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약 2년 정도 교제했던 여자친구와 결혼에 골인했다. 💍
언젠가는 내 블로그에 결혼과 개발자에 대해 함께 써보고 싶었다.
관련하여 참 많은 주제가 생각이 났는데, 그 중 가장 먼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나와 와이프의 공통점
1. 철저한 문과 출신이다. 고등학생때도 문과, 대학생 전공도 문과계열.
2. 개발자가 되기 전에 여러가지 직무를 경험했다. 당연히 개발관련은 절대 아니다.
3. 많은 인생의 굴곡을 겪고나서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
👨🏻💻와이프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겨우겨우 부트캠프를 끝내고 작은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첫 취업을 시작한 신입 백엔드였다.
👩🏻💻와이프는 나와 교제를 하고 1년 정도 후에 개발자가 되기위한 코딩공부를 시작했다.
🤖
👨🏻💻현재 나는 3년차 백엔드 개발자로, 스타트업과 중견기업을 거쳐 새로운 도전을 위해 다시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현재 와이프는 막 2년차가 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코스닥 상장 보안회사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요새 개발자 부트캠프 광고가 너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어떤 광고는 혹하게 만들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광고들이 수두룩하다.🙄
마치 3,4 개월만 공부하면 연봉 6000만원은 거뜬하게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
그런 현실 속에서 와이프가 개발자가 된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받았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있어야 하는가'
'개발자는 어떤 역량이 있어야 하는가'
이 글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와이프는 본인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퇴근하고 코딩 학원을 주중에 매일 다니며 개발자로의 전직을 준비했다.
현실적인 문제로 돈을 계속 벌어야 했기 때문에 코딩공부를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둘 수 없었다.
매일 매일 퇴근하자마자 바로 학원으로 향해서 4시간 강의를 듣고 집에 와서는 새벽까지 과제를 했다.
그리고 다시 아침에 일어나서 직장으로 출근을 했다.
이렇게 약 6개월을 살아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와이프가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싶다. 🥺
와이프는 독하게 살아냈고, 당당하게 프론트엔드로 취업에 성공했다. 그것도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이 매일매일 지쳐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팠고, 동시에 존경심도 들었다.
그리고 한 가지 궁금함이 생겼다.
무엇이 이 사람을 저렇게까지 포기하지 않고 움직이게 하는 걸까?
개발자들을 표현하는 말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공감하는 세가지 표현이 있다.
개발자는..
1. '세상의 문제를 프로그래밍으로 해결하는 사람'
2. '평생 기술적 겸손함을 가지고 공부해야 하는 사람'
3.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꾸준히 하고 즐기는 사람'
내가 와이프를 보면서 가진 궁금함과 위의 세가지 표현을 연결시켜서 생각해 보았다.
사실, 세상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면 거창해보인다.
개발자라는 존재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주 나이스하고 쿨하고 멋진 존재라는 개발자 뽕 🫠 에 빠진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직장인 모두가 직장에서 해내고 있다.
개발자가 개발자로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개발자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 회사에서 버그 하나를 해결하는 것
- 회의를 통해 기획에 맞춰 구현하기로 한 기능을 개발하는 것
- 더 좋은 코드를 고민하면서 코드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
개발자는 '프로그래밍' 이라는 도구를 통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떠한 문제든 나에게 책임이 주어졌을 때 그것을 해결 해야한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는 매우 사소할 수 있다.
하지만 간혹, 어떤 문제는 잘 안풀리고 힘들고 어려울 수 있다.😵💫
개발자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드와 씨름한다.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학원에가서 열심히 프론트엔드 과정 수업을 들었다.
분명 피곤할텐데, 몸이 힘들텐데, 이해가 되지 않거나 안풀리는 것이 있으면 새벽내내 코드와 씨름했다.
어느날 와이프에게 새벽에 전화가 왔다.
나는 그날 회식이 좀 늦게 끝나서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다.
자바스크립트 알고리즘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이해가 잘 안된다고 헬프를 요청했다.
새벽까지도 코딩공부를 하는 와이프 (그 당시는 여자친구) 의 모습이 대견했다.
나도 아직 햇병아리 1년차 개발자였지만 내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냥개' 처럼 끝까지 물고 해결하는 것.
내가 와이프를 통해 느꼈던 '어떤 사람이 개발자를 해야하는 걸까' 에 대한 첫번째 대답이었다.
와이프가 개발자로서의 첫 취업을 준비하면서 기술면접을 준비할 때였다.
개념 하나를 확실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구글링과 유튜브, 책들을 정말 많이 찾아봤다.
나는 이 정도면 충분히 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지만,
와이프의 대답은 습관적으로 같았다.
👩🏻💻 "아직 내가 잘 모르는 것 같아."
처음에는 와이프가 이런 말을 할 때마다 답답하기도 했다.
내가 보기에는 충분한데 너무 두려움이 많아 보였다.
하지만, 와이프의 겸손함은 항상 더 나은 다음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었다.
잘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번 더 두드려보고 공부한다.
이렇게 공부한 지식은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개발자는 그런 자세를 평생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겸손함을 잊게 된다면, 게으르게 되고 공부를 더디하게 된다.
내가 존경하는 갓영한 선생님께서도 항상 강조하시는 것이 '기술적 겸손함'이다.
와이프는 상상력이 참 많은 사람이다.
재밌는 것들을 기획하고 상상하기를 좋아하는데, 이제는 코딩으로 그걸 실현까지 한다.🫢
몇가지 와이프가 재미있게 혼자 만들어본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무덤덤한 대답하는 남편을 위한 플러팅 프로그램
- https://github.com/Anne-Hyeyeon/AImingming
- Readme 에 나오는 '밍밍이'는 나를 말한다.
