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터즈 면접에서 00하면 망합니다.

유아 Yooa·2023년 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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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롭던 첫 도전

나는 학부 시절때부터 넥스터즈라는 동아리를 알고 있었다. 선배 개발자 중에 넥스터즈에서 역량을 쌓고 좋은 기업에 취뽀한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넥스터즈 == 개발자 1티어 동아리'라는 인식이 생겼다.

프로젝트를 2개쯤 해보았던 작년 난 넥스터즈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서류를 합격하니 근거 없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그리고 2022년 6월 4일, 나의 첫 넥스터즈 도전은 좌절됐다.

글 내용 일부를 인용해보자면,

면접이 폭망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면접 보는 내내 내 자신이 너무 초라했고 어이가 없었다.
같이 면접보는 분들의 자세와 됨됨이가 다르다는게 더 느껴졌고, 자신감은 바닥을 뚫어 이미 깊숙히 사라진지 오래였다.

당시 나에게는 개발과 관련된 기술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가득했고, 그렇기에 인성적인 역량으로라도 커버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문제는 생각만 하고 노력은 안했다. 면접 준비를 아예 안하고 면접을 보는 미친 짓을 하게된다.

그렇게 된 이유에는 큐시즘 운영진이라는 돌아갈 수 있는 자리가 확보가 되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기억나는 최악의 답변이 있다.

면접관 : 재미있게 말하는 능력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넥스터즈에 들어오시면 다른 개발자/디자이너분들과 어떻게 재미있는 소통을 해보실건가요?

🙋🏻 : ummm.... 최신 유행하는 기술적 이슈들을 유튜브로 자주 챙겨보는 편이라 이거로 최대한 재미있게 말해보겠습니다!

인성적으로 어필한다면서 패기로만 내세운 최악의 답변이다. 기술 면접은 말해뭐해 더 최악이었다.

간절함 없이 동아리를 붙어버렸다면 난 영원히 거만한 태도를 못 버렸을 것이다. 정신차려서 프로젝트 경험도 쌓고, 성실한 태도로 다음 기수에는 붙어보도록 하자!

과연 이 다짐은 지켜졌을까?


1년 6개월 후의 나

넥스터즈 면접 폭망 그리고 불합격 이후 1년 6개월동안 많다면 많은 도전과 성과를 이루었다.
2023 회고에서 다룰거라 성과 위주로만 가볍게 언급하면

  • 큐시즘 운영진 : 프론트 개발 세션
  • 큐시즘 개발팀 : 기업 연계 프로젝트 대상 수상,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에 백엔드로 참여하여 배포 및 운영
  • 큐시즘 공식 홈페이지 TF PM&백엔드로 참여 : 리브랜딩과 공식 홈페이지 개발 및 운영
  • 공모전 백엔드로 2회 참여 및 수상 (특별상과 우수상) / 스토어 릴리즈
  • 해커톤 백엔드로 1회 참여 및 수상 (최우수상)
  • 백엔드 북 스터디 기획 및 운영
  • 빅데이터 스타트업 스크래핑 개발 외주 3개월

1년 6개월동안 많이 성장했다. 객관적으로 개발자로서 지닌 어필 포인트가 무엇일지를 고민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문득 취업을 하기전에 내가 했던 고민들이 정말 실효가 있을지를 검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내가 추구하는 개발자로서의 매력 포인트가 다른 사람 눈에도 매력적인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넥스터즈에 다시 한 번 도전했다. 불합격의 쓴 맛을 맛보고 나서 넥스터즈를 지원하는 것 자체에 두려움이 있었다. 불합격으로 인해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고 그런 자세가 넥스터즈에 대해 두텁고 높은 벽을 만든 것 같았다. 솔직하게 말하면 취업 전 나의 가장 높은 목표는 넥스터즈 합격이기도 했다.

넥스터즈는 현직자 비율이 절반 이상이므로 학생 개발자 신분으로 합격한다면 개발자로서 적어도 매력은 있구나! 를 검증하면서, 과거의 나보다는 성장했음을 인정받는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개발에 대한 태도나 관점, 기술적인 역량을 레벨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충분한 고민을 거치고 다시 한 번 도전하게 된다.


서류 합격

서류 항목은 인성 문항 4개, 기술 문항 2개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동아리에서 서탈을 했던 경험이 있다. 그 서류를 지금 다시 읽어보면 굉장히 거만하고(지가 제일 잘하는줄 앎), 어디서든 복붙 가능할 것 같은 지원동기라는 특징이 있었다. 부끄럽지만 그걸 다시 읽으면서 이따위로는 작성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인성 문항

인성 문항은 평소 내가 생각하던 개발과 협업에 대한 가치관을 녹이려고 했다. 개발만 잘한다고 미친 개발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소통만 잘한다고 일 잘하는 개발자가 되는게 아니기에 그 중간 적정한 협의점을 찾고 이를 위한 경험을 녹여냈다.

사실 지원동기 문항에 리스크가 있는 문장을 넣었다.

지난 21기 불합격 이후로 꾸준히 지켜봐 온 NEXTERS의 행보는 ...
24기 리크루팅 우대사항 중 ‘도약’이 눈에 띄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스스로를 ‘두려워해도 발전하려는 개발자’라고 칭합니다...

