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후회도 많았지만 배운 것도 많았고, 힘들지만 행복했던 2025년을 떠나보내며 회고하고, 2026년을 맞이할 준비를 해보려고 한다.
나의 2025년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모든 것이 애매모호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이유는, 일이든 놀이든 어느 하나도 제대로 각 잡고 해낸 것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로 게임을 하든,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공부를 하지 않고 있으면 마치 스스로가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남들이 놀 때도 눈치가 보여 제대로 놀지 못했고, 손에도 잘 잡히지 않는 공부를 집중도 안 되는 상태에서 억지로 했던 것 같다. 당연히 그렇게 억지로 하다 보니 능률이 제대로 나올 리 없었다.
놀려고 하면 눈치가 보이고 양심이 찔려서 못 놀고, 공부를 하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이 노는 모습이 보여 나도 놀고 싶어지고. 이런 스스로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모든 것이 애매모호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한, 나를 표현하는 올해의 키워드는 "패션 바쁨"이다.
AI가 발전하면서 개인의 생산성이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2025년에 개발, 유지보수, 운영을 맡았던 Hello, GSM을 이유로 스스로에게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다른 프로젝트들은 거의 진행하지 않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충분히 여러 프로젝트를 병행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목표는 두 번째 목표와 연관되어 있어서, 다음 목표에서 함께 이야기하겠다.
AI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반은 이루고, 반은 이루지 못한 것 같다. 노력을 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한 탓이 더 큰 것 같다.
1학년 때는 AI를 너무 많이 쓰면 실력이 전혀 늘지 않을 것 같아서, 의존도를 무조건 낮춰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AI 의존도를 낮추고 보니, 사용 전과 후의 생산성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컸다.
물론 혼자 자료를 찾아가며 공부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AI와 토론하거나 궁금한 점을 바로 물어보며 학습하는 방식 역시 꽤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개발 뉴스나 커뮤니티를 봐도 "AI를 아예 안 쓰는 것보다, 잘 쓰는 법을 익히는 게 더 효율적이다"라는 말이 점점 더 많이 보인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AI 의존도를 높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첫 번째 목표였던 '내가 직접 생각하고,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 역시 애매하게 반은 이루고 반은 못 이룬 목표가 되어버렸다. 어쩌면 작년 목표를 세울 당시, 내가 개발 시장의 흐름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목표는 아직 이루지 못한 것 같다. 무의식적으로 내가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어하는 일은 완벽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한 반면, 억지로 하게 된 일에는 나도 모르게 최선을 다하지 않고 건성으로 대하게 된다.
최근에는 "내가 병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컴퓨터를 포맷하고 환경 설정을 하는 과정에서 사소하지만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포맷을 몇 번이고 다시 하면서 거의 이틀을 포맷과 환경 설정에만 써버렸다.
솔직히 고치고 싶기는 한데, 너무 어릴 때부터 이런 성향이 있었던 탓인지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 특히 올해는 취업 준비로 실패를 수없이 겪게 될 텐데, 이런 상황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태도는 오히려 내게 독이 될 것 같다. 올해는 최대한 이 성격을 줄여보고 싶다.
규칙적으로 살고 있기는 하다. 다만… 좋은 패턴은 아니다. 기숙사에서는 항상 새벽 1시가 넘어서 잠들고, 일어나는 것은 늘 이르다. 집에 가면 새벽 2시쯤까지 개발하거나 쉬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잠들고, 점심이 다 돼서야 일어난다.
건강한 생활 패턴이 아니라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 만큼, 올해는 정말로 '건강한'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체력적으로도, 멘탈적으로도 건강해야 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처음부터 할 줄 알게 됐다'기보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미숙했던 기술들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많이 올라간 것 같다.
그리고 기술 스택이라고 하긴 애매하지만, 최근에 개발 환경(localhost, stage 환경 등)에서만 콘솔을 출력해주는 npm 라이브러리를 한 번 만들어봤다. 라이브러리 개발을 처음 해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웹 페이지를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개발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근에는 개발을 하면서 AI와 '토론하듯이' 대화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특히 MCP를 자주 활용하고 있는데, Context7 같은 MCP를 사용하면서 라이브러리나 다양한 기술 정보들을 쉽고 빠르게 얻고 있다.
그 덕분에 단순히 검색해서 복붙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념을 이해하면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 점이 예전과 가장 달라진 부분인 것 같다.
