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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의 매니저로 일 할 때 이상적인 상황은 아이러니하게도 아무도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팀을 만나는 것이다. 팀원들 모두 스스로 일을 찾아서 잘하고 각자가 팀의 방향에 맞게 정렬되어 중요한 일부터 알아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이상적이라는 전제를 붙인 것 처럼 현실에서 이런 경우를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다른 사람을 관리한다는 것이 나에게 종종 참 어렵게 느껴진다. 업무를 할당해 주지 않으면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 수동적인 팀원을 만날 때나, 팀의 방향을 인지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만 골몰하는 팀원을 만날 때 대게 그렇다. 어릴적 교과서에 나오던 구름과 태양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구름은 강한 바람을 불어 사람의 겉옷을 벗게 해보려 하지만 사람은 추위에 겉옷을 더욱 단단히 여밀 뿐이었다. 반면 태양은 따뜻한 태양을 내리쬐어 사람이 자연스럽게 겉옷을 벗게 했다는 이야기다.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나도 태양처럼 되고 싶다. 그런데 도대체 현실에서 어떻게 팀원이 스스로 겉옷을 벗게(스스로 중요한 일을 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몇몇 팀원들을 보며 짜증이 올라온다. 따져보면 결국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지 못한 나의 문제인데 괜스레 그들에게 짜증이 난다. 결국 매니지먼트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은 무엇이고, 반대로 우리 팀이 해야하는 일은 무엇인지 서로 의견을 나누고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업무를 할당해 주지 않으면 도무지 일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동기부여를 해주어야 한다. 마이크로 매니징을 통해 세세히 업무를 할당해 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큰 목표를 하나 부여하고 스스로 이를 이루도록 동기부여를 해주어야 한다. 대화가 자주 필요하면 일일 스크럼을 해야하고 스스로 더 집중할 시간이 필요하면 주 단위 회의도 괜찮다. 매니저라면 얼마나 자주 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지 결정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모든 것이 이렇게 정의 내린 문장들 처럼 쉽게 실천되지는 않지만 커뮤니케이션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만은 잊지 말아야겠다.
오늘도 일이 되어가는 걸 보니 우당탕탕 되어간다. 딸아이가 어릴적 듣던 만화 주제곡(?)이 갑자기 생각난다.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OO 하루~ OO 하루 정말 즐거워!” 정말 천방지축 어리둥절 그래도 일이되어 가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이렇게 함께 일을 해나가는 팀원들에게 오늘 괜시리 짜증을 낸 것 같아 미안하다. 아무리 일이 잘 안되도 사람한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하진 말자. 일은 결국 우당탕탕 되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