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중한 개발이야기 : 개발에 입문하게 된 나를 돌아보며

정경훈·2021년 1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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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되기 전 나의 모습

매일 북적이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던 나는 월세방의 계약기간 종료와 함께 직장과 가까운 곳에 전세방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지내던 중 직장에서 보낸 시간동안 내가 이루어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졌고,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나를 보며 권태가 찾아왔다.

그러던 중 고향친구의 형님이 회사를 그만두시고 프렌차이즈 피자가게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무작정 찾아가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형님의 답은 "NO"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히 그런 답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그저 가벼운 생각으로 "회사 그만두고 피자집 차려볼까?", "내 가게를 가지면 내가 더 열심히 해서 큰 돈을 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에 대한 허점을 찔린 것이었다.

그렇지만 "더 나이들기 전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기에 주말에 찾아가 시스템에 대해서 배우고, 메뉴를 직접 만들어보고, 고객을 응대해보며 의지를 보였다. 그렇게 해서 결국 나는 새롭게 나의 매장을 하나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자영업의 길은 정말 쉽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오픈발"과 코로나 특수로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닐때 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동력을 투자했고, 각 종 비용을 제외하고 보니 원하는 성과는 아니었다. 또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였고 이를 제어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이렇게 2년3개월간의 직장생활과 1년간의 장사를 마치게 되었다.

왜 개발을 시작했어요?

위코드를 시작하고 며칠 뒤 영은님과의 첫 면담에서 받았던 질문이다. 이 때 내가 왜 개발을 시작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속으로 "돈이 벌고 싶어서?", "개발자가 취업이 잘 된다고 하니까?", "친구의 추천으로?" 이런 말도 안되는 대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동기들과의 팀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많은 감정들이 내가 개발을 시작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평소 멘탈이 무너질 때 마다 영화배우 허성태님이 <말하는대로>라는 TV프로그램에서 진행했던 토크 버스킹 영상을 본다. 버스킹에서 허성태님은 영화 <밀정>을 촬영하며, "싸다구를 맞으면서도 기분이 좋은 일이 어딨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내가 팀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마음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내가 조금 부족하고 느리지만, 함께 하는 동기가 있었고 더 나아가서는 많은 정보를 함께 교류할 수 있는 개발 커뮤니티가 있었다. 이 속에서 나는 이들과 소통하고 개발하는 것이 재미있었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했을 때 오는 성취감은 나에게 있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왜 개발을 시작했어요?" 라는 질문에 나는 이렇게 답을 하려고 한다.

"혼자 많은 것을 고민하고 실행해야 했던 한 사람의 자영업자에게 개발자들의 공유하는 문화, 협업하는 문화가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더 나아가 그 문화 속에서 개발하고 성과가 나오는 것이 재미있고 기분 좋은 일이었다"

개발을 하면서 좋았던 점

첫번째, 다양성을 존중하는 자유로움
팀프로젝트를 하면서 모두가 더 좋은 코드를 쓰기 위해, 팀과 개인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고민하며 코드를 작성하지만 코드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같은 로그인 기능을 만들더라도 나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진 동료는 더 많은 변수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코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많이 알고있는 동기들에 비해 부족함이 있는 코드를 작성하더라도 이것에 대해서 그 누구도 비난하거나 낮춰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에 대해서 방향성을 제시해주거나, 개선점을 함께 고민하고 공유해주었다.

그리고 이를통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수학공식과는 다르게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자유롭게 코드를 작성하고 수정 보완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두번째, 결과물에 대한 성취감
위코드에서의 마지막 한 달의 시간은 기업에서 우리에게 주는 아주 소중한 인턴십의 기회로 채워졌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현업에서 하는 개발은 어떤게 다를까?" 라는 걱정 반 호기심 반의 감정으로 첫 출근을 했던 기억이 난다.

첫 출근을 하고 대표님께서 직접 회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처음으로 접해보는 다양한 마케팅용어들과 시스템으로 굉장히 낯선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과제는 새롭게 준비중인 웹앱에서 광고주들의 데이터(Facebook Ads, GoogleAds, Google Analytics 등)권한을 받아오는 일이었다.

과제가 주어졌지만, 마케팅 용어들과 마케팅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은 나는 코드를 전혀 칠수 없었기에 먼저 이 회사의 사업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함께 나가게 된 동기들과 우리가 담당하게 된 온보딩 페이지 UI/UX를 사용자 관점에서 기획해보고, 디자이너분과 페이지 디자인에 대한 회의를 하며 협업을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를 진행하였는데, Oauth2.0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배우고 scope의 존재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블로커를 만나 고통스러웠지만, 기능이 완전히 구현되는 순간 내가 새롭게 배운 지식에 대한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개발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

불안감과 조바심

의욕에 가득차서 개발을 처음으로 배우기 시작했을 때 시작과 동시에 위기가 찾아왔다.

세션의 속도와 방대한 양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따라가는 속도를 보며 "저 사람들은 왜 이렇게 잘하지?","나만 못하고 있네","분명히 비전공자도 해낼 수 있다고 했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불안감과 조바심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나보다 더 많은 시간투자를 해서 공부를 한 이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나쁜 행동이었다.

이를 깨닫고부터는 마음가짐과 행동을 바꾸려고 노력했고,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앞으로 쌓아갈 것들에 대한 고민만 하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내가 해야할 일들을 되새기고 실행했다. 이렇게 하루 이틀 진행하다보니 전에 생겼던 조바심이나 불안감이 점차 해소되고 개발이 조금씩 즐거움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현업에 가서도 내가 배워야 할 기술스택과 CS지식들은 매우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불안감과 조바심은 버리고, 나에게 맞는 위치에서 내가 할 수있는 것들을 해내면서 천천히 꾸준히 스탭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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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하고 싶은 프론트엔드 개발자 입니다 :)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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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5일

경훈님!! 27기에게 발표하실때 정말 멋지셨어요!! ✨
앞으로의 커리어 시작에 있어서도 경훈님만의 속도대로 쭉 멋진 성장 이루시길
응원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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