위에서 말했듯이 나는 Hello, GSM이라는 광주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 입학 지원 서비스를 개발, 유지보수, 운영했다. 프론트엔드 개발을 맡아 OAuth 로그인 플로우 구조 개선, Notion Database 연동을 통한 콘텐츠 운영 자동화, Zustand 기반 모달 상태 통합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트러블 슈팅을 깊게 해야 할 정도로 치명적인 문제는 많지 않았지만, 하나를 꼽자면 OAuth 로그인 플로우 구조 개선이 가장 어려웠던 작업이었던 것 같다.
프로젝트가 모노레포로 구성되어 있었고, 인증 방식을 Authorization Code Flow로 변경해야 했기 때문에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했다. 콜백이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으로 고정된 상태에서 하나의 훅으로 Google과 Kakao 로그인을 구분하고, 콜백 페이지에서는 파라미터로 전달된 '어드민 페이지 로그인 여부'를 판단하면서 실제 운영 환경과 개발 환경까지 구분해야 했다.
코드 자체가 복잡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려해야 할 경우의 수가 많고 전체 구조를 신중하게 설계해야 했기 때문에 생각할 것이 많아 꽤 머리가 아팠던 작업이었다.
내가 지향하는 개발자상은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제품을 만들고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개발자다.
이런 개발자상을 지향해서인지, 최근에는 라이브러리를 만드는 일에서 특히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내가 만든 라이브러리를 사용한다는 사실 자체가 설레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희망 직무는 당장으로서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다. 다만 장기적으로 개발자로 커리어를 이어간다면, 데브옵스나 백엔드 같은 직무도 경험해보고 싶다.
희망 회사는 아직 "여기다" 싶을 만큼 명확한 곳을 찾지는 못했다. 그래도 억지로라도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볼 수 있는 회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React Native나 아직 사용해보지 못한 기술 스택 등을 실무에서 접해볼 수 있는 환경 말이다. 혼자 공부할 때는 재미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어쩔 수 없이라도 부딪혀 보다 보면 그 안에서 좋은 경험이나 재미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가능하다면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회사였으면 좋겠다.
얼마 전부터 잠시 뜸해졌던 코딩 테스트 준비를 다시 시작했다. 코딩 테스트를 실제로 보든 보지 않든,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 나중에 훨씬 덜 힘들 것 같고, AI와 자주 대화하다 보니 알고리즘 감각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하루에 최소 한 문제 이상을 목표로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포트폴리오도 방학 동안 한 번 크게 손보려고 한다. 생각해보면, 내 포트폴리오를 보게 될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포트폴리오를 접할 것이다. 그 많은 포트폴리오 중에서 내 것을 끝까지 다 읽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대한 적은 페이지 안에, 가능한 많은 핵심 내용을 담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예전에는 내 포트폴리오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다소 꺼려했지만, 앞으로는 용기를 내서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받아볼 생각이다. 내가 보기 좋은 포트폴리오보다, 남들이 봤을 때 이해하기 쉽고 매력적인 포트폴리오가 훨씬 더 중요하니까.
마지막으로, 면접 대비를 위해 JavaScript 기본 개념들(고차 함수, 클로저, 비동기 처리 등)을 제대로 정리해두려고 한다.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나는 JavaScript 자체에 익숙하다기보다는 React나 Next.js 같은 라이브러리에 더 익숙한 편인 것 같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개념 공부를 병행할 예정이다.
당연히 1순위 목표는 취업이다. 얼마 전, 스스로에게
"내가 왜 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에 왔지?", "왜 취업을 하고 싶어 했지?"
라는 질문을 던져봤는데, 막상 답을 하려니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 이후로 한동안은 "지금 나는 뭘 해야 하지?", "굳이 학생 때 취업을 해야 하나?", "취업을 못 하고 졸업해도 아직 20살인데" 같은 생각들이 계속 들었다. 그러다 최근에 "넌 무조건 취업해라"라는 말과 함께 내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위로해 준 여자친구의 말 덕분에, 조금 정신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다해서, 어떻게든 취업을 하고싶다.
얼마 전에 방학을 했는데, 방학하기 한 달 전쯤부터 친구를 따라 운동을 시작했다. 아직은 덤벨 위주의 운동밖에 해보지 않았지만, 근력 운동이 생각보다 꽤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됐다.
(유산소는 땀도 많이 나고 너무 힘들어서 아직은 재미없다…)
올해는 몸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이 목표라기보다는,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실패로 한 해를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패를 두려워해서 시도조차 잘 하지 않던 내가, 올해는 실패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뜻이다.
실패는 결국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라고 믿고 있다.
이렇게 2025년을 되돌아보며 회고하고, 2026년을 맞이할 준비를 해봤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릴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노력으로 그렇게 만들어보고 싶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2025년 정말 고생 많으셨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