- 프로그래밍을 처음 공부할 때 만든것이라서 코드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쉽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너무 재미있다. ㅋㅋ
이 고양이를 보신적 있습니까?
- https://github.com/Anne-Hyeyeon/this-cat-project
- 키우는 고양이를 자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다. (물론 고양이가 아니어도 된다.)
- 약간 병ㅋ맛 감성을 유지하는 와이프의 상상력이 재미있다 ㅋㅋ..
코딩 타로점 (Readme)
- https://github.com/Anne-Hyeyeon/Anne-Hyeyeon
- 와이프의 깃헙 메인에 걸려있다. 이거보고 진짜 신박하다고 생각했다 ㅋㅋ..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면 개발자가 천직같다.
와이프는 상상력이 정말 좋은 사람인데, 그 상상력을 코딩으로 실현까지 가능하게 되어 신난다고 한다.
우리가 개발자 부부라고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반응이다.
심지어 나는 백엔드, 와이프는 프론트라고 하면 백퍼다 ㅋㅋ..
놀랍게도 아직 우리는 어떠한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
(사실, 몇가지 이야기는 해봤지만 아직 정말 이야기만 한 수준이다. ㅋㅋ)
아마.. 언젠가는 하지 않을까?
개발자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분명 다른 주제로 시작했는데, 결국에는 기술 이야기로 빠지지 않는가? 🤔
개발자 부부도 그렇다.
우리는 참 대화하기를 좋아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주말에는 술 한잔 🍺 하면서 인생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한다.
그런데, 와이프가 개발자가 되고나서는 그 인생 이야기에 개발이 묻어있다. 👨🏻💻👩🏻💻
너무나 자연스럽게 개발과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내 친구가 나한테 한 말이다.
그 이유는 내 하루 루틴을 보면 알 것이다.
나의 평일 하루 루틴은 아래와 같다.
👨🏻💻나의 하루 루틴
출근 - 열심히 코딩 - 퇴근 - 운동 - 개발공부 - 와이프와 기도 - 취침
신혼이라면 퇴근 후 도란도란 데이트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서로 시간을 보내는것에 가장 큰 시간을 쓸 것이다.
나는 퇴근 후 가장 많이 시간을 쏟는 것은 개발공부하는 시간이다.
해도해도 끝이 없는 개발 공부 .. 📖
만약 와이프가 개발자가 아니었다면 나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 정말 이혼당했을지도..?
와이프가 개발자가 되기 전에는 내가 퇴근하고 공부하는 것을 이해 못했다.
주말에 장애가 나서 회사 메신저를 계속 집중해서 보거나 급하게 코딩을 해야할 때 화도 냈었다.
신혼인데 본인이랑 놀기보다 계속 컴퓨터 앞에서 공부만 하는 로봇같은 남편이라니..
이혼 당해도 할말 없었을 것 같다. 🙄
그러나, 와이프가 개발자가 되고 나서는 달라졌다.
퇴근하고 공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회사 코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상황에서도 먼저 반응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와이프가 쓴 와이프 블로그 글에 더 재미있게 나와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 클릭
둘다 약간의 관종끼를 가지고 있다. ㅎ..
언젠가는 둘의 이야기를 담은 vlog 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둘다 기술적인 경험과 경력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기술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부부 개발자가 집에서는 어떻게 살아가는지 일상을 공유하는 이야기를 만들면 어떨까 한다.
백엔드와 프론트엔드가 한 집에서 살고있다.
API 로 아마 무진장 티키타카가 오고 가겠으나, 프로젝트를 하나 같이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상상은 하고 있으나, 아직 언제 실행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언젠가는 프로젝트를 꼭 할 것이다.
사실, 이미 우리는 책을 한권 냈다.
인쇄되어 서점에서 찾을 수는 없지만, '크몽' 이라는 플랫폼에서 전자책을 하나 썼다.
제목은 '비전공자가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개발자로 이직하는 법' (클릭하면 책 링크로 이동한다)
책의 내용은 말 그대로 비전공자가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개발자로 이직을 한 노하우를 깊고 찐하게 써놓은 책이다.
와이프가 개발자로 전향을 하면서 담은 모든 생각과 노하우를 숨김없이 썼다.
나는 백엔드 파트와 중간중간에 살짝 발을 담궜다 🫢
책을 낸지는 벌써 반년이 지났다.
처음 와이프가 책을 쓰기로 하고, 나도 서포트를 하면서 이게 정말 사람들이 필요로 할지 긴가민가 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꾸준하게 사람들이 이 책을 구매했고,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도 꽤나 많이 받았다.🤔
수익을 떠나서, 우리의 작은 경험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신기했다.
세상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했다.
아마, 앞으로 이런 책들을 함께 써나갈 예정이다.
서로가 같은 필드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살아간다는 것은 참 복받은 일이다.
부족하지만 우리가 경험하고 얻은 것들을 최대한 나누며 살아가는 그런 개발자 부부가 되길 소망한다.
와이프와 항상 자기 전 기도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책상에 앉아서 작성하는 이 코드들이 세상을 조금 더 이롭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자고.
따뜻한 기술을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바꿀 수 있는다고 믿는다.
그리고, 우리 부부가 앞으로 많은 개발자들과 함께 그런 꿈을 꾸며 나아가길 소망해본다.
와 예전에 문구가 좋아서(기록은 기억은 이긴다) 기억에 남았던 벨로그인데 헤요미님 남편이셨군요..!ㅋㅋㅋㅋ두분 결이 같은가봐요 블로그 기운이 좋으심(?)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ㅎㅎ
아직 대학도 졸업 안 한 어린이지만,,, 정말 너무 멋있네요...! 결혼 너무너무 축하드리구
꼭 부부 프로젝트(?), vlog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응원할게요~~
좋아요 백개 누르고 싶습니다. 두분 모두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