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상반기 결산

서연주·2026년 8월 2일

연말까지 기다리기엔 상반기에 일어난 일이 많아서 중간 결산을 남겨본다.

새해 첫 곡: 착잡하게 시작한 2026년

한 해에 처음 들은 노래대로 1년이 흘러간다는 얘기는 믿지 않지만, 이번엔 괜히 음악을 듣고 싶은 새해였다.

  1. 화사 - Good Goodbye
  2. 죠지 - Boat
  3. 소란&도은호 - 사랑한 마음엔 죄가 없다

홀가분해지고픈 맘이 컸던 것 같다. 그날 남긴 일기를 봐도 엄청 착잡해 보인다. 지나고 보니 상반기는 생각보다 씩씩하게 흘러갔다.

자동화 3개. 아니, 7개 완료(그리고 ING….)

2026년을 시작할 때 몰래 세운 목표가 하나 있었다. 자동화 3개 해보기.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쫄아있었나 싶은데, 그땐 막연히 어려울 것 같고 나는 잘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그 두려움을 깨보고자 일단 여러 개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웬걸, 회사에서 Automation 대회가 열렸다. 하늘이 한번 부딪혀보라고 도우시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참여했고…. 1등 상금으로 클로드 토큰 20만 원어치를 받았다. 푸항항

처음엔 자동화할 거리가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하다 보면 그런 쪽으로 시야가 트인다고 해야 하나, 점점 자동화하고 싶은 게 생기고 클로드 믿고 신나서 더 하게 된다. 그렇게 나름 도전적이라고 세웠던 목표치를 넘어 어느새 7개나 자동화를 해보게 되었다.

그중 가장 맘에 드는 것 3개를 공개해 보자면….> 결제 테스트(회원가입·탈퇴) 자동화, 결제 모듈 테스트 자동화

결제 모듈 TC마다 수행해야 하는 반복 작업은 1) 회원가입-탈퇴 2) 카드 번호 입력이었다.
회원가입은 이메일 인증과 폼 입력까지 해야 해서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처음엔 개발자 테스트에서만 쓰려고 만들었는데, 이젠 프로덕트 팀 전체가 평소 웹 사이트 이용에도 이 Extension을 쓴다. 요구사항에 따라 꾸준히 업데이트하며 가장 인기 좋은 아이템이 되었다.

Sentry Web Vitals 자동 개선 파이프라인
나는 6개월간 매주 Sentry Monitoring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당연히 스프린트마다 성능 개선 작업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지금까지 분석해 왔던 내용을 바탕으로 우선순위와 범위를 선정했고, 매주 월요일마다 AI가 코드 분석 ➡️ 코드 수정 ➡️ 개선치 예측을 담은 PR까지 올려준다. FE 개발자들은 출근해서 코드 리뷰 후 병합 여부만 수정하면 OK.
오늘 자 기준으로 자동화 도입 전과 비교해서 15% 이상의 INP 성능 개선이 있었다.

3. 숏폼 콘텐츠 자동 생성 및 게시 파이프라인 구축
평소 유튜브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AI로 영상 생성도 자동화할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주제를 입력하면 대본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적절한 이미지, 자막, TTS, 화면 전환 효과를 모두 더해 성공적으로 쇼츠를 생성할 수 있었다. 메신저 형태의 숏츠 템플릿도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어 결론적으로 나는 여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중이다.
(우리 회사는 부업을 적극 권장한다) 회사 분들께도 공유했더니 다들 유튜버가 되어 이젠 콘텐츠 싸움이 장난 아니게 되었다.

상반기 독서 결산

올해 목표는 1년에 10권 읽기였는데…. 상반기에 이미 15권을 읽었다.

『현대사상 입문』(작년에 이어 완독), 『앞으로 올 사랑: 디스토피아 시대의 열 가지 사랑 이야기』,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동물농장』,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작별하지 않는다』, 『긴긴밤』, 『어떤 양형 이유』,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시지프 신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 『명화가 말하는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수레바퀴 아래서』,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작년의 3.25권을 생각하면 크나큰 발전이다. 이 중 추천하고 싶은 책 두 권을 골라봤다.

『긴긴밤』

애들 읽어주다가 부모님들이 울어버리는 동화책이다.

상대는 남고 나는 나아가야 하는 작별의 시간. 세이프 존을 떠나가 본 적 없는 길을 향해 스스로 떠나보리라 결심했던 순간의 감정이 떠올라 북받쳐 오르게 하는 책이다. 책에서 이별의 순간이 다가올 때면 주인공과 내가 지금까지 받아온 모든 사랑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가는 기분이 든다. 그리우면서도 그 순간으로 되돌아갈 수도, 되돌아가지도 않을 어른들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다.

신기했던 건, 나는 떠나가는 입장으로 이 책에 이입했는데 자녀가 있는 동료분들은 떠나보내는 입장으로 이입했다는 거다. 언젠가 자녀가 자신을 떠나 자신의 삶을 향해 가는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셨다고...

『소년이 온다』

내가 타인에게 글/영상을 추천하는 기준은 '요약본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가'이다. 내용을 다 알아도 직접 경험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만 추천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년이 온다』는 강력 추천하게 된다. 현재의 삶을 지탱하는 자유와 신뢰는 결코 당연하게 생겨나지 않았음을 끔찍하게 잘 알아갈 수 있다.

운동: 등 근육 만들기 드가자

2025년 결산에서 당당히 올해의 소비로 올랐던 헤드폰…. 이거 쓰고 신나게 바깥으로 공부, 노트북, 독서하러 다녔다. 그러다 갑자기 목이 너무 아파서 정형외과에 방문하게 됐다.

다들 알고 있었나…. 등 근육 없는 사람이 무거워진 머리를 지탱하려고 힘을 주다 보면 일자목이 된다는 것을...등 근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바로 헬스장을 등록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근육이었지만, 일단은 헬스장 가는 습관부터 들이기 위해 주 2~3회 유산소로 시작 ㅎ 그렇게 지금까지 6개월 넘게 꾸준히 주 2~3회, 유산소+웨이트 하며 헬스장을 다니는 중이다.

먹고 싶은 걸 살짝 적게 먹거나, 한 끼 많이 먹으면 한 끼는 샐러드 먹는 정도로만 했더니 살은 거의 안 빠짐; 대신 체력이 어마무시하게 좋아진 게 느껴진다.

퇴근 후 헬스장까지 다녀와도 힘이 남아돎. 늦게까지 놀아도 안 피곤함. → 잘 시간은 안 됐는데 졸리지도 않고 심심하기만 함 → (지금 여기) 이것저것 재밌어 보이는 거 하는 중


상반기 결산은 여기까지! 착잡한 플레이리스트로 시작했던 것치고는, 몰래 세운 목표를 두 배 넘게 달성하고 체력도 붙고 유튜버까지 된 상반기였다. 2026년 하반기도 신나는 일들로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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