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하반기 돌아보기

Sehee Jeong·2023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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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제일 한가한 해라고 생각했다. 유독 나태했고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생각 없이 유튜브만 보는, 제일 느긋한 삶을 보낸 해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제일 정신없이 바빴고, 제일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제일 도전적으로 살았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긴 해였다. 👊

  1. 동아리 회장을 해보았다. 처음에는 무서웠다. 이렇게 큰 역할이 살면서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남들에게는 별거 아닌 일이라고 할지라도 나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나에게는 큰 결심이었고, 처음인데 잘 이끌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문득. "처음이 어렵지, 한 번 하고 나면 두려움이 없어지지 않을까? 운영하면서 시행착오로 얻는 레슨런도 많이 얻을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다 처음에는 잘하지 못하며, 그로 인해 얻는 외부의 비판은 감내하고 받아들여야 내 것이 되고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좋은 기회로 회사의 지원도 받게 되어 좋은 여건 속에서 도전과 실수를 반복해가며 정말 많은 것을 얻어 가고 배워가며 동아리 활동을 끝낼 수 있었다. 잊지 못할 좋은 사람들을 과분할 정도로 너무 많이 만났고 생각의 깊이도 달라진 계기가 되었다.

  1. 오늘의집에서 여성개발자모임이 만들어졌고, 중간에 운영진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사실 말이 여성개발자 모임일 뿐, 성별에 상관없이 커리어 고민이 있는 사람, 그 커리어를 털어놓으면서 어떻게 성장할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싶은 사람이라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여자분들밖에 없긴 하다.😅) 처음에는 멤버로 합류해 세션을 참여하다가 우연히 운영진 분들과 티타임을 하게 되면서 운영진 제안을 받게 되었고, 사내에서 커리어에 관한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 수 있다면? 그걸 내가 주최해 볼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 바로 승낙하게 되었다. 그 후 한달에 2번씩 꾸준히 사내 모임이 주최되었고, 덕분에 모든 여성 개발자분들과 친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제일 신기했던 점은 다들 나랑 정말 똑같은 고민을 해왔고, 현재진행형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내 고민을 남들에게 털어놓지는 않아서 그런지, 혼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해답을 못 얻을 때가 많았는데, 이 모임을 통해 나랑 100% 동일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동질감(?)과… 위로를 많이 받았고, 해결책도 많이 얻었다.

  2. GDG Campus Korea Organizer를 맡게 되었다. 큰 규모의 행사는 역시 준비해야 하는 스케일이나, 과정 자체가 다르다. 어떤 주제로 진행해야 사람들이 많이 얻어갈 수 있을까 고민을 엄청 하고, 그 중에 나온 아이디어를 거르고 걸러 결정되는 과정까지의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다. 행사를 몇 번 진행하게 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또 예전부터 알았던 분들도 정말 많이 마주쳤는데 이야기를 나누면, 다들 나보다 10배는 더 열심히 사는 것 같아 항상 본받게 된다. 나는 꾸준히란게 정말 어려운 사람인데(특기:작심삼일), 다들 어떠한 요동 없이 잔잔하게 할 일을 해나가는 게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23년 목표에 “뭐든 꾸준히 해보기”를 추가해야 할 듯.

  3. 내 단점 중 하나는 과거에 연연해하는 것이다. 완전 껄무새인데(아 이땐 A안을 선택할 걸, 조금만 더 일찍 나올걸, 이 말 하지말 걸), 과거를 계속 생각하게 되니 후회가 되어서 며칠을 저기압으로 지낸적도 있었다. 삶에 지장이 가니 반드시 고쳐야하는 단점이라고 생각했고, 이번 연도 목표에 “지나간 일은 절대 다시 생각하지 않기” 항목을 추가했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타임머신이 없는 이상 다시 돌아갈 수도 없다. 돌아갈 수 없으면 깔끔히 잊고 현재에 집중하는게 낫다. 그러니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기로!

  1. 개발 외적으로 뭔가를 많이 한 하반기였다. 보컬학원도 다니고, 헬스도 하고, 클라이밍도 해보고, 좌담회 참석도 해보고, 간만에 해외여행도 가고, 생전 처음 크리스마스 홈파티도 해보고, 사내 채용 영상도 찍어보고,… 꿀잼 그자체. 그 와중에 겨울에 걸리기 힘들다는 식중독도 걸렸다. 무튼 평범했던 내 삶에 다양한 걸 해볼 수 있던 해였다. 그런데 왜 제일 한가한 해라고 생각했을까 고민해보니, 2021년 보다는 개발에 몰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개발 공부를 열심히 했는가를 척도로 내가 열심히 살았는지, 덜 열심히 살았는지를 판별했던 것 같다. 사실은 결코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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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oid developer @bucketplace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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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5일

안녕하세요.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이제 막 시작했는데 책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막 시작한 저에게 혹시 알맞은 방향을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 댓글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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