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와 화가를 읽고

자이로 체펠리·2021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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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커와 화가인 폴 그레이엄

해커와 화가는 다르지 않다고 작가는 말한다. 예술은 뜨겁고 기술은 차갑다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더 나은 무엇인가를 만들기 위한 본질은 같다고 생각한다.
문명의 파생물인 예술은 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원근법의 발견, 사진기, 대량 생산, 전쟁 까지 끊임없이 변모하는 예술사에서 이름을 남긴 예술가들은 기민하게 판단하고 이를 시대정신으로써 표현했다. 미술사를 공부하며 대단히 계산적이고 논리적인 예술가들을 만났을 때 오히려 차갑다는 인상을 받았다.

2. 뒤샹과 샘


처음 보게 되면 실소를 자아내게 되는 소변기를 뒤집어 놓은 뒤샹의 샘은 치밀한 논리와 시대 정신이 깃든 작품이다. 박람회에서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프로펠러의 곡선을 본 뒤샹은 "저것 보다 완벽한 곡선을 그리지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의 소변기는 단순히 명성을 이용한 어설픈 사기가 아니다. 그는 기성품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고 예술가의 역할을 창조하는 것에서 발견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고 이를 위한 이론적 기틀을 마련했다. 그는 누구보다 기민하고 계산적으로 예술을 변화시켰다.

3. 나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키워드 해커, 화가, 개척자라는 키워드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경영학을 전공했고 특히 금융에 관심이 많았다. 예술과 인문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서양하를 부전공했다. 현재는 핀테크 기업에서 개발자로 막 커리어를 시작했다. 물론 폴 그레이엄 이나 뒤샹은 너무 대단한 사람이라서 내 특이한 이력을 근거로 수치심 없이 그둘 사이에 낄 수 있다고 주장을 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면접 때, 혹은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내 전공의 조합은 언제나 높은 확률로 질문을 받곤했다. 나름 설득력을 가질려고 노력했지만, 면접에서 떨어져 왔던 것을 보면 신통치는 않았나보다.
나는 본질적으로 셋이 크게 다르진 않다고 생각한다. 굳이 따지자면 금융과 미술의 교집합에 개발이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it라는 매체를 통해 무엇인가 더 좋은 것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열망이 가시질 않는다.

4. 책

내 자신에 대한 성찰과 합리화는 그만두고 다시 책으로 돌아가 보자. 나름 재미있는 책이었다.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철학 같은 것이 많이 묻어 났다. 굳이 따지자면 에세이에 가깝지 인문학 교양 서적이나 디테일한 방법론을 설명하는 책과는 거리가 멀다. 몇몇 부분에선 동감을 하고, 몇몇 부분을 훑어 넘겼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작가의 리스프에 대한 사랑과 나도 한법 도전해 볼까 하는 도전 욕구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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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를 표해라. 경의를 갖고 회전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거다…… [LESSON 4]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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