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문화 회고록 ~ing

junsung kim·2026년 3월 10일

[project]- thirdTool

목록 보기
15/28

읽고 부분만 읽으세요~!!

(팀문화의 좋은 점들은 계속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팀 문화에 대한 회고

새로운 것을 자꾸 들이밀수록, 팀은 더 좋아질까?

팀 프로젝트, 도메인 팀의 경험을 거치면서 점점 강하게 느끼게 된 것이 있다.
팀을 더 잘 굴러가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했다.
이전 프로젝트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더 나은 방식으로 바꾸면 되지 않을까?

  • 성능이 부족했다면 새로운 기술들을 도입해보고
  • 문서 정리가 부족했다면 문서 가이드를 만들고
  • 회의가 비효율적이었다면 새로운 회의 방식을 도입하고
  • 아이디어가 답답하게 나온다면 더 체계적인 발상법을 가져오면 되지 않을까

실제로 그렇게 해본 적도 많았다.
책을 읽고 참고한 방식들을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정리해서 공유하기도 했고,
이전 팀 활동에서 느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규칙과 흐름을 제안하기도 했다. (Ex) 아이디어 생산이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 아이디어 생산법에 대한 여러 방법과 문서들을 만들어서 시도를 해보았다... 생각보다 잘 되지는 않았지만,

당시에는 분명 그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믿었다.
더 좋은 기술, 더 좋은 문서 방식, 더 좋은 아이디어 생산법이라면 도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러 번 부딪히고 나서야 보인 것이 있다.


문제는 방식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속도였다

결정적으로 놓치고 있던 것은 사람마다 이미 익숙한 작업 방식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각자는 각자의 규칙이 있고,
정보를 정리하는 습관이 있고,
문제를 풀어가는 리듬이 있고,
학습해 온 맥락이 있다.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했다.

“이게 더 좋은 방법인데 왜 바로 적용되지 않을까?”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더 좋은 AI 도구가 있으면 바꾸면 되지 않을까
  • 더 체계적인 문서 방식이 있으면 바로 쓰면 되지 않을까
  • 더 효율적인 회의법이 있으면 팀 전체가 바로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런 생각은 꽤 오만했다.

좋은 방법이라는 것과
지금 이 팀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어떤 방식이 객관적으로 더 좋아 보여도,
그것이 팀원들의 기존 흐름을 크게 끊어버린다면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특히 협업에서는 “더 좋은 방식”보다 먼저
지금 이 사람들이 무리 없이 움직일 수 있는 방식인가를 봐야 했다.


팀원은 기능이 아니라, 관성을 가진 사람이다

이 회고에서 가장 크게 남은 문장은 아마 이것이다.

팀원은 새로운 규칙을 바로 흡수하는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관성을 가진 사람이다.

개발을 하다 보면 자꾸 시스템처럼 생각하게 된다.
문제가 있으면 개선안을 만들고,
개선안이 합리적이면 적용하면 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 누군가는 익숙한 툴에서 생각이 잘 정리되고
  • 누군가는 말로 먼저 풀어야 아이디어가 나오고
  • 누군가는 문서를 길게 읽는 것보다 짧은 태스크 단위가 더 편하고
  • 누군가는 갑작스럽게 기준이 바뀌면 오히려 몰입이 깨진다

이런 상태에서 새로운 방식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그것은 혁신이 아니라 피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내가 자주 놓쳤던 것은 정보 피로감이었다.

나는 팀을 위해 정리해서 공유했다고 생각했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갑자기 익숙하지 않은 규칙과 문서와 방식이 한 번에 쏟아지는 경험이었을 수 있다.
게다가 그 방향이 자신이 원래 생각하던 작업 흐름이나 리팩토링 방향과 다를 경우,
그 피로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일종의 이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가 생각하던 방향이 있었는데, 갑자기 다른 방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 감각은 생각보다 크다.

팀 문화는 단순히 좋은 제도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함께 움직일 수 있는 리듬을 만드는 일에 더 가깝다는 것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중요한 것은 ‘새로움’이 아니라 ‘익숙한 새로움’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팀에 무언가를 도입할 때 기준이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이게 더 좋은가?”

를 먼저 봤다면,

이제는

“이게 지금 팀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를 더 먼저 보게 된다. - (우리 팀의 리소스(사람, 시간, 돈)을 고려했을 때 받아들일 수 있는가)

완전히 새로운 회의법을 들고 오는 것보다
기존 회의 흐름 안에서 한 가지 질문만 바꾸는 것이 더 낫고,

새로운 문서 체계를 통째로 요구하는 것보다
기존 문서에 한 줄짜리 결정 이유만 남기게 하는 것이 더 낫고,

새로운 툴을 모두에게 강하게 요구하는 것보다
필요한 사람부터 작게 써보게 하는 것이 더 낫다.

결국 팀에 필요한 것은 낯선 혁신이 아니라
익숙한 자리에서 조금씩 이동할 수 있게 만드는 변화였다.

나는 이것을 “익숙한 새로움”이라고 느꼈다.

  • 새롭되 거부감이 크지 않아야 하고
  • 바뀌되 기존의 리듬을 완전히 무너뜨리지 않아야 하고
  • 좋아 보이는 방식보다 실제로 팀 안에 정착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

팀 문화는 정답을 배포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덜 아프게 움직일 수 있을 때 조금씩 쌓이는 것 같다.


앞으로는 이렇게 해보고 싶다

이 회고 이후로는 새로운 것을 도입할 때 몇 가지를 더 의식해보려 한다.

1. 한 번에 많이 바꾸지 않기

좋은 방법이 여러 개 보여도 동시에 다 넣지 않는다.
한 번에 하나만, 그것도 가장 마찰이 적은 것부터 시도해야 한다.

2. 팀원들의 기존 흐름을 먼저 이해하기

무엇이 불편한지 묻기 전에,
각자가 지금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부터 봐야 한다.
개선은 빈 공간에 넣는 것이 아니라, 이미 굴러가고 있는 흐름 위에 얹는 것이기 때문이다.

3. 가이드보다 체감 이점을 먼저 만들기

사람은 설명보다 경험으로 납득한다.
“이렇게 합시다”보다
“이걸 하니까 회의가 10분 줄었다”가 더 강하다.

4. 도입보다 정착을 더 중요하게 보기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에 정한 작은 규칙 하나가 계속 지켜지는 것이 팀에는 더 큰 힘이 된다.


마무리

예전에는 팀을 더 잘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기술, 새로운 문서 방식, 새로운 생산법을 자주 들고 왔다.
지금도 그 마음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제는 안다.

팀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더 좋아 보이느냐만이 아니라,
무엇이 함께 지속될 수 있느냐라는 것을.

더 나은 방법을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팀원들의 리듬을 존중해야 한다.
변화는 밀어 넣는다고 정착되지 않는다.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속도로,
익숙함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스며들어야 비로소 문화가 된다.

이번 회고를 통해 배운 것은 분명하다.

팀 문화는 새로운 것을 많이 가져오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성을 이해하고 그 위에서 천천히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이 만든다.

최종 수정일:2026-03-10

profile
edit하는 개발자! story 있는 삶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