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Study - (4)

PM/iOS Developer KimKU·2022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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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역할, 책임 협력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현명한 사람은 없다.

-켄 블랜차드(Ken Blanchard)-

객체지향 설계의 전체적인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개별 객체의 품질이 아니라 여러 객체들이 모여 이뤄내는 협력의 품질이다.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자는 객체들 간의 요청과 응답 속에서 창발하는 협력에 초점을 맞춰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한다. 협력이 자리를 잡으면 저절로 객체의 행동이 드러나고 뒤이어 적절한 객체의 상태가 결정된다.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란 조화를 이루며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협력적인 객체를 창조하는 것이다.

1. 협력

1.1 요청하고 응답하며 협력하는 사람들

이 책 1장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이뤄지는 협력의 본질은 요청과 응답으로 연결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되는 문제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결 과정에 여러 사람이 참여하게 된다. 이 과정 속에서 요청과 응답의 연쇄적인 흐름이 발생한다.

협력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시작된다. 자신에게 할당된 일이나 업무를 처리하던 중에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게 되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알고 있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요청을 받은 사람은 일을 처리한 후 요청한 사람에게 필요한 지식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요청에 응답한다.

1.2 재판 속의 협력

이번 장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와 함께 설명을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장면 중 하나인 하트 여왕이 만든 파이를 훔쳐 달아나다 붙잡힌 하트 잭에 대한 공판이 열리는 법정 이야기를 한번 생각해보자.

하트 잭을 재판하기 위해 등장인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모든 협력이 그런 것처럼 하트 잭의 재판 과정 역시 재판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요청하고 응답하는 과정 속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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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이야기에서 왕이 모자 장수로부터 증언을 듣는 과정을 요청과 응답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자.

  • 누군가가 왕에거 재판을 요청함으로써 재판이 시작된다.
  • 왕이 하얀 토끼에게 증인을 부를 것을 요청한다.
  • 왕의 요청을 받은 토끼는 모자 장수에게 증인석으로 입장할 것을 요청한다.
  • 모자 장수는 증인석에 입장함으로써 토끼의 요청에 응답한다.
  • 모자 장수의 입장은 왕이 토끼에게 요청했던 증인 호출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 이제 왕은 모자 장수에게 증언할 것을 요청한다.
  • 모자 장수는 자신이 일고 있는 내용을 증언함으로써 왕의 요청에 응답한다.

협력 안의 요청과 응답에 초점을 맞춰 보자. 누군가 왕에게 재판을 해달라는 요청을 보냈다는 말은 왕이 재판을 수행하 의무가 있으며, 재판에 필요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왕이 하얀 토끼에게 목격자를 불러오라고 요청한 이유는 토끼가 목격자에 대해 알고 있으며 동시에 목격자를 부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등장인물들이 특정한 행동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그 요청에 대해 적절한 방식으로 응답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행동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청과 응답은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가 수행할 책임을 정의한다.

2. 책임

객체지향의 세계에서는 어떤 객체가 어떤 요청에 대해 대답해 줄 수 있거나, 적절한 행동을 할 의무가 있는 경우 해당 객체가 책임을 가진다고 말한다.

책임은 객체지향 설계의 가장 중요한 재료다. 크레이그 라만(Craig Larman)은 "객체지향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책음을 능숙하게 소프트웨어 객체에 할당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객체와 책임이 제자리를 잡은 후에 고려해도 늦지 않다. 객체와 책임이 이리저리 부유하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구현에 뛰어드는 것은 변경에 취약하고 다양한 협력에 참여할 수 없는 비자율적인 객체를 낳게 된다.

2.1 책임의 분류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들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책임을 수행한다. 책임은 객체에 의해 정의되는 응집도 있는 행위의 집합으로, 객체가 알아야 하는 정보와 객체가 수행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개략적으로 서술한 문장이다. 즉, 객체의 책임은 '객체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knowing)''무엇을 할 수 있는가(doing)'로 구성된다.

크레이그 라만은 이러한 분류 체계에 따라 객체의 책임을 크게 '하는 것'과 '아는 것'의 두 가지 범주로 자세히 분류하고 있다.

하는 것(doing)

  • 객체를 생성하거나 계산을 하는 등의 스스로 하는 것
  • 다른 객체의 행동을 시작시키는 것
  • 다른 객체의 활동을 제어하고 조절하는 것

아는 것(knowing)

  • 개인적인 정보에 관해 아는 것
  • 관련된 객체에 관해 아는 것
  • 자신이 유도하거나 계산할 수 있는 것에 관해 아는 것

책임은 객체지향 설계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객체지향 설계의 예술은 적절한 객체에게 적절한 책임을 할당하는 데 있다. 책임이 불분명한 객체들은 애플리케이션의 미래 역시 불분명하게 만든다. 명확한 책임이 애플리케이션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이 책은 설명한다.

