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글쓰기에 앞서서 나를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나는 다음주 월요일 첫 출근을 앞둔 평범한 (진)백엔드 개발자이다.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교회 오빠보다 단순히 과에 한명쯤 있을만한 기독교 신자이며, 갓 대학교를 졸업한 키도 얼굴도 성격도 평범한 그냥 대한민국 평균 남자이다.
개발도 무척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무척 뒤떨어지지도 않는 실력을 보유 중인 것 같다.
이렇게 정규분포도의 중간쯤에 정확히 위치하고 있는 나는 직장생활을 앞서서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한번쯤 정리를 하고 싶었다.
나는 내 스스로 군대 전역 후 개발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면서부터 대회, 동아리, 대외활동등 쉼없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고, 대학교 졸업 직전 나름 만족할만한 취업까지 성공하였다.
이러한 평탄한 인생은 분명히 행복해야만 하고, 축하받아야만 마땅한 나일 것인데 마음 한 곳이 계속 불편했다.
분명 다른 사람들처럼 잘 살고 있고, 모두가 잘 달리고 있는 도로에서 다른 길로 새지도 않고 쭉 평탄히 직진하고만 있는데 도대체 왜 내 스스로가 이렇게 불편한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실수한 걸까?”
“내가 남들이 다 했던 어떤 것을 놓쳐버린걸까?”
“모든 사람들이 걷고 있는 길을 내가 벗어난 걸까?”
이런 잡다한 생각들이 들던 중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 태국 선교를 간다고 하는 소식을 들었다.
이러한 생각들을 잊고자, 또 출근 전 하나의 추억을 쌓고자 단순히 지원을 하고, 준비를 하였다.
우리 선교팀은 태국 선교를 위해서 여러가지 공연들을 준비를 했었는데, 이러한 공연 또한 그 동안 살아왔던대로 남들과 같이 열심히 준비를 하였고
그렇게 2024년 1월 9일 태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광주에서 인천까지 버스 4시간, 인천에서 방콕까지 비행기 6시간 종합 10시간 걸려서 태국 방콕 공항에 도착했다.
태국은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다.
늘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진짜 🐶덥다.
진짜로
🐶
덥
다.
단순히 덥기만 하면 참을만한데, 진짜 너무 습하다.
그래도 남들도 참는데 나도 참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방콕에서 콕 하면 좋겠지만, 내가 가는 곳은 방콕에서 차로 2시간정도 더 들어가야하는 빡청이라는 지역이었다.
스타렉스 같이 생긴 일본차에 몸을 맡겨 오른쪽, 왼쪽 흔들거리면서 가다보니 얼마전 유행했던 노재팬 운동을 내 가슴 깊이 외치고 있었다.
그렇게 반일 독립 투사가 될 때쯤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샤워하고 정신없이 잠에 들었다.
한국에서 매번 아이폰의 싫증나는 잔소리에 일어났던 그동안과는 다르게 태국에서는 햇살과 치킨들의 소리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눈을 떴다.
되게 별거 아닌데도 이러한 싱그러움은 날 기분 좋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
눈을 뜬 후 여러 공연 준비 및 잡다한 준비들을 마치고 처음 준비를 하고, 짬 나는 시간에 틈틈히 사진도 찍었다.
같이 떠난 동생들을 귀찮게 굴며, 사진들을 찍다보니 어느새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학교에 가서 여러 공연들과 활동들을 성공리에 마쳤다.
사실 실수도 많이 했는데 그냥 아이들이 봐준 것 같다.
아이들과 사진도 찍고, 놀아도 주고 그렇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활동들을 마치고,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보니 무언가 잃어버렸던 것이 마음에 일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 느낌을 단순히 뿌듯함이라 칭하고 나는 다음날, 다다음날 똑같이 아이들을 섬기고, 챙겨주었다.
점점 챙겨주면 챙겨줄수록 이 느낌이 단순한 뿌듯함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점차 들기 시작했다.
이 선교 활동을 통해서 내가 어렸을 때부터 꿈꾸어왔던 삶, 내가 놓쳐버린 아니 어찌보면 놓아버린 무언가를 되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알듯 말듯 시간은 꾸준히 흘러 우리는 어느새 마지막 활동인 수련회 활동만을 앞두고 있었다.
이 선교의 마지막 활동인 수련회 또한 무난하게 잘 마무리를 해나갔고, 어느덧 마무리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 때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위 사진에 나온 작디 작은 태국 친구가 내 품에서 눈물을 훔치었다.
그 때 처음 들었던 기분은 단순한 당황스러움이었지만, 점차 이 아이에게 나는 어떤 의미이기에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여러 복합적인 기분이 들어 나 또한 울음을 참지 못했고,
그 복잡하고, 얽힌 감정 가운데에서 내가 찾고자 했던 무언가를 찾아낸 기분이었다.
이렇게 모든 선교 활동을 마치게 되었다.
이번 선교 활동을 통해서 나는 처음 목표인 추억거리 뿐만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할지, 내가 살고자 하는 인생은 무슨 인생인지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이러한 일들을 겪으며, 문득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돈 주는 사람? 그냥 놀아주는 사람? 외국인?
뭐 사실 위에 나열한 것들이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내 스스로에 대해서 한가지 깨닫게 되었다.
나는 이들에게 의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내 스스로가 의미가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저 고속도로에서 옆에 차들을 의식하며 어떻게든 같은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직진만 하다 그대로 끝나는 인생이 아니라, 내가 갈 수 있는 속도대로 천천히 가며 호두과자도 팔고, 장난감도 팔고, 노래 부르고 춤추면서 가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
나는 그토록 왜 남들과 같은 삶을 살고 싶었을까?
무서워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고속도로에서 직진이 아니라 다른 길로 돌아가면 낭떠러지일지도 모른다는 무서움에 휩싸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남들이 가고 있고, 갔었던 안전한 길로 가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에게 의미있는 삶이란 어떤 삶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나름 정의하기에는 나에게 의미있는 삶이란 하루 하루 의미있게 살아가는 삶이다.
재귀도 아니고, 그러면 하루 하루 의미있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게 주어진 하루를 감사하고, 버텨내고, 맞서서 싸울줄 알고,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 이라고 정의하기로 했다.
오늘 하루 이겨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