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떠나 보내며

전준연·2025년 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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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벌써 2025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이 글에서는 힘들지만 행복했던 2024년을 회고해보려고 한다. 참고로, 이 글은 이전에 썼던 학교 회고록과는 달리 좀 더 개발에 초점을 맞춘 글이다.

마이스터고

바야흐로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이었다.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 없이 막연히 일반고 진학을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갑작스럽게 진로에 대한 고민이 찾아왔다. 예상치 못한 큰 고민 때문인지 며칠 동안 생각에 잠겨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나 자신에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던 탓일까?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조차 알지 못해 이 고민은 더욱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내신은 나름 잘 챙기고 있었지만, 일반고에 진학한 뒤에도 이 성적을 유지할 자신이 없었고,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도 크게 없었다.

그러던 중, 우리 학교(광주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에 대해 알게 되었다. 마이스터고와 코딩은 모두 내가 관심 있던 분야였기에, 학교 체험과 입학 설명회에도 참여해 보았다.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다.

개발 공부

학교에 합격하고 나서 코딩을 처음 공부할 때는 강의를 듣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유일한 공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기초가 없으니, 모르는 것이 생겨도 어떻게 검색을 해야 할지 몰랐고, 뭔가를 만들어볼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강의를 계속 보며 코드만 따라 쳤다.

기초가 어느 정도 쌓이고 전공(프론트엔드)을 정한 뒤에도 여전히 강의를 듣긴 했지만, 블로그도 함께 찾아보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블로그는 확실히 좋았다. 중요한 내용이 요약 정리되어 있었고, 코드도 모두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ChatGPT와 다른 AI 툴을 자주 사용했다. 하지만 이는 나중에 독이 되어 돌아왔다.

2024년 3분기까지는 위의 방법으로 공부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말로는 안다고 하면서 막상 코드를 짜려고 하니 아무것도 못 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내 자신이 의심스러워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진짜 공부를 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인간은 멍청한 존재라는 것도 깨달았다. AI가 써준 코드를 보면 "아, 이거 쓰려고 했어"라며 자신이 알고 있던 것이라고 착각하는 존재다. 적어도 나는 그랬던 것 같다.

며칠간 고민에 빠졌고, 내가 개발을 재미있어서 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문제점을 찾아냈다. 바로 "이 정도는 알고 있다"는 착각과 무지성 복사 붙여넣기가 문제였다.

그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공부를 새로 시작했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ChatGPT도 멀리하기 시작했고, 남의 코드를 쓰더라도 복사 붙여넣기를 하지 말고, 제대로 이해하고 내가 직접 작성하자는 마인드로 다시 개발에 임했다. 복사 붙여넣기로 가득했던 TIL도 모두 비우고, 처음부터 직접 다시 쓰기 시작했다.

효과는 확실히 좋았다. 내 머리로 만든 코드는 아니더라도 직접 손으로 써보니 확실히 몸에 익고 기억에 오래 남았다. 물론 기존 방법이 더 편리했겠지만, 지금은 내 스스로 배워야 할 것이 많다. 그런 점에서 이 공부법이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

프로젝트

솔직히 이 부분은 많이 아쉽다. 가장 개발 실력을 늘리기 좋은 방법은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것인데, 나는 딱히 만들어 본 게 많지 않다. 친구들과 프로젝트를 했어도 대부분 마크업 부분만 개발했었다. 여전히 로직을 짜는 것은 어렵다.

C언어 낚시게임

현재 전공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처음으로 블로그를 많이 참고하며 깊이 고민해 완성한 프로젝트라 기록에 남기고 싶다.

프로젝트 개요:
낚시로 아이템을 얻고, 아이템을 팔아 돈을 벌어 내 집을 마련하는 컨셉의 게임

학교에서 친구 한 명과 팀을 꾸려 C언어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나는 개발을, 친구는 디자인을 맡았다. 주제가 흥미로워 재미있게 개발했던 기억이 난다.

https://github.com/junjuny0227/C-project

당시에는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부족했던 부분이 많다. 외부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다시 만든다면 더 높은 퀄리티로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장려상을 받았던 만큼 만족스럽다.

클론코딩

C언어 프로젝트 전후 1달 동안 클론 코딩만 주구장창 했던 것 같다. 당시에는 마크업이 가장 재미있었다. 로직을 짜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없어서 그런 듯하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후회되는 시기다.

HTML과 CSS도 중요하지만, 클론 코딩을 줄이고 로직을 짜는 연습을 더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https://github.com/junjuny0227/Naver-Login-clone

https://github.com/junjuny0227/Google-Login-clone

등등..

강의

최근에는 이론 강의만 주로 봤지만, 2분기까지는 강의를 보면서 이것저것 만들어보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열심히 만들긴 했지만, 대부분 코드 따라 치기에 가까웠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직접 구현해보자는 생각을 왜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든다. 이제는 내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 구현해보는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https://github.com/junjuny0227/Drawing-App

https://github.com/junjuny0227/NX

등등..

장애인을 위한 지도

이 프로젝트는 2024 SW 동행 데모데이 제출용으로 진행되었다. SDGs 10번 목표인 불평등 해소를 주제로 하였지만, 학사 일정 등 여러 이유로 5일 만에 개발을 끝내야 했다.

당시에는 마크업만 하고 로직은 작성하지 못했다. 공부가 부족했던 시기였기에 크게 아쉬움이 남는 프로젝트다.

https://github.com/NexTach/Demoday-client-V1

아이디어 페스티벌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처음으로 친구들과 제대로 호흡을 맞춰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솔직히 처음에는 의견이 맞지 않아 많이 다투기도 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협업의 중요성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수기로 진행되던 기숙사 입실 관리를 얼굴 인식 AI를 사용해 자동화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로직과 관련된 코드는 지금까지 작성했던 것 중 가장 고민하고 노력해서 완성한 코드였다. 비록 아쉽게 4등에 그쳐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만든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https://github.com/Rainbows-friends/DARAM-client

글을 마치며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세운 나의 올해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내가 직접 생각하고,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공부를 했고,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경험이 부족했다. 올해는 경험을 쌓고 문제 상황을 직접 마주하며 피하지 않는 자세로 공부를 해보고자 한다.

두 번째는 AI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오류가 발생하면 코드를 대충 읽고 이해가 가지 않으면 구글링조차 하지 않고 항상 AI에 의존했다. 또한, 코드를 작성할 때도 대부분 AI가 제안한 코드를 기반으로 작성했다. 당시에는 문제를 느끼지 못했지만, 이제는 AI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세 번째는 무엇이든 완벽하게 하려는 성향을 조금 줄이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완벽주의적인 성향 때문에 무언가를 끝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중간에 잘못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개발을 하면서 세상에 완벽한 결과물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구나 문제를 겪고 넘어지며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무언가를 시작했다면 끝까지 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실천하는 것이다. 기숙사 생활 덕분에 평일에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했지만, 주말이나 방학 동안에는 새벽 2~3시에 잠들고 지나치게 오래 자는 생활을 반복했다. 이러한 패턴이 체력을 소모시키는 생활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올해부터는 좀 더 규칙적인 생활을 실천하려고 한다.

이렇게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2024년을 돌아보며 목표를 정리해보았다. 올 한 해도 어려운 순간이 있더라도 웃으며 행복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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