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의 역사 (찌질주의)

서 주 연 (徐宙延)·2022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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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3.
마진보단 패딩이지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이 아이는 학창 시절 전교생 중 가장 먼저 패딩을 꺼내 입는 그야말로 트렌드세터였다. 그렇게 패딩을 좋아했지만 현실은 매정했다...

MLB에서 부모님이꽤 비싼 값을 치르고 산 하나밖에 없는 패딩을 최강야구 김성근식 운영으로 시즌 내내 혹사시켰는데 덕분에 그 패딩은 거의 뭐 내 시그니처가 되어버렸다.

패딩은 그 당시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었다. 그래서 항상 어른이 되면 7개의 패딩을 사서 일주일 간 돌려입는 상상을 했는데 그건 지금도 못할듯ㅋㅋ 여튼 그 이후로 두 개의 패딩을 더 사게되는데...

첫째로 숏패딩만 입다가는 진짜 하체를 절단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구매하게 된 LMC 블랙 롱패딩이 있다. 클리어런스? 역시즌? 잘 기억은 안나지만 수능 즈음에 미친 할인율로 거의 6발에 구매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도 개꿀매. (사실 이때 LMC 리버시블 숏패딩도 사고 싶었는데 한 번 참았다.)

둘째로 칸예의 착장에 꽂혀 홀린 듯 사버린 노스페이스 눕시 700 그레이가 있다. 매물로 구했는데 시험기간에 하루종일 이것만 찾아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무튼 이 녀석도 싯가에 비해 싸게 데려와서 기분이 좋았던걸로 기억한다. 여자친구 만날 때를 제외하곤 거의 항상 입을 수 있어서 가성비가 지렸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재 가용 가능한 패딩은 3종류라고 볼 수 있다. 3개나 있으면서 뭘 또 사려고 하냐? 라고 묻는다면 대답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1. 베이직 숏패딩(단색)이 없다
  2. 차려입을 수 있는 패딩(단정한 느낌)이 없다
  3. 그냥... 겨울이자나여... ㅎㅎ;;

첫번째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러 제품들을 고려해봤다. 코드그라피(그레이)나 라퍼지스토어, 무탠다드(블랙) 등등. 그리고 하늘색 계열 제품들도 찾아봄. 근데 뭐... 뽝 꽂히는 게 없달까... 기본템 찾으러 와서 디테일을 따지고 있으니 있을리가...

두번째 니즈가 가장 중요했는데, 당장 크리스마스에 맞춰 외박을 나갔을 때 입을만한 패딩이 없었다. 일단 대충 연말 무드에 맞춰 코듀로이 패딩으로 가기로 했음. 폴로 제품이 눈에 들어와서 가격대를 봤더니... 다음에 살펴보도록 하자. 대체제를 찾던 와중 21ss 최원터 선생님의 추천영상에서 다룬 커스텀멜로우의 새드스마일 라인 제품을 발견했다.

분명 처음엔 별로였는데,, 별로였는데,, 별로였는데,, '아니 ㅅㅂ 개이쁘잖아?!' 현재 1순위로 고려 중이다. 무신사에서는 S사이즈만 7개 남은 상황. 총알만 있으면 갈겼을텐데 요새 지갑이 얇다 ㅠㅠ

세번째 니즈는... 그냥 인스타 둘러보다보니 이쁜게 많아서... 특히 유광/레더 제품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언젠가는 유행할 줄 알았다. 워낙에 관리도 힘들고 디자인도 부담스러운 터라 포기했었는데 이젠 길거리에 슬슬 보일듯 싶다. 내가 제일 괜찮게 본 제품은 22ss 노매뉴얼의 유광 패딩.

개인적으로 요 착장에서 패딩의 결?을 보고 되게 독특하게 이쁘다고 느꼈다. 목 뒤쪽 디테일도 깔쌈.

돈만 있음 둘 다 사는건데. 돈 많이 벌자.

+추가
그리고 이 날 밤. 싸지방 연등을 끝내고 복귀하던 차에 잠깐 켜 본 무신사에서 커스텀멜로우 블프 할인하는 걸 보고 12.5발에 즉시 구매했다고 한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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