책임은 객체의 외부에서 접근 가능한 공용 서비스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즉, 책임은 객체의 외부에 제공해 줄 수 있는 정보와 외부에 제공해 줄 수 있는 서비스의 목록이다. 따라서 책임은 객체의 공용 인터페이스(public interface)를 구성한다. 공용 인터페이스의 개념은 뒤에서 다룰 객체지향의 중요한 원리 중 하나인 캡슐화로 이어진다.

2.2 책임과 메시지

한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전송한 요청은 그 요청을 수신한 객체의 책임이 수행되게 한다. 이처럼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주어진 책임을 수행하도록 요청을 보내는 것을 메시지 전송(message-send)이라고 한다. 따라서 두 객체 간의 협력은 메시지를 통해 이뤄진다. 메시지를 전송함으로써 협력을 요청하는 객체를 송신자라고 하고 메시지를 받아 요청을 처리하는 객체를 수신자라고 한다, 메시지는 협력을 위해 한 객체가 다른 객체로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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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주의할 점은 책임과 메시지의 수준이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책임은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행위를 상위 수준에서 개략적으로 서술한 것이다. 책임을 결정한 후 실제로 협력을 정제하면서 이를 메시지로 변환할 때는 하나의 책임이 여러 메시지로 분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설계를 시작하는 초반에는 어떤 객체가 어떤 책임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서로 협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요를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객체지향 설계는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어떤 객체가 어떤 책임을 수행해야 하고 어떤 객체로부터 메시지를 수신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어떤 클래스가 필요하고 어떤 메서드를 포함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책임과 메시지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을 잡은 후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

3. 역할

3.1 책임의 집합이 의미하는 것

협력의 관점에서 어떤 객체가 어떤 책임의 집합을 수행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자. 모자 장수가 재판이라는 협력 안에서 '증인속에 입장한다'와 '증언한다'라는 책임을 가진다는 것은 무엇은 의미하는가?

결론적으로 어떤 객체가 수행하는 책임의 집합은 객체가 협력 안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암시한다. 굳이 왕을 판사라고 부르고 모자 장수를 증인이라고 불러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역할이 재사용 가능하고 유연한 객체지향 설계를 낳는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이다.

3.2 역할이 답이다.

지금 우리는 서로 다른 세 개의 재판 과정, 즉 세 개의 협력이 주어져 있다. 문제는 협력에 참여하는 등장인물들을 제외한 나머지 과정이 너무나도 유사해서 하나의 협력으로 다루고 싶다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재판이라는 협력 과정 속에서 하트 왕과 하트 여왕은 '판사'의 역할을 수행한다. 모자 장수와 요리사, 그리고 앨리스는 '증인'의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판사'와 '증인' 이라는 역할(role)을 사용하면 세 가지 협력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하나의 협력을 추상화할 수 있다.

역할은 협력 내에서 다른 객체로 대체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일종의 표식이다. 협력 안에서 역할은 "이 자리는 해당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어떤 객체라도 대신할 수 있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과 같다.

협력에 참여할 수 있는 객체를 굳이 하트 왕이나 하트 여왕, 모자 장수, 요리사, 앨리스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역할을 이용해 협력을 추상화했기 때문에 '판사'나 '증인'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어떤 객체라도 협력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객체라도 '판사'나 '증인'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각 역할이 수신할 수 있는 메시지를 동일한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하트 왕이 '판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이유는 '판사'가 수신할 수 있는 '재판하라'라는 메시지를 동일하게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자 장수를 '증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 역시 '증인석에 입장하라'와 '증언하라' 라는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객체는 동일한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 객체로 한정된다.

결국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해당 객체들이 협력 내에서 동일한 책임의 집합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객체지향이 제공하는 많은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요약하면 역할의 개념을 사용하면 유사한 협력을 추상화해서 인지 과부화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객체들이 협력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협력이 좀 더 유연해지며 다양한 객체들이 동일한 협력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재사용성이 높아진다. 역할은 객체지향 설계의 단순성(simplicity), 유연성(flexibility), 재사용성(reusability)을 뒷받침하는 핵심 개념이다.

