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주차 회고(24.12.09-24.12.15)

Bion 비온·2024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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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계기

회고 커뮤니티인 메모어와 과학기술원 회고 커뮤니티 아이겐벡터에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블로그로도 기록을 남겨놓으면 좋을 거 같아 이렇게 기록을 시작한다. 슬랙에만 남겨놓기에는 너무 아까운 나의 인생 기록들을 이렇게 블로그에도 남겨놓음으로써 내가 힘들 때마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성장한 나를 보며 힘을 내고, 또 한편으로는 내가 오만방자해졌을 때 지난 날의 나를 보고 겸손해지고 반성할 수 있는 그런 나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회고 커뮤니티인 메모어""과학기술원 회고 커뮤니티 아이겐벡터" 에서 활동하면서, 나만의 삶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의 중요성을 느꼈다. 그동안 슬랙에 짧은 글로 남기던 회고를 이제 블로그에도 기록하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기록을 남기면 내가 힘들 때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장한 나를 보며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내가 자만하거나 방황할 때는 과거의 나를 보고 겸손함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의 회고 기록이 누군가에게 작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2024년 12월 2주차 회고

솔직함보다 똑똑함을 어필하기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취업 이야기가 나왔다. 면접까지는 이어지는데 왜 그 뒤의 결과가 좋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 친구는 내가 5월부터 상경해 고군분투하며 힘들었던 시간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줬다. 최근 석사 논문 디펜스를 마쳤다는 친구는 이제 취업할지,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창업을 이어갈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 친구도 백엔드 개발, 데이터 분석, 창업 등 제너럴리스트로써의 삶을 산 사람인지라 나의 고민이 정말 공감이 많이 간다고 했다. 그런 고민으로 많은 커피챗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보며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고 했다. 그러던 중 그 친구가 해준 한마디가 머리를 맑게 깨우는 느낌을 주었다.

"솔직함도 중요하지만, 내가 커피챗을 하면서 느낀 바로는 면접에서는 네가 일을 잘하고 똑똑하다는 걸 어필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

그 말을 듣고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내 커리어와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데에만 몰두했다. 기계공학을 전공하며 창업에 눈을 뜨게 된 계기, 창업 커뮤니티 운영과 마케팅 경험, 중소기업에서의 기술영업 등 나의 다양한 경험들을 '스토리'로 엮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회사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경력보다는 '필요한 경험과 역량'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역량을 회사의 업무와 어떻게 연결해 활용할 것인지에 더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나는 지금까지 면접에서 제너럴리스트로서 다양한 경험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지만, 정작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직무를 중심으로 내 강점과 적합성을 어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나는 제너럴리스트로서 다채로운 경험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지만, 정작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직무에 필요한 강점과 적합성을 구체적으로 어필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는 내 경험의 '폭'보다 직무와의 연결성과 실질적인 전문성을 강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의 조언 덕분에 앞으로는 단순히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내 강점이 직무와 회사에 적합하다는 신뢰를 줄 수 있는 '똑똑함'을 어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나 자신에 대한 기록 멈추지 않기

이번 주말에는 디자이너 커뮤니티 프롬에서 주최하는 '버킷리스트 워크숍'에 참여했다. 오랜만에 열린 행사라 설레는 마음으로 참석했는데, 반가운 얼굴도 있었고 새로운 인연도 생겨 즐거운 시간이었다. 여담이지만, 과거에 내 포트폴리오 리뷰 세션에 참관했던 분이 다가와 "3번이나 리뷰세션에 참여한 점이 정말 멋지다"며 인사를 건넸다. 부족한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동시에 내가 누군가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 워크숍은 한 해 동안 내가 성취했던 일, 기쁨을 느꼈던 일, 도전했던 일을 정리하는 활동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3년 후 내가 원하는 모습과 이를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막연히 머릿속에서만 떠돌던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다 보니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며 내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루어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모님을 설득해 상경하며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한 일, 수많은 면접을 보며 울고 웃었던 일, 그 과정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나고 성장했던 일들. 내 노력과 도전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왔다는 걸 떠올리니 스스로가 자랑스럽기도 했다.

이제는 매주 회고를 쓰는 습관을 넘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깊이 탐구하고 나의 여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시간을 더 꾸준히 가지려 한다. 이런 과정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앞으로의 선택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매사에 지나친 기대하지 않기

올해 왜 이렇게 힘들었는지 곰곰이 돌아보니, 내가 기대했던 일이 잘 풀리지 않았던 경험 때문인 것 같다. 큰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나의 부족함과 정기회의시간의 부족, 시간 관리 등의 복합적인 문제들로 인해 예정대로 끝날거 같던 프로젝트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고, 내가 진심으로 다가갔던 인간관계도 결국 상대방의 이기적인 태도로 인해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취업 과정에서 받은 상처가 가장 컸다. 최종합격이 유력하다는 뉘앙스를 풍기던 회사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느꼈던 허탈감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회사 지원도 많이 하고 떨어져 본 경험도 많지만, 거절에 익숙해지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 특히, 내가 준 만큼 상대방도 나에게 비슷한 방식으로 보답하길 기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요즘에는 그런 기대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감도 크다는 걸 몸소 배웠다. 내가 아는 정보를 나누거나 도움을 줄 때는 상대방이 그 가치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길 바랐지만, 가끔 상대가 그러는 모습을 볼 때면 내 마음이 싸늘해지고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나는 여전히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더 이상 상대에게 큰 기대를 걸지는 않으려고 한다. 기대치를 조정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도 줄어든다. 그리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보답이 돌아올 때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올해는 쉽지 않은 한 해였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위한 기대치를 새롭게 설정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이제는 타인에게 기대를 거는 대신, 내가 만들어가는 작은 성취들에 집중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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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디자이너를 향한 노력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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