불합격 경험을 밝혔고, 24기가 추구하는 인재상에 대해서 내 소신을 적었다. 내 역량을 드러내는 경험은 뒷받침하지 않았다.
'자소서 국룰은 역량을 뒷받침하는 근거 경험 아니냐?' 싶을 수 있다.
그런데 문항이 6개라 모든 문항에 내 경험을 적는게 좀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상적이라 느껴질 수 있지만 솔직한 지원 동기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서류 평가하는 분들은 인당 적어도 몇십개의 지원서를 본다. 나도 큐시즘에서 서류 검토를 해보면서 다양한 지원서를 접했었다. 진정성 있는 지원동기가 기억에 오래 남았던 것 같다. 그래서 진정성 50과 간절함 50에 배팅하여 소신이 담긴 지원동기를 작성했다.

나머지 인성 문항에는 적절하게 경험을 근거 삼아서 두괄식으로 작성했다.

이것은 절대 정답이 아니다! 하나의 사례로만 보자.

기술 문항

기술 문항은 프로젝트를 해보면서 느꼈던 기술적 한계와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시도들을 사실적으로 적었다. 실제 경험을 과장 없이 적으려고 했다. 기술 면접에서 이 부분에서 질문이 나오기 때문이다.

클린 코드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던 프로젝트와 배포를 해봤던 프로젝트 두 가지를 녹여냈다. 그리고 내가 사용한 기술들도 사용 이유와 함께 기술해놓았다.

그 외로 깃헙 링크, 포폴 pdf, 기술 블로그 링크 등을 첨부해서 지원서를 제출했다.


면접

기업 면접을 보러 다니던 시즌이라서 ~~질문이 들어오면 ~~경험을 말해야지가 정리가 되어 있던 상태였다. 그래서 인성적인 부분보다는 기술 면접에 비중을 두고 준비했다.

여기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게 되는데, 면접 대비 시간이 부족해서 내가 쓴 기술들은 대충 기억날거라고 여기고(??) CS나 데이터베이스 위주로 평소 모르던 지식들을 공부하며 면접을 준비했다.

그렇게 시작된 면접..
면접은 3:3으로 40분간 진행했다. 지원자분들은 같은 백엔드 직군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인성 면접 20분/기술 면접 20분이 진행된다.

불합격 당시 면접과 구성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어서 긴장감을 덜어낸 것 같다.
처음 20분은 인성 면접으로 진행된다.

인성 면접 질문

인성 질문에 대해서 20분동안 3명의 지원자가 번갈아가며 대답한다.
하기는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을 정리한 것.

  • 자기소개 30초 내외
  • 협업에서 중요시 여기는 것 : 명확한 소통과 그 방법에 대해 언급
  • 함께하고 싶지 않은 팀원 유형 : 나에게 기대가 없는 팀원
  • 그러한 유형의 팀원과 프로젝트를 한다면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방법이 무엇일지 : 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형성하기 위해 인간적으로 친해지려고 노력할 것 같다
  • 동료들에게 받은 평가 중 긍정 평가와 피드백 평가 : 긍정적 평가는 '무한긍정호소인' 위기를 성장 기회로 삼을거라는 마인드 강조 / 피드백 평가는 '기술적 구현에서 자신감이 떨어지면 스스로를 낮춰서 표현하며 소극적인 자세'
  • 넥스터즈에서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는지 (대답하고 싶은 사람만 하라고 함) : 넥스터즈의 뛰어난 디자이너분들과 협업하며 캐릭터 디자인을 입힌 회고 관련 어플리케이션 개발해보고 싶다고 함.

인성 면접은 무난하게 답변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기술 면접 질문

기술 면접은 20분동안 각각 지원자에게 질문이 할당되고 그에 대해 대답한다.

이전 불합격 당시에도 기술 면접에서 탈탈탈탍ㄹㅌㄹㄹㅌㅌㄹ 털렸으므로 두려움으로 인하여 바로 표정이 경직되기 시작했다.

기술 면접 시작 전, 담당 면접관님이 '제출해주신 포폴 기반으로 진행하는데 시간 관계상 단편적일 수 있고 질문 난이도가 높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질문 한두개로 면접 당락이 결정되는건 아니니 편하게 대답해달라.'고 하셨다.

이때부터 기술 면접 찢기겠구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나부터 기술 질문이 시작됐다.

