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하반기 회고

Sehee Jeong·2021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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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손에 꼽을 정도로, 정말 바빴던 하반기였다. 기억에 남았던 경험을 몇가지 꼽아 적어보았다.

1. 팀 이동을 하다.

이번 3분기에 나는 Engineering Foundation 에서 Product Foundation 소속의 UXS 로 팀을 이동했다. Engineering Foundation 소속이었을 때는 뱅크샐러드 코드의 전반적인 구조를 리팩토링하고 최적화 하는것에 초점을 가졌다면, UXS에서는 디자이너 관점에서의 제품 구조를 개편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기 때문에 팀 이동 후에는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많이 이루어졌다. 뱅크샐러드 지원당시 BPL을 이용해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강조했었던 입사 동기가 드디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결론은 굉장히 즐겁게 일하고 있다.

2. 조직을 케어할 수 있는 매니징 능력

매니징은 굉장히 많은 요소를 갖추어야 하지만, 그 중 팀원을 케어하는 능력에 대해.

나는 업무가 많아지고,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는 시기가 올 때 “번아웃” 을 겪게된다. 이 때 해쳐나가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앞으로의 생활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보통 번아웃을 겪게되면 다른 사람들은 여행을 가거나, 개발에 잠시 잊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경우가 많던데, 나도 그 시기에는 남들과 다를 것 없이 개발을 잠시 멀리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뒤숭숭한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나아지기는 커녕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도움을 얻고자 팀원들에게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았었고, 그 후 뒤숭숭한 마음은 완전히 없어졌다.

우리팀은 모두가 매니징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항상 팀원들에게 도움을 얻는다. 마음이 조금만 뒤숭숭해지거나, 힘들어질려고 하면(이미 힘들때 말하면 살짝은 늦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바로 커피타임을 신청하고, 커피타임이 끝나면 항상 해소된다. 나도 성장한다면, 꼭 이런 든든한 사람이 되고싶다.

언제 한 번 “제품이 좋으면 매니징이 필요 없다” 라는 말을 들었었다. 하지만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품의 퀄리티에 상관 없이, 조직을 케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이 회사를 성장하고, 오래 유지할 수 있고, 팀원들이 건강하고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3. 제대로 일정산정을 실패해버렸다.

3분기에 UXS 팀이 생긴 이후, 약 4달동안 팀 내에서만 22개의 실험을 진행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느 코드에 작업이 이루어 지는지, 작업에 필요한 정책은 코드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이 테크스펙을 작성하면서 시각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테크스펙 작성이 끝나는 시점에 작업이 완료되는 시기를 정할 수 있게된다.
나는 팀에 합류한 직후, 초반에는 테크스펙을 작성하면서 일정산정을 매우 촉박하게 정했었다. 빨리 피처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빠르게” 만 중요시 여기고 “정확하게”“내 자신” , 빠르게로 인해 생긴 “버그”는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어느날 배포주기에 맞춰 허겁지겁 피처를 만들고 넣는 생활을 반복하면서, 정말 이렇게 개발하는게 맞는 것일까? 차라리 일정을 적당히 잡고, 예상보다 일찍 끝나면 리팩토링을 하거나 기능을 조금 고도화 하는것이 더 옳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나에게 채찍질을 하지 않는다, 코드를 기반으로 일정산정을 하는 것은 내 자신인데, 내가 나에게 채찍질을 하면서 개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전자의 삶은 개발자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그래서, 피처 개발이 끝난 직후 Action Item 으로 아래와 같이 정했다.
1. 테크스펙을 좀 더 꼼꼼히 작성하면서 일정 산정을 제대로 해볼 수 있는 능력을 길러보기.
2. 추가적으로 기획 단계에 참여해서 공수가 많이 들 수 있는 작업을 판단, 혹은 추가하면 좋은 정책 제안, (소심하게) 디자인 제안 혹은 수정요청 해보기.

Action Item은 현재진행형이다 🙂

4. 대외 동아리 운영진을 해보다.

대외 동아리를 통해 안드로이드를 처음 다뤄보게 되었고, 그 계기로 현재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코딩이라곤 수업시간에 시험을 위해 만져본게 다였기 때문에, 동아리를 시작했을 때는 어떤 결과물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무서움이 있었다. (내가 어떻게 이걸 할 수 있지?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 같았다.)
나는 남들에 비해 많이 부족했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바닥에서부터 꾸역꾸역 올라가보니, 어느순간부터 코드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빠르게 개발할 수 있었다.

내가 운영진을 결심했던 이유도 위와 연관되어 있다. 내가 현재 참여하고 있는 곳은 YAPP 이라는 대학생 연합 동아리이기 때문에 어떻게 개발을 시작해야 하는지, 개발을 해도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나도 똑같은 과정을 겪어왔기 때문에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감정이어서,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StackOverflow 같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었다.

운영진으로 참여하면, 생각보다 안드로이드가 아닌 다른 직군의 사람들과 네트워킹 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현재 동아리 내에서 운영을 계획하고 있던 클린코드 스터디에 참여해 공부와 네트워킹을 둘 다 이루고자 했고, 결국 너무 좋은 사람들과 좋은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 😋


5. 사내에서 진행하는 소규모 해커톤을 참여했다.

12월 초 사내에서 소규모 해커톤을 진행했다. 사실 이전에 회사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해커톤을 11월 정도에 진행했었는데, 나는 그 날 아쉽게 백신을 맞아야해서 참여하지 못했었다. 참여하지 못한게 못내 아쉬웠었는데 12월에는 소규모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바로 참여의사를 밝히게 되었다. 역시 밤샘코딩은 재밌어

6. 서버 개발에 새끼손가락 담궈보기

예전부터 서버개발을 해보고 싶었는데, 해야하는 일이 생기다 보니 자꾸 미루게 되었다. 그러다 한번 사내에서 나에게 "서버개발을 해보고 싶다면, 명분을 만들어 주겠다." 라며 정말 빼도박도 못하게 서버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셨는데 (ㅋㅋㅋㅋ)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이렇게 종종 다른 플랫폼 공부도 조금씩 해보고 싶다.

처음 입사했을 때 올렸던 PR 보다 더한 환영을 받았다. (이 글이 올라간 후에, 달린 코멘트가 무엇인지 보러가야 한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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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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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5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뉴비짤에서 뿜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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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4일

ㅋㅌㅋㅋㅋ 재밌게 잘봤네요
뉴비 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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