 이제 너네도 낙동강오리알동동테크다. ㅋㅋ

이 글의 취지

(이런 정도로 빡세게 생존하라는건 아니다)

내가 처음 대회에 본격적으로 나가기 시작할때쯤엔 부모님과 선생님의 반대가 무서웠었다.
예산은 없지만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잡지도 않은 숙소 이름을 대며 편의점에서 밤을 새며 작업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 글은
여행이나 진로에 관련된 행사를 마주하고 개최지와의 거리나, 예산으로 머뭇거리는 청소년들을 위해서 쓰는 글이다.

청소년이 밤에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곳

대략 이정도로 추려봤다.

  • 맥도날드

  • 24시간 카페

  • 게스트하우스

  • 모텔

  • 호텔

  • 호스텔(아마도 게스트하우스랑은 다르다.)

  • 에어비앤비(설명이 조금 필요함)

대략 이 정도가 청소년이 밤을 안전하게 지낼 수 있으며, 최소한 춥지 않을 수 있는 공간이다.

반대로 안전하지 않은곳은

  • 길바닥
  • 편의점 테라스
  • 모르는 사람의 집

굳이? 적을 필요도 없다. 그냥 어둡고 추우면 다 위험한듯

맥도날드

나는 맥도날드가 좋다.

팬케이크도 좋다.
더블쿼터파운더치즈버거라지세트 도 좋아한다.

  • 맥도날드는 번화가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고, 많은 업장이 24시간 영업이다.
  • 잠을 자기에 편한 공간은 아닌게 확실하다.
  • 하지만 싼 값의 커피아침 혹은 점심을 제공받을 수 있는 좋은 장소인것은 틀림없다.
  • 다음날 아침까지 잠깐동안 대기해야하는 상황이라면, 확실히 좋다.
  • 애플파이가 맛있다. 맥모닝도 좋구 그냥 요즘 약간 하향세지만 난 역시 여기가 좋다.

24시간 카페

https://bamsemi-efb21.firebaseapp.com/
(누가 만든걸까? 카페베네도 추가해주세요)

난 한국에서 정상범주에서 벗어난 수를 가진 장소로 교회, 카페, 술집을 꼽는다.
카페는 전국 어디에나 있고, 카페 하나 없는 시골? 설령 맥심을 타주더라도 하나씩은 있다.
내 모교에서 걸어서 15분거리 마을인 장선리에도 카페가 있다. 풍년다방이라고...

(이게 진짜 있다.)

대학가만 가도 수급가능한 쉴곳

한국에서 대학을 안간 사람은 있어도 못간 사람은 나 말곤 없다.
어느 지방을 내려가든 도시라면 지거국(지방거점국립대)는 하나씩 있고, 내 경험상 그 근처에 24시간 카페 하나쯤은 있다.

혹은, 터미널에 붙어있는 경우도 있었고 개인카페가 24시간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만큼 이동이 편리하고, 예산 1~2만원 내에서 품질좋고 적절한 카페인을 지속적으로 수급받을 수 있다.

장점

  • 대학가 카페는 주로 공부를 하는 공간이다. 새벽이 되면 밤샘 공부족들만 남아 조용하다.
    • 다른 사람들의 공부하는 분위기를 타서 새벽에 공부나 토이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
  • 샌드위치, 허니브레드 등 간식이나 간단한 식사거리를 판다.
  •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있다. 콘센트가 없는 카페? 그런건 카페가 아니다.
  • 맥도날드보다 훨씬 많은 만큼 자신의 이동 계획을 짜는데 유리하다.

(값싼 내 친구 이디야커피)

단점

  • 대학가의 카페는 시험기간만 되면 가득차버린다.
    • 대학생들은 왜 자취도 하면서 카페에서 밤을 새는걸까? 난 고졸이라 모르겠다.
  • 애매하게 추운 카페가 많고, 흡연구역이 있는 경우 담배냄새가 완벽히 차단히 안된다.
  •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 일반적인 중고등학생이 막 들어가기에 부담스러울지도 모른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485846622620120&mediaCodeNo=257>rack=sok

만화 카페는 일반적인 카페가 아니기 때문에 10시 이후엔 출입이 불가하다
(만화카페는 성인의 문화이므로 노출되면 안된다니, 조금 이해가 안되는 편이다.)

카페에서 작업을 위해서 뭘 꺼내든 부끄러워하지 말자, 남들은 신경 안쓴다.

게스트 하우스

게스트 하우스란 여행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값싼 숙소로
다른 여행자들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각 게스트하우스별로 특색이 있으니 찾아가는것도 재미 중 하나다.

게스트하우스하면 도미토리룸

게스트 하우스만의 특징이라면 침대와 락커 하나 덜렁 주고 모르는 사람들과 자는
도미토리의 존재이다.


(북홈이라는 게스트하우스의 6인실, 특이하게도 북카페랑 붙어있다. 취저)

내가 본 도미토리룸은 가격대가 1.5만원~3만원으로 다양했다.
(8000원까지도 보았지만, 너무 싼것만 찾다가 봉변당하기 쉽다.)
사실 개인 샤워실을 꼭 고집하지 않는다면 도미토리룸의 경우가 더 품질 좋은 욕실
좋은 취침환경을 제공하는 편이다.


(운좋게 1박 1.5만원정도에 이용한 한옥 게스트하우스 "장수")
(관광지 게스트하우스는 전날 예약 특가와 비수기를 활용하면 정말 미친듯이 싸다.)

난 내 개인의 경험을 더 쌓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돈이 모이면 자주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었다.
물론 성격상 그냥 걷다가도 모르는 사람이랑 잘 대화하는 편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용하면 더 기분이 좋다.)