3.3 협력의 추상화

역할의 가장 큰 가치는 하나의 협력 안에 여러 종류의 객체가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협력을 추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력의 추상화는 설계자가 다뤄야 하는 협랙의 개수를 줄이는 동시에 구체적인 객체를 추상적인 역할로 대체함으로써 협력의 양상을 단순화한다. 결과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의 설계를 이해하고 기억하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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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역할을 이용하면 협력을 추상화함으로써 단순화할 수 있다. 구체적인 객체로 추상적인 역할을 대체해서 동일한 구조의 협력을 다양한 문맥에서 재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과거의 전통적인 패러다임과 구분되는 객체지향만의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근본적으로 역할의 대체 가능성에서 비롯된다.

3.4 대체 가능성

역할은 협력 안에서 구체적인 객체로 대체될 수 있는 추상적인 협력자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역할은 다른 객체에 의해 대체 가능함을 의미한다.

결국 객체는 협력 안에서 역할이 수행할 수 있는 행동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객체지향의 용어를 빌려 설명하면 객체가 역할을 대체 가능하기 위해서는 협력 안에서 역할이 수행하는 모든 책임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객체는 역할이 암시하는 책임보다 더 많은 책임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 객체의 타입과 역할 사이에는 일반화/특수화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화/특수화 관점에서 좀 더 일반적인 개념을 의미하는 역할은 일반화이며 좀 더 구체적인 개념을 의미하는 객체의 타입은 특수화다. 역할이 협력을 추상적으로 만들 수 있는 이유는 역할 자체가 객체의 추상화이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역할의 대체 가능성행위 호환성을 의미하고, 행위 호환성동일한 책임의 수행을 의미한다.

4. 객체의 모양을 결정하는 협력

4.1 협력을 따라 흐르는 객체의 책임

올바른 객체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먼저 견고하고 깔끔한 협력을 설계해야 한다. 협력을 설게한다는 것은 설계에 참여하는 객체들이 주고받을 요청과 응답의 흐름을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결정된 요청과 응답의 흐름은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수행될 책임이 된다.

객체지향이 올바른 객체에 올바른 책임을 할당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것이라면 협력이라는 문맥 안에서 객체를 생각하는 것은 올바른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것이다. 일단 협력이라는 견고한 문맥이 갖춰지면 우리의 초점은 협력을 위해 필요한 책임의 흐름으로 넘겨진다. 그리고 협력에 필요한 책임을 결정하고 객체에게 책임을 할당하는 과정을 얼마나 합리적이고 적절하게 수행했는지가 객체지향 설계의 품질을 결정한다.

객체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협력이라는 실행 문맥 안에서 책임을 분배해야 한다. 각 객체가 가져야 하는 상태와 행위에 대해 고민하기 전에 그 객체가 참여할 문맥인 협력을 정의하라. 객체지향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히 자율적인 동시에 충분히 협력적인 객체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객체를 충분히 협력적으로 만든 후에 협력이라는 문맥 안에서 객체를 충분히 자율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5. 객체지향 설계 기법

역할, 책임, 협력의 관점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하는 유용한 세 가지 기법을 살펴보기로 하자.

맨 먼저 살펴볼 책임-주도 설계(Responsibility-Driven Design) 방법은 협력에 필요한 책임들을 식별하고 적합한 객체에게 책임을 할당하는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한다. 책임-주도 설계 방법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전문가들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이떤 방식으로 사고하고 무엇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잘 보여준다.

두 번째로 살펴볼 디자인 패턴(Design pattern)은 전문가들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해결 방법을 정의해 놓은 설계 템플릿의 모음이다. 패턴은 전문가들이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식별해 놓은 역할, 책임, 협력의 모음이다. 패턴을 알고 있다면 바퀴를 반복적으로 발명할 필요가 없다. 필요로 하는 역할, 책임, 협력이 다지인 패턴 안에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테스트-주도 개발(Test-Driven Development) 방법이다. 테스트-주도 개발은 테스트를 먼저 작성하고 테스트를 통화하는 구체적인 코드를 추가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해가는 방식을 따른다. 이름에서 풍기는 뉘앙스와 달리 테스트-주도 개발은 테스트가 아니라 설계를 위한 기법이다.

이제 세 가지 방법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5.1 책임-주도 설계

객체지향 설계의 핵심은 올바른 책임을 올바른 객체에게 할당하는 것이다.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객체지향 언어를 사용하거나 UML과 같은 모델링 언어를 이용해 설계의 밑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효율적이고 견고한 객체지향 시스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 개발 단계에 걸쳐 객체의 역할과 책임, 협력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기법과 체계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객체지향 설계 방법은 책임-주도 설계이다. 책임-주도 설계는 말 그대로 객체의 책임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설계 방법을 말한다.

