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을 외주화하는 방법 (feat. Anki)

keem·2023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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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이거 분명 어디서 본 건데", "어 이거 아는 건데" 이런 생각을 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그 '아는 것'에 대한 설명이 목 끝에서 멈춰 답답했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오늘 소개해드릴 도구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바로 Anki입니다.

Anki는 간격 반복 이론에 기초한 플래시 카드앱입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에 따르면 최초 기억 시점으로부터 1시간이 지났을 때 남아있는 기억은 어느정도일까요? 무려 44%라고 합니다. 절반 이상의 기억이 한 시간 안에 휘발되는 것입니다. 이 기억은 하루가 지나면 33%, 한달이 지나면 21%로 감소합니다.

이를 보완하는 방법이 분산 반복, 즉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자꾸 그 기억을 끄집어내어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입니다. 마인드맵의 창시자 토니 부잔이 제시한 반복 주기에 따르면 초기 10분 이내의 1회차 반복, 24시간 뒤 2회차 반복, 일주일 뒤 3회차 반복, 한 달 뒤 4회차를 반복하면 6개월 이상의 장기기억으로 전환됩니다. Anki의 반복 주기 모델은 이러한 분산 반복을 기초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Anki를 사용하게 된 이유

설명하지 못하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내가 공부한 것을 쉬운 단어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로 제가 공부한 것들이 휘발되는 경험을 자주 하면서 이를 해결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Anki를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약 8개월간 꾸준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제가 생각하는 Anki의 장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공부한 것을 질문화하면서 학습의 목적을 상기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떠먹여 주는 것을 읽고, 듣는 것보다 학습한 내용에서 능동적으로 질문을 뽑아내고, 이에 대한 답변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내가 배운 것의 본질을 탐구할 수 있습니다.
  2. 맡겨 놓으면 알아서 복습시켜 줍니다. 기본적으로 10분, 1일 두 번의 고정 복습이 존재하고, 해당 질문에 대한 본인의 소화 정도에 따라 점차 간격이 멀어지면서 복습할 수 있도록 카드를 보여줍니다. 게다가 복습 주기에 대한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합니다.
  3. 학습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저는 현재 300개 이상의 카드가 있지만 매일 복습에 걸리는 시간은 10~20분 정도입니다. 하루 10~20분의 시간을 투자해 수백 개의 질문에 대한 자신 있는 대답이 생긴다는 것은 시간 투입 대비 학습 효과가 높다는 것을 방증할 수 있습니다.
  4. 자신감이 생깁니다. 개인적으로 학습하고 나서, 어떤 경우에는 자신 있게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내 기억이 맞는가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Anki로 복습을 시작한 뒤로는 특정 키워드에 대해서는 자다가 질문을 받더라도 대답이 나올 정도로 입에 붙어버렸습니다.

이런 분들이 사용하면 좋아요

저는 이직을 준비 중인 프론트엔드 개발자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면접 준비CS 학습이었습니다. 면접의 경우 기본적으로 정해진 단골 질문 목록이 있을 정도로 정형화되어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기점으로 본인의 장점이 되는 깊은 지식을 꼬리 질문으로 만들면 빛을 볼 상황이 반드시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또한 CS의 경우 일정 부분 암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단순 암기의 부분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제 경우를 빗대어서 Anki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특정한 목적을 가진 학습을 하는 경우입니다. 제 경우 면접이라는 특정한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꼭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토익과 같은 언어 시험에도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2. 본인의 지식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고 싶은 경우입니다. 위 예시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표하는 경우나 멘토링을 제공하는 등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것을 원하는 경우, 혹은 그렇게 설명하는 활동을 하고 싶은 경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3. 게으른 욕심쟁이인 경우. 이건 사실 저의 경우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사람들이 꽤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해야 할 것,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게으름이 그 욕구를 이겨서 괴로운 분들이요. 그런 경우 Anki를 사용하면 적은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활용할까요?

기본적인 사용법

사실 기본적인 사용법은 크게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카드 추가 -> 카테고리 설정 -> 학습 이게 전부입니다. 태그나 카드 유형 설정도 있지만 이 부분은 직접 사용해보면 바로 이해하실 수 있는 부분이라서 생략했습니다.

카드 추가

카테고리 설정

학습

커스터 마이징

Anki에는 정말 많은 커스터 마이징을 제공합니다. 그중 저는 아래의 이미지처럼 카드 유형, 반복 주기에 대해 커스터 마이징을 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코리안키라는 유튜버가 계시는데, 이분이 Anki 커스터 마이징, 타 앱과의 연동 등 정말 수많은 기능을 다루고 계시니 사용법과 관련해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카드 커스터 마이징

아래와 같이 필드와 카드 앞, 뒷면, 그리고 스타일까지 직접 카드를 커스터 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핵심 키워드와 정답 예시라는 필드를 넣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커스터 마이징 방법은 해당 링크에서 더욱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복 주기 커스터 마이징

이렇게 카테고리별로 반복 주기를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 일일 새 카드 제한, 일일 최대 복습량 제한, Learning steps, 졸업 간격, 복습 주기, Timer 이렇게 변경했습니다. 해당 변경 방법 또한 더욱 잘 설명한 영상으로 대체하겠습니다.

마치며

너무 Anki에 대한 찬사만 늘어놓은 것 같지만, 분명 Anki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카드 형식으로 지식이 분리되기 때문에 지식의 큰 숲을 필요로 할 때에는 지식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또한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 $25.99의 비용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무료인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또한 매일 카드의 상태가 바뀌어서 Deck에 쌓이기 때문에 며칠만 복습을 놓치면 너무 많이 쌓여있는 카드들이 부담스러워서 손을 놓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Anki는 지식의 장기 기억이라는 목적을 잘 해결하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해당 목적을 해결하길 원한다면 충분히 선택할만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앞서 말한 카드 형식으로 분리되는 문제는 옵시디언이라는 메모 앱과 연동해 해결할 수 있고, 심지어 Chat GPT와 연동해서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복 주기를 Anki에 맡겨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Anki를 사용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참고 자료

https://ko.wikipedia.org/wiki/%EC%95%88%ED%82%A4
https://ko.wikipedia.org/wiki/%EA%B0%84%EA%B2%A9_%EB%B0%98%EB%B3%B5_%ED%95%99%EC%8A%B5
https://namu.wiki/w/%EB%A7%9D%EA%B0%81%20%EA%B3%A1%EC%84%A0
https://www.youtube.com/watch?v=ilck6QC03Q8&t=288s&ab_channel=%EC%BD%94%EB%A6%AC%EC%95%88%ED%82%A4Koreanki
https://www.youtube.com/watch?v=pl13mv7EXao&t=333s&ab_channel=%EC%BD%94%EB%A6%AC%EC%95%88%ED%82%A4Koreanki
https://www.youtube.com/watch?v=MrL-KZQsg3g&ab_channel=%EC%BD%94%EB%A6%AC%EC%95%88%ED%82%A4Korea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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