  • 사용시 유의사항
    • 미리 게스트하우스에 청소년인것을 고지하고 부모님의 허가를 받은것을 알리자.
    • 정 입구컷이 무섭다면 다른 호텔의 보호자 동의서를 구해 작성해서 보내자.
    • 술파티가 열리는 게스트하우스도 많다. 특별한 경우엔 숙소 근처 경찰서까지 부모님이 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고 참여하자.
  • 개인 물품을 잘 간수하자.
  • 아침을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는 많다. 대부분 직접 꺼내서 구워먹어야 아침제공된다.
  • 도미토리 룸을 제외하고도 싸고 좋은 일반 숙소도 많다. 한번쯤 예약사이트를 둘러보자.
    (booking.com과 비슷한 사이트들)

모텔

청소년들에게 추천하지는 않는 공간이다.
청소년도 혼자거나 동행인이 동성이면 들어갈 수 있다.
청소년도 들어갈 수 있다고 막 판단하기는 애매한게, 내부는 성인들만을 위한것일 경우가 많다.

(정육점 불빛 밑에서 코딩하면서 친구의 소화물 사출과정 실루엣을 봐야만 하는 고통)

게스트하우스나 카페가 없는 공간은 있을 수 있어도 모텔은 어디든지 있다.
이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한번쯤 가게 주인과 상의 후 들어가보는게 몸이 안전하다.

청소년에게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 모텔은 주로 촌을 이루고 있고, 주변 치안이나 분위기가 위험한 편이다.
  • 가격대가 매일매일 눈탱이에 천차만별 일반적으로 3만원부터 7만원까지지만 비싼데엔 끝이 없다.
  • 담배냄새에 찌들거나 인테리어가 숭한곳이 걸리면 기분이 묘하다.
  • 싼값에 일회용 위생용품을 주는 건 잊고 챙기지 못했을때 유용하다.

호텔

돈만 있다면 여기로 가자

호텔이면 너무 비싼것 아니냐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지만, 예약어플 특가를 활용하면
가끔 게스트하우스보다 싸게, 조식까지 포함된 나쁘지 않은 호텔을 구할 수 있다.

호텔은 여기서 가장 베스트인 방법이다.
보통 예약하기 전에 미리 리셉션에 전화해 부모님 동의서 양식을 요청하면 보내준다.
(호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경우도 있음)

장점

  • 무슨 일이 있던 충분히 대응해줄 리셉션이 있다.
    • EX : "택시가 안잡히는데 이 지역의 콜택시를 불러주세요"
    • EX2 : "이 근처에 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을 알려주세요"
  • 등급에 맞춰 보증된 청결함과 시설
  • 조용하고 안전한 시설

호스텔

호스텔은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장소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호스텔이 조금 더 조직적인듯
똑같이 도미토리룸이라는 개념이 있고, 한국에선 유스호스텔이라는 장소도 있다.


(서울 하이 유스호스텔 : 가격이 착한 편이고 시설이 매우 좋다.)

원래 외국에서는 호스텔이 도미토리룸 쓰고, 게스트 키친 두고 그런 공간인데
한국에서는 뭔가 "호텔에 침대 몇개 더 넣으면 호스텔임 ㅇㅇ" 이라는 상황이 되버렸다.

중고등학교 수학여행의 유스호스텔같은 더러운곳과는 다르다.

위에서 소개한 유스호스텔은 이름부터 청소년도 타겟으로 하는 시설인 만큼
청소년 할인을 제공하고, 깨끗한 공간을 제공한다.
물론 어른도 사용 가능하다.

  • 유스호스텔은 청소년을 타겟으로 한 만큼 청소년 정책이 잘 갖추어져있고 깔끔한 시설인 경우가 많음
  • 호스텔 연맹 사이트에서 모든 호스텔의 정보를 볼 수 있음, 외국에서도 유용

에어비앤비 (왜 추천하기 어려운가)

에어비앤비란 현지의 주민이 사는 집을 임대해주는 형태의 숙박시설 서비스이다.

나는 에어비앤비를 학생때부터 애용해왔지만, 최근 다시 찾아보니 문제가 있었다.

바로 연령 제한이 있었던것이다.
물론 단속도 어렵고, 비대면 서비스인만큼 실제로 사용자의 나이가 어떤지 확인할 수 없다지만

법을 어기는것은 다른 여행중인 청소년 히치하이커의 인식까지도 나쁘게 하는 길이다.
신념을 갖고 집을 나왔다면 법에 위배되는것처럼 반칙은 쓰지 말도록 하자.

번외

  • 밤 청소년의 친구 찜질방의 부모님 동의서는 19년 이후로 법적 효력이 없다.
    • 19년 안타까웠던 청소년들의 강릉 펜션사태 이후 바뀐것으로 보인다.
    • 사고는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늘 조심하는게 좋다.
  • 게스트하우스에서 현직 선생님과 대화하는것도 재밌다.
    • 한잔 걸치신 다른 학교 선생님들과 대화하면서 진로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굳힌적이 있었다.
      예를들어 "다른건 몰라도 학교 선생님은 하지 말아야지"
  • 게스트 하우스의 사람들은 가지각색이다 정말로
    • 고소득 직종이든 저소득이든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다.
    • 가방끈의 길이가 지능순은 아니라는것도 배울 수 있다.
    • 3명 모이면 최소한 나랑 완전히 정반대인 성격이 1명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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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포지션에서 하드웨어를 다루고 있습니다. https://duge.space/skgusrkd7cREQCP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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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5일

어디서 많이본 교복이다해서 들어와봤는데 모교네요 ㅎㅎ 화이팅하세요 :D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