시스템의 기능은 더 작은 규모의 책임으로 분할되고 각 책임은 책임을 수행할 적절한 객체에게 할당된다. 객체가 책임을 수행하는 도중에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정보다 기능이 필요한 경우 적절한 객체를 찾아 필요한 작업을 요청한다.

이처럼 책임-주도 설계에서는 시스템의 책임을 객체의 책임으로 변환하고, 각 객체가 책임을 수행하는 중에 필요한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해줄 협력자를 찾아 해당 협력자에게 책임을 할당하는 순차적인 방식으로 객체들의 협력 공동체를 구축한다.

책임-주도 설계는 개별적인 객체의 상태가 아니라 객체의 책임과 상호작용에 집중한다. 결과적으로 시스템은 스스로 자신을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자율적인 동시에 다른 객체와 우호적으로 협력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협조적인 객체들로 이뤄진 생태계를 구성하게 된다.

협조적이고 성실한 객체 시민들로 구성된 객체지향 시스템을 설계하는 절차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기능인 시스템 책임을 파악한다.
  • 시스템 책임을 더 작은 책임으로 분할한다.
  • 분할된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객체 또는 역할을 찾아 책임을 할당한다.
  • 객체가 책임을 수행하는 중에 다른 객체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이를 책임질 적절한 객체 또는 역할을 찾는다.
  • 해당 객체 또는 역할에게 책임을 할당함으로써 두 객체가 협력하게 된다.

역할, 책임, 협력은 유연하고 견고한 객체지향 시스템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재료다. 역할, 책임, 협력에 집중하라.

5.2 디자인 패턴

디자인 패턴은 책임-주도 설계의 결과를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디자인 패턴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와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의 쌍으로 정의된다. 패턴은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서술하고, 패턴을 적용할 수 있는 상황과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을 함께 설명한다. 패턴은 반복해서 일어나는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설계가 왜(why)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다.

디자인 패턴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역할, 책임, 협력의 템플릿이다. 만약 특정한 상황에 적용 가능한 디자인 패턴을 잘 알고 있다면 책임-주도 설계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따르지 않고도 시스템 안에 구현할 객체들의 역할과 책임, 협력 관계를 빠르고 손쉽게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5.3 테스트-주도 개발

테스트-주도 개발의 기본 흐름은 실패하는 테스트를 작성하고, 테스트를 통과하는 가장 간단한 코드를 작성한 후, 리팩터링을 통해 중복을 제거하는 것이다. 테스트-주도 개발을 통해 '작동하는 깔끔한 코드'를 얻을 수 있다.

테스트-주도 개발이 응집도가 높고 결함도가 낮은 클래스로 구성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게 하는 최상의 프랙티스인 것은 맞지만 객체지향에 대한 경험이 적은 초보자들은 개발을 주도하기 위해 어떤 테스트를 어떤 식으로 작성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낀다.

테스트-주도 개발은 테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수행할 객체 또는 클라이언트가 기대하는 객체의 역할이 메시지를 수신할 때 어떤 결과를 반환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객체와 협력할 것이지에 대한 기대를 코드의 형태로 작성하는 것이다.

테스트-주도 개발은 책임-주도 설계를 통해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를 테스트라는 안전장치를 통해 좀 더 빠르고 견고한 방법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최상의 설계 프랙티스다.

6. 나의 생각

이번 챕터에서는 객체지향의 역할과 그로 인한 책임, 그리고 객체지향끼리의 협력에 대해 알아보았다. 또한 객체지향의 역할과 책임, 협력이 객체지향 설계를 위한 가장 중요한 토양이라는 사실과 함께 역할, 책임, 협력의 관점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하는 유용한 세 가지 기법인 책임-주도 설계, 디자인 패턴, 테스트-주도 개발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챕터 들어가는데 있던 구절이 생각난다.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현명한 사람은 없다.

객체 뿐만 아니라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뛰어난 하나의 객체가 있더라도 역할을 부여받은 책임을 다 하면서 협력을 하는 객체들보다 뛰어나진 못한다. 정말 천재적인 개발자 한명이 있어도 그 사람이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도 없이 협력을 하지 못한다면 그 재능을 세상에 알리지 못할것이다. 내가 현재 가진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면서 다른 구성원들과 협력하는 것이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글을 읽고난 후 같이 스터디를 진행하는 예은님(https://yenyen31.tistory.com/m/41)의 글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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