  • 외부 API 통신 개선을 위해 기존 방식에서 WebClient 비동기 통신으로 변경하셨다고 했는데, Blocking과 Non-Blocking의 차이가 무엇인지
    • (꼬리) Non-Blocking은 항상 병렬적으로 처리가 되는 것인가요?
    • (꼬리) 동기/비동기와 blocking/non-blocking은 어떻게 다른 개념인지 설명해주세요.
    • (꼬리) 어떤 조건일 때 반드시 병렬적으로 처리되는 것이 있을까요?
    • (꼬리) 병렬은 완전한 물리적인 병렬을 말하는 것. 예를 들어 cpu가 2개 이상이고 그 2개에서 로직이 동시 시행되는 것. 그러면 말씀하신 비동기와 Non-Blocing 조건을 위해서는 반드시 cpu가 2개 이상 필요하다는 것일까요?
    • (꼬리) Non-Blocking을 적용했을 때 기존과 비교하여 어떤 식으로 플로우가 달라진 것인가요?
  • 외부 API 테스트 개선 과정에서 외부 API 서버를 mocking하셨다고 했는데 어떻게 구현하셨는지 설명해주세요.
    • (꼬리) mock 객체는 자바 안에서 클래스를 따로 만드신걸까요?
  • lambda를 이용해 1시간마다 전지역 재호출하여 캐싱이 풀릴때마다 수동 캐싱을 했다고 했다. 이렇게 하면 lambda 운영 비용이 들어가는데 lambda를 쓰지 않고 캐싱이 풀렸을 때 일부 사용자에게 자동 캐싱이 되도록 하는것과 비교해 수동으로 했을 때의 이점이 무엇이냐?
  • Reverse Proxy와 SSL을 적용하여 서버 성능과 보안적 부분 개선했다고 하셨는데, Reverse Proxy가 어떻게 성능과 보안에 도움을 주는지 설명해주세요.
    • (재질문) 보안적인 부분에서의 이점 설명을 더 구체적으로 해달라.
    • (재질문) 그럼 성능적인 부분에서는 어떤 이점이 있는지 설명해달라.

...
자소서에 작성한 프로젝트 기반으로 질문을 받았다.

외부 API 개선과 관련한 답변을 어찌저찌 우여곡절 끝에 해냈다. 수동 캐싱과 관련한건 '말씀 하신 개선 방법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수동 캐싱으로 인해 개발 공수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아쉬움이 있었다.' 고 답변했던 것 같다.

눈물났던 건 마지막 질문이었는데, reverse proxy에 대해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막상 말하려니까 기억이 1도 안났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기억이 안났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과 재질문까지 통째로 결국 제대로된 답변을 못하게 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려고 나름의 마지막 발악을 했다.

"제가 그 부분을 깊게 학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답변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 부분을 보완하고 학습을 해오겠습니다..!!!!!!!!!!!"

실제로 면접 당일 반성하며 다시 깊게 학습했고, 이를 벨로그에도 업로드했다.
(* Reverse Proxy.. 과연 무엇일까요? 참고)

기술 면접이 마무리되고 다른 분들의 기술 면접이 진행됐다. 다들 답변도 잘하셔서 기가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 불합격 이후 난 절대 기죽지 않는다라는 굳센 마음을 가지고 면접에 들어갔다. 그래서 끝날때까지 최대한 경청하며 생글생글 웃었다.

마지막 할 말은 따로 하지 않고 넥스터즈에 진짜 궁금한걸 물어봤다. 근데 마지막에 갑자기 사레가 들려서 기침하느라 눈물을 맺힌채로 질문을 했다(ㅋㅋ)

  • 넥스터즈 OB분들과는 주로 어떻게 교류가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면접을 마치고

답변도 제대로 못한 면접을 다시 복기하며 너무 힘들었다. 왜 내 포폴에 쓴걸 한번이라도 다시 검토해보지 못한건지 아쉬움이 컸다.

허탈과 자괴감이 밀려오고, 결국 이렇게 넥스터즈를 또 떨어지는구나 싶었다. 그래도 이번 기회로 내가 부족한 부분을 확실하게 알았으니 이를 채우면 된다고 계속 위로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던 것 같다.


결과

예?
최종 합격이.. 왜 거기서 나오나요..?
최종 합격을 마주하고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이것이 면까몰?

게다가 24기 모집에서 백엔드 직무가 최고 경쟁률이었다고.

면접에서 모르는 질문이 나와 당황하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대답하려는 자세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걸까?

대답을 못한 것이 치명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쯤에서 다시 한 번 면접관님의 말씀을 상기해보자.

'제출해주신 포폴 기반으로 진행하는데 시간 관계상 단편적일 수 있고 질문 난이도가 높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질문 한두개로 면접 당락이 결정되는건 아니니 편하게 대답해달라.'고 하셨다.

질문 한두개로 면접 당락이 결정되는게 아니다.
나의 사례로 이것이 증명되었다.

제목이 큰 어그로인데 내가 하고싶은 말은 하나다.
'대답 못해도 기죽지 말고 더 당당하게 해라. 몰라도 된다. 너도 사람이다!'

넥스터즈 면접에서 "포기"하면 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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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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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2일

재미있게 읽고 영감받아갑니다ㅎㅎ 무엇을 하던 중꺾마는 진리일까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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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8일

역시 너라면 될것 같았어 넥터 화이팅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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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0일

글이 술술 읽히네요 ㅎㅎ 축하드립니다!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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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0일

동시성이랑, 병렬성 가지고 장난치는 질문보니 수준이 참 거시기 합니다
고생하십쇼~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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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1일

넥스터즈 활동 했었는데 이렇게 들어가기 빡센 곳이었나요? ㄷㄷ 그새 평가가 많이 올라갔네요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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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4일

글 잘보고 갑니다! 38:1